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석 목사/총회정치부장·광교제일교회

지난 제101회 총회를 앞두고 총회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장봉생 목사)와 기독신문이 제101회 총대 1,517명을 대상으로 '총회 정책발전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었다. 설문조사 결과, 총대들의 민심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총회에 대한 불신과 실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말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교단 소속 목회자들을 비롯해 성도들은 저들이 가지고 있는 법 감정과 정의의 원칙이 상실되어 버린 현실에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해야 할 치리회의 재판이 정치적 이유나 이해 관계, 심지어 물질적 유혹에 휘말리면서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헌법 위원회는 또 하나의 옥상옥은 아닐까? 문제는 법보다 그 법을 운영하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여러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아래의 글을 한 번 읽어주길 바라며, 필자는 헌법 위원회 설립을 아래의 이유로 지지하고 싶다.

먼저 헌법 위원회의 필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총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헌법위원회가 필요하다.

지금도 우리 교단은 헌법을 해석할 권한을 갖는 기관이 있다. 최고의 헌법 해석 기관은 물을 것도 없이 총회이다. 총회는 최고의 유권 해석 기관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총회는 1년에 한 차례, 그것도 며칠간만 열릴 뿐 총회는 곧 파하고 만다.

그렇다면 수시로 부닥치게 되어 있는 여러 법적 문제를 해결할 기관은 어디인가? 일일이 재판국에 소원이나 소송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답답하다. 총회에 헌의하면 총회가 열려야 답을 얻는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그러다 보면 문제는 이미 끝이 나 버리고 만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이번 102회 총회 파회 후 총회 실행위원회와 고시부의 갈등을 보자. 고시부는 법대로를 주장한다. 실행위원회도 실행위의 결정을 이야기 하면서 법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서로가 평행선이었다. 이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숫자가 많은 쪽이라고 이긴다면 이는 법치주의가 아니다. 이럴 때 헌법위원회가 있어서 명쾌하게 법을 해석하는 권한을 가진다면 이런 갈등을 쉽게 풀어 갈수도 있을 것이다.

2) 법 해석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위하여 헌법 위원회는 필요하다.

작금의 우리 교단 내에는 자칭 교회법 전문가들이 너무 많다. 물론 교회법에 대하여 많은 지식과 소양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리고 저들은 저마다의 법 해석을 통하여 자신들의 옳음을 주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그러다보니 법 해석의 통일성도 결여되어 있고, 법적 안정성도 흔들리고 만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저들은 법 해석의 유권적 권한이 없다. 유권 해석이란 말은 말 그대로 권한 있는 자의 해석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법 해석과 더불어 도움을 받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들이 법을 잘 모르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권한을 가진 기관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헌법 위원회가 이런 부분을 채울 수 있고, 헌법위원회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상당한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3) 되돌릴 수 없는 권리 침해를 해소하기 위해서 헌법위원회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 우리는 잘못된 법 적용으로 인하여 되돌릴 수 없는 권리 침해에 이르게 될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총회의 여러 선거에 출마 했을 경우 선거 관리 위원회의 심의를 받는다. 그 때 혹 잘못된 법 적용에 의하여 심의에 탈락하면 어떤 방법으로 구제 받을 수 있을 까?

이후 재판에서 이긴다고 해도 이미 선거는 끝나 버린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 때 헌법위원회가 있어서 정식으로 헌법위원회에 이 법의 적용에 대하여 질의하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절차나 기회가 있다면 부당하게 침해당할 뻔 했던 권리 침해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4) 헌법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 헌법 위원회가 필요하다.

법이라는 것은 시대를 따라가는 것이고,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상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헌법은 그 개정이나 수정이 정말 어렵다. 예컨대 헌법 중에서 권징조례라는 것이 있다. 왜 권징조례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헌법에 조례라니? 조례는 “지방 자치 단체가 어떤 사무에 관하여 법령의 범위 내에서 지방 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한 법”을 말한다. 그냥 권징법 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권징조례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알 수가 없다. 헌법 개정위원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고 보면 그 개정이 그리도 어려운가 보다. 그런 것을 보면 자연스러운 헌법의 발전적 기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헌법은 항상 발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신학 발전과 목회 현장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자료를 수집하고, 발전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기관이 필요한 것이다.

나아가 지금 우리의 헌법은 사실 너무나 단순하다. 소송의 절차가 일반 사회의 소송법에 비교하면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시행 세칙을 마련하는 일 등을 헌법위원회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2. 헌법위원회에 설립에 대한 우려와 해소 방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헌법에 따른 문제는 법적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운영하는 사람들에 관한 문제라는 인식에 따르면 헌법 위원회는 또 다른 권력기관처럼 행세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교권주의 적폐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헌법위원은 그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지교회의 당회장이나 당회원, 그리고 소속 노회에서의 직무 외에는 총회내의 어떤 다른 직책도 맡을 수 없게 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이번 헌법 위원회 설립 준비 위원회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와 준비가 있었던 걸로 안다.

2) 부서 간 고유한 권한에 대한 침해가 이루어지고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견해에 따르면 그 위험성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갈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 이번 준비 위위원회가 다양한 준비를 이미 마친 것으로 안다. 다른 교단을 살펴보아도 이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는 거의 없다.

3) 헌법 위원이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도록 헌법위원회에 대한 견제장치 및 위원의 파면, 해임 등에 관한 규정과 더불어 그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 또한 필요할 것이다.

총회는 헌법 위원을 임명하는 권한과 함께 파면하는 권한도 함께 가진다. 헌법 위원회는 총회의 감독과 관리 아래 있게 되는 것이다.

결코 헌법 위원회가 총회 위에 군림하는 옥상옥은 될 수가 없는 구조이다.

3. 결어

타 교단의 경우를 보면 법제 위원회 혹은 헌법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위의 기능을 감당하는 제도를 가진 교단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제 한국 장자교단이라는 우리 교단도 헌법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견해에는 거의 대부분 공감하리라 본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는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헌법위원회 설립 준비 위원회는 타 교단의 헌법위원회에 대하여 조사 검토하고 비교하면서 최상의 헌법 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줄 안다.

필자가 알기로 누구도 욕심이 없었다. 교단의 발전적 미래를 내다보며 꼭 필요한 기구를 만들어 가려는 위원회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우리 모두도 이제는 총회의 발전을 위하여 자기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총회의 발전적 미래상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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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목사  jslee5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