▲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요셉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꿈’이다. 꿈 때문에 아버지의 예사롭지 않은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반면, 형제들의 노골적인 질투와 질시로 인해 인신매매 피해자로 타국 노예살이를 했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의 삶에 하나의 전기가 도래했다.

그것은 성폭행 미수범 누명을 쓰고 기결수로 있을 때였다. 정치범들의 꿈에 대한 해몽이 증명되자 그것은 화제가 되어 이집트 정치인들의 입에 오르내린 끝에 파라오와의 관심거리가 된다. 드디어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기 위해 소환된다. 

당시 고대근동 지역에서는 ‘왕은 신과 소통한다’는 관념이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이집트 파라오가 자신의 꿈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을 것이다. 이집트 점술가와 현인들이 해몽하지 못한 꿈을 요셉만이 해몽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꿈은 하나님이 개입한 꿈이므로 하나님과의 인과관계 속에서만 해석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 우연 아닌 필연적 사건을 계기로 요셉은 이집트의 책임총리가 되어 국정을 총괄 한다. 요셉은 다가올 이집트의 식량 문제를 대처한다. 일곱 번의 대풍년에 이은 일곱 번의 치명적 흉년이 도래하자, 주변국으로부터 난민이 유입되고 나아가 당시 근동세계의 정치적·경제적 주체로 이집트는 부상한다.

이러한 와중에 요셉의 가족사도 대 전기를 맞게 된다. 식량 구매 사절단으로 방문한 형들은 아우 요셉과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되고 응어리 맺힌 한을 결자해지 하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만남도 이루어져 장차 큰 민족을 이루게 될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 식량 문제는 단순한 먹거리 차원의 사안이 아니라 히브리 백성을 명실상부하게 반석에 올려놓기 위한 여호와의 섭리이다.

요셉의 꿈 해몽 사건은 ‘인간의 고통’ 문제에 대한 해석을 전해준다. 인간이 고통에 대한 공포를 가지는 것은 그것이 인생의 종극이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고통 속에는 ‘희망’이라는 배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싹을 띄우고 결국 30배 60배 100배의 결실로 기쁨을 전해줄 것이다.

요셉은 신앙이 잘 정리 정돈 된 믿음의 족장이다. 있어도 정리 정돈되지 않아 필요할 때 순발력 있게 사용 못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의식화·신념화라는 정제과정이 생략된 신념과 신앙은 결정적 순간에 모래성처럼 무력해 지는 법이다. 절망과 좌절과 비탄의 나락 속으로 빠져들더라도 고통의 끝자락에 새 희망의 꽃이 핀다는 사실을 잘 간직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