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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칼럼] 1인당 한 호멜

주필 김진하 목사/평양노회 증경노회장·예수사랑교회 주필/김진하 목사l승인2018.11.17l수정2018.11.1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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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필 김진하 목사

지구촌 곳곳에 사는 나라마다 음식을 즐기는 방법이 각기 다르다. 프랑스 사람들은 향을 즐긴다. 그들의 음식에는 향기가 나야 한다. 그러다 보니 프랑스는 세계에서 향수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태리 사람들은 맛을 즐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음식엔 각종 소스가 발달되어 있다. 일본 사람들은 색깔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밥 하나를 만들어도 여러 가지 색깔을 넣어 다양하게 모양을 낸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각양각색의 원색적인 색깔을 낸다. 중국 사람들은 종류를 중요시 한다. 중국 요리를 만드는데 쓰이지 않는 재료는 없다. 상어지느러미, 제비집스프, 곰발바닥요리, 모기눈알요리, 심지어 바퀴벌레 요리도 있고, 빈대간 요리도 있다고 한다. 중국요리는 얼마나 종류가 많은지 이름을 몰라서도 못시킨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가? 양을 중요시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음식 주문 때 곱빼기를 주문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밥을 풀 때도 꾹꾹 밥주걱으로 눌러 산더미처럼 올려 퍼주는 것도 우리 네 뿐이었다.

물론 지금이야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 국민들이 쌀밥이라도 먹고 싶은 대로 실컷 먹기 시작한 것이 얼마나 되었는가? 우리 부모세대만 해도 고깃국은 1년에 한번 명절 때뿐이었다. 밥도 종류가 많아서 보리밥, 감자밥, 강냉이밥, 조밥, 수수밥, 콩나물밥, 나물밥... 쌀밥 한 번 먹는 게 소원인 때가 있었다.

가을에 농사지은 것 추수해 놓고 이듬해 봄이 되면 양식이 다 떨어져서 배를 곯던 시대를 가리켜 보릿고개라고 했었다. 농사짓느라 여름 내내 고생했지만 그 이듬해에는 번번이 양식이 부족해 배를 곯아야만 했었던 민족이었다.

430년간 종살이하던 애굽을 떠나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바다를 건넌 후부터 가나안 땅에 들아 가기까지 광야에서 40년 동안 먹었던 양식이 있었다. 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이것이 무엇이냐? 라는 뜻으로 만나라고 불렀다. 만나의 모양은 색깔은 희고, 모양은 갓씨 모양이었다.

아침 해뜨기 전에 나가보면 눈이 내린 것처럼 온 들판에 하얗게 내려 있었다. 농사를 지을 형편이 아니었던 그들이었지만 놀랍게도 하나님이 매일 차려준 식탁에서 40년간 단 한 사람도 굶어 죽었다는 기록이 없다. 만나는 하나님이 내려 주신 양식이었다.

만나가 주는 영적의미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신앙의 법칙이 있었다. 만나는 식량만큼만 거두어야 했다. 그것은 가족 1인당 한 호멜 씩 이었다. 한 호멜은 약 2.3L 정도로 콜라병 1개 반쯤 된다. 그런데 문제는 호멜을 재는 그릇이 없었다. 그냥 짐작으로 할 뿐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짐작으로 가져갔어도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많이 거둔 사람도 남은 게 없었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계산법이었다.

만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 집 밖에 나가보면 눈이 내린 듯 하얗게 내려 있었다. 처음엔 욕심을 많이 냈지만 나중에는 식구들이 먹을 정도만 가져와야 함을 스스로 알게 되었다. 욕심내 많이 가져온 사람들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어야 했다. 남은 것은 모두 썩어 냄새가 집안에 요동을 쳤기 때문이다.

일인당 한 호멜은 식구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만큼을 의미했다. 만나의 법칙 중에서 중요한 것은 과욕을 피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과’자가 붙으면 좋은 게 하나도 없다. 과속, 과적, 과로, 과식, 과욕, 과음. 지나친 겸손도 교만이 되고, 지나친 사양도 실례가 된다.

카나다에선 5-6월, 9-10월에 곰 사냥을 허용한다고 한다. 카나다 땅덩어리가 우리나라의 백배인데 인구는 불과 3,200만 명이니까 빽빽한 삼림에는 짐승들만 살고 있는 셈이다. 곰 사냥에는 한 사람이 2마리까지만 잡을 수 있도록 허용 한다. 더 욕심을 내면 아주 엄중한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낚시도 세 마리 정도로 한정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양동이에 가득 잡는다. 고기, 연어, 게, 조개, 홍합 등을 많이 잡는다고 다 먹는 것도 아니다. 그냥 썩혀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구청공무원, 세무공무원, 도시개발계획 하는 어른들, 경제정보를 가진 분들, 정치적인 힘을 가진 분들, 심지어 주의 일을 하기 위해 부름 받은 사역자들까지도 1인당 한 호멜 이면 넉넉히 하루를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량초과가 빚어낸 비극 때문에 울고, 망하고, 패가망신을 하는 것을 본다.

일인당 한 호멜! 그것이 정량이며 그것이 일용할 양식이다. 욕심 부리지 말자, 모든 문제가 주어진 정량인 한 호멜 그 이상을 욕심내면서 시작되지 않았는가?

주필/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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