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철 목사

언론을 통해 서울지구장로회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각각의 기사에서 ‘내홍’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안 내(內)자와 어지러울 홍(訌)자를 써서 “집단이나 조직의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일으킨 분쟁”, ‘집안싸움’이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말에 ‘내홍’은 ‘앓다’는 동사와 연결된다. 그것을 일종의 질병과 같이 취급한 것이다. 그래서 내홍을 앓는 조직은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파하다가 결국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

나는 서울지구장로회가 신속히 내홍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평강을 선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1. 사태의 경위

서울지구장로회 회칙 제3장 6조 3-4항은 “회장은 정기총회 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추천한다”고 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수석부회장인 이영구 장로는 ‘결격사유가 없는 한’ 11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는 것이다.

그런데 동 장로회 회칙은 회장의 직무를 규정하면서 “회장은 본회를 대표하여 회무를 총괄하며 임기 중 총회임원으로 출마할 수 없다.”(회칙 제3장 6조 3-3항)고 한다. 즉 서울지구장로회 회장은 총회의 임원을 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동 장로회 회장 윤여웅 장로는 이영구 장로가 현재 수석부회장이긴 하지만 동 장로회 회장으로 추대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단하여 지난 9월 21일 임원회에서 수석부회장 이영구 장로에게 거취를 물었고, 이것이 논란의 불씨가 되었다.

10월 4일 임원회에서도 수석부회장의 거취로 논란이 불거졌으며, 회장 윤여웅 장로는 “수석부회장 이영구 장로에게 결격사유가 있음으로 차기 회장으로 추천할 수 없다”고 선언하게 된 것이다(일부 언론에서 회장 윤여웅 장로가 “이영구 장로를 수석부회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했다고 하기도 하고, “수석부회장에서 해임했다”고 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에 반발한 임원들은 회칙 제3장 6조 3-3항은 “수석부회장이 아니라 회장에게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하면서 회장이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여 수석부회장의 자격을 문제삼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회장이 회원 상호 간에 분란과 불신을 조장하고 있고, 임원회 소집 절차를 위반했을 뿐 아니라 수석부회장을 불법 해임하는 등의 불법을 자행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회장 윤여웅 장로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선거사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도노회 김 모 장로가 수석부회장 후보로 등록한 것을 이유로 이영구 장로 측에서는 “선관위 구성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이에 동조라도 하듯 수도노회장로회는 회장 윤여웅 장로가 주도하는 선거관리 업무에 반발하는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말 그대로 서울지구장로회의 내홍은 깊어만 가는 것이다.

2. 해결의 실마리

언론을 통해서 소개되는 내용으로 전모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드러난 부분만으로 파악해 볼 때, 명확하게 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를 감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회장이 분란과 불신을 조장한다”는 등의 언사, “무슨 시나리오가 있다”는 등의 주장은 문제를 바르게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것은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미궁으로 몰아가는 것이며, 심지어 법과 원칙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의 본질에 대하여 법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그 판단에 대하여 모두가 복종해야 할 것이다.

3. 서울지구장로회 회칙 제3장 6조 3-3항의 해석

1) 법을 해석함에는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문리해석이다. 문법에 따른 해석이다. 대개의 경우 문리해석이라고 하면 문자 그대로 해석하고 유추해석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문법의 규칙과 사회적 통념을 따라 해석하는 것을 문리해석이라고 한다. 즉 사회일반인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논리적 유추가 허용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물론 형법과 같은 경우에는 보다 엄밀하게 문법해석을 따르지만, 민법과 같은 경우에는 조금은 폭넓게 유추해석을 허용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법은 그 성격에 따라 해석하는 유연성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2) 서울지구장로회 회칙 제3장 6조 3-3항 “회장은 본회를 대표하여 회무를 총괄하며 임기 중 총회 임원으로 출마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해당 규정은 회장에 관한 규정이지 수석부회장에 관한 것은 아니고, 또 현 수석부회장이 회장이 되고 난 후에 “임원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으므로 현 수석부회장이 차기 회장이 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해당 조문에 대한 엄격한 문법해석을 기초한 것이다.

이 해석에 의하면 회장은 총회 임원으로 출마하는 것만 안 되는 것이지, 총회 임원을 겸임해도 괜찮다는 뜻이 된다. 반면에 회장 윤여웅 장로는 서울지구장로회 회칙 제3장 6조 3-3항을 “회장은 총회 임원을 겸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동 회칙 제3장 6조 3-4항은 “회장은 정기총회 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추천한다.”한 규정에 의거하여 현 수석부회장은 회장이 됨에 결격사유가 있음으로 회장에 추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법에 대한 문법적, 논리적, 상황적 추론을 동반한 해석이라고 하겠다.

3) 일반적으로 법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잣대로 여겨지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일반 다중이 그 규정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에서 질문을 하나 던져봐야 한다. 동 장로회 회칙이 규정하고 있는바 “회장은 … 임기 중에 총회 임원으로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장은 총회 임원을 겸할 수 있다”는 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서울지구 장로회는 이 규정을 왜 만들었을까? 동 장로회 회장이 총회 임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되면 동 장로회 회장과 총회 임원을 겸하게 되는 시간은 불과 3개월 남짓이다. 그런데 왜 회장의 직무에 그런 제한을 둔 것인가? 그것은 자명하다. 서울지구장로회 회장을 맡은 자는 총회 임원을 잠시라도 겸할 수 없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현 수석부회장이 총회임원을 겸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가 회장이 되는 순간 그의 자격은 문제가 된다. 장로회 회장과 총회 임원을 겸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장로회 회칙의 본뜻을 저버리는 일이 되고 만다.

