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대표/ 발행인, 구인본 목사

현존(現存) 이 시대의 사회와 기독교 공동체(Geminde) 내부는 ‘어깃장·으름장 카리스마’가 지배적으로 난무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삶의 정황’(Sitz im Leben)은 ‘조용한 카리스마’를 교양필수로 대망(待望)하고 있다.

구약 히브리의 4대 족장 중 하나인 이삭은 아브라함·야곱·요셉에 비해 능동적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측면과 극적인 장면이 취약하고, 원색적으로 비춰지고 각인 될 만한 측면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아브라함의 인신제사 시도 시, 수동적·피동적으로 제사물로 봉헌될 번한 사건 정도가 이삭이라는 이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정도다.

그의 조연의 삶은 출생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출생은 아브라함·사라 부부의 믿음 고양을 위한 하나님의 소도구 역할을 했다. 청소년기의 이삭은 인신제사물 사건 당시에 아브라함의 믿음 확정을 위한 보조·특별출연 역할 정도였다.

유목민의 삶을 살아간 이삭은 우물 굴착과 관련된 애절한 사연을 안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있어서, 수자원 확보는 인간 생존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세계 4대 문명인 황하문명·인더스문명·메소포타미아문명·나일문명은 수자원 확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의 원활한 생존에는 음용수·생활용수·농업용수·공업용수 등 다양한 수자원이 필수불가결하다.

구약 시대 팔레스틴은 지중해성 기후로 인한 소위 ‘물 부족국가’로서 유목민인 히브리들은 강우에 의한 물 확보 보다는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다시피 했다.

이렇듯 수자원 확보 여부는 유목민인 히브리 족장 이삭에게 있어서 당시 절박한 현안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삭은 자기가 굴착한 우물에 대한 권리 주장에 대해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아브라함 생존 시 그의 종들이 굴착한 우물을 블레셋인들이 매몰 처분한 후, 이삭은 목축을 위해 수자원 확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랄 평원에서 아브라함 때 굴착 후 매몰된 우물 재 굴착 포함 네 개의 우물을 팠으나 두 개는 그랄 지방 목자들의 자기네 수맥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에 의해 탈취 당했다. 브엘세바로 와서 또 두 개의 우물을 팠는데 그것은 이삭 집안의 혜택으로 돌아갔다.

이삭에게 약점은 부전자전이라고 미모의 아내인 리브가를 누이라고 호도하는 실수를 한 점과 노안이 심각해지기 전에 장자권 세습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다지지 못한 점이다.

이삭의 우물 사건에서 부각되는 면은 우물 소유권을 탈취 당하는 과정에서 이삭은 무저항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생존의 근거를 물질에 두지 않았다.

이처럼 이삭은 타인의 우물을 불법적으로 탈취하기위해 으름장 어깃장 카리스마로 일관하는 자들에게 조용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그들을 흡수하고 마침내 승자가 됐다.

구약 히브리의 제2대 족장인 이삭은 하나님 섭리의 역사에 자기 몸을 맡기고, 하나님의 인도함에 편승한 조용한 카리스마의 족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