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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하나님 일·사람 일

[Ku마가여행스케치/예수와 마실가기]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l승인2016.05.03l수정2018.11.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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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의 모습으로 성육신 한 예수는 갈릴리에서의 성장기를 지나고, 공생애를 시작한 이래 이제 본격적 수난의 현장에 돌입한다. 수난의 현장에서 고난을 당하기전, 예수는 제자단의 몰이해와 육신적 전 이해를 타파하고 수선해 나간다. 여태껏 제자단은 드디어 출세의 동아줄을 잡았다고 쾌재와 환호를 지르며 장래의 영전을 기대하면서 스승 예수를 모든 고난을 수험료로 치루면서 추종했다.

그러나 예수의 수난 예고 앞에서 그들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스승의 진로에 대해 동의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배타적·독점적 선민사상의 신봉자로서 민족적·정치적 메시아관에 오염되어 있어서 메시아가 승리만 해야지 수난을 받는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이러한 메시아관은 당시 유대 사회의 지배적 신념이었으며, 종교권 나름의 논리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죽음 예고에 대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죽으면, 안 되는데 죽는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들은 펄쩍 뛰고 예수의 의지를 돌이키려 한다.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법이다. 평소에 나쁜 사람은 없는 법이다. 심각한 이해관계에 직면했을 때 알곡과 가라지가 구분되는 법이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당사자의 토대가 일정 부분 침식될 수도 있을 수준으로 검증해 봐야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다.

여태까지 제자들은 헛물을 키며 김치국을 마신 셈이다. 오랜 기간 스승 예수와 갖은 애환을 공유하며 동거동락(同居同樂)하며 한솥밥을 먹으며 삼수갑산(三水甲山)이라도 같이 가겠다고 맹세했건만, 예수의 수난 예고에 제자단은 맥이 풀려버렸다. 제자단은 예수와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삶을 산 셈이다. 예수는 부활 예고도 동시에 했지만, 그 선언이 제자단의 귓속을 파고들기에는 제자단의 당혹감이 너무 지배적이었다.

신앙은 고난의 시기에 검증되는 법이다. 안락하고 럭셔리한 시간을 향유하는 동안 우리는 자신의 신앙 수준에 대해 착각하기 쉽다. 기본적 종교행위를 통해 “나는 정상적으로 신앙생활하고 있다”는 사단의 위험한 선언을 내면화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육신을 지녔기 때문에 경성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일’에 집착하지 않고, ‘사람의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미미하고 조야하며 처량한 존재이다.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akib@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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