4) 모 언론에서 윤여웅 장로가 회칙 제3장 6조 3-3항을 추급 적용한다고 하면서 그것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추급 적용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추급 적용의 본래적 의미는 어떤 법이 존재하다가 소멸하게 되었는데, 그 소멸된 법을 나중에 일어난 사건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에 의하면 윤여웅 장로의 해석은 추급 적용이 아니다. 또한 해당 언론에서 언급한 추급 적용이 일어날 일에 대하여 미리 예견하여 법을 적용한다는 의미라고 하더라도 이번 사안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11월 정기총회에서 이영구 장로가 서울지구장로회 회장이 되는 순간 이영구 장로는 장로회 회장과 총회 임원을 겸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장로회 회칙에 저촉되어 불법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통념과 상식에 따라 “장로회 회장은 총회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의미로 이해함이 옳다 할 것이다.

4. 회장의 권한과 한계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이영구 장로 측에서는 다음의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윤여웅 장로가 회장으로서 부적절하게 행동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1) 첫째, 회장이 임의로 임원회를 소집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서울지구장로회 회칙 제3장 6조 3-3항에서는 “회장은 본회를 대표하여 회무를 총괄하며..”라고 한다. 또한 동 회칙 제4장 13조 4항에는 “임원회는 필요시 회장이 소집한다”고 하고 있다. 회칙의 규정상으로 임원회를 소집하기 위해서 회장은 실무임원들과 상의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회장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러므로 이영구 장로 측에서 주장하는 바, 회장 윤여웅 장로의 임원회 소집이 불법이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

2) 둘째, 회장이 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영구 장로 측에서는 회장이 회의 소집권을 따라 임원회를 소집했더라도 임의로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구장로회 회칙에는 그와 관련된 아무런 규정이 없다. 관례적으로 실무임원들과 논의를 거쳐서 안건을 상정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따져봐야 한다.

반드시 실무임원들과 논의를 거치는 것이 관례인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안건 상정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고,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회의를 소집하게 되는 것이 회칙의 규정이라면 회장은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셋째, 회장은 수석부회장의 해임을 선고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서울지구장로회 회칙에는 임원의 해임에 관한 규정이 없다. 그러므로 만국통상규례에 준하여 판단해야 한다. 선출직 임원을 회장이 임의로 해임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서울지구장로회의 경우에는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 회장 윤여웅 장로는 수석부회장 이영구 장로를 해임한 적이 없다.

그는 동 회칙 제3장 6조 3-4항에 근거한 “차기 회장 추천권”(회칙은 정기총회 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추천한다)에 의하여 현 수석부회장인 이영구 장로가 현 총회 임원이고, 회장으로 선출됨과 동시에 동 회칙 제3장 6조 3-3항을 위반하는 것이 되므로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 차기 회장으로 추천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회장 윤여웅 장로가 불법적으로 수석부회장을 해임했다”는 주장은 본질을 호도한 것이며, 명백한 거짓 뉴스이고, 매우 부적절하다.

4) 넷째, 회장이 선거관리위원을 임의로 구성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서울지구장로회 회칙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다. 관례적으로 회장과 실무임원들이 선거관리업무를 담당해 왔다. 그러나 이영구 장로 측에서는 “회장이 임의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OO 장로가 수석부회장 후보로 등록했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회장이 권한을 남용하여 불법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주장한다.

물론 동 회칙 제3장 6조 3-17항은 “특별위원회를 임원회 결의로 둘 수 있으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어떤 회기에서도 선거관리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구성한 적이 없다. 따라서 선거관리위원회를 임원회의 결의를 통하지 않았음으로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5.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교회적 단체들은 가급적 분쟁을 최소화해야 한다. 혹 분쟁이 발생했더라도 신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법의 논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이영구 장로가 스스로가 현행 회칙의 규정을 존중하여 거시적 결단을 하면 된다. 
교단의 지도자라면 어느 누구보다 앞서 법을 지켜야 한다. 현행 장로회 회칙에 의하면 장로회 회장과 총회 임원은 겸직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영구 장로께서 법을 준수하여 총회 임원을 포기하시던지, 아니면 장로회 회장이 되시는 것을 포기하시면 된다. 차기 장로회 회장에 거론이 되며, 현재 총회의 임원이신 분이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은 모습은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사태에 즈음해서 회칙을 개정해서라도 굳이 장로회 회장이 되겠다고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스스로 회장이 되기 위해서 뻔한 속셈을 드러내는 것이다. 낯부끄러운 일이다. 장로의 직분을 받은 것도, 또 장로회 회장이 되고자 하는 것도, 총회의 임원으로 섬기는 것도 다 주를 위해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의 영광을 구함이 아니지 않은가? 서울지구 장로회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정말 귀하게 섬기고자 한다면 현행 회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억지로 법 적용을 하여 굳이 지금 장로회 회장이 되어 내년에 총회 임원의 출마를 포기할 것인지, 장로회 회장을 포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을 때 또 다시 혼란에 빠질 장로회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덕스럽고 은혜로운 일이다. 
나는 이번 서울지구장로회 사태를 보면서 교단 안에 만연해 있는 법의식의 해이를 보았다. 섬김을 위한 직임이 권력이나 명예로 둔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를 갖게 되었다.
이제는 이런 구태를 벗어버려야 한다. 서로가 법을 지키며 공정하게 판단한다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권력이나 명예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겸손히 섬기려 한다면 이런 문제는 결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부디 서울지구장로회에 평안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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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목사  theos114@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