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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회 부채 잔액 O

김종희 목사/전 총회정치부장·남부산남노회 증경노회장·성민교회 김종희 목사l승인2019.05.14l수정2019.06.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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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희 목사

지금으로부터 약 19년 전 안동 도산서원이 있는 농촌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 때 부산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를 청빙하는데 올 마음이 있느냐는 연락을 친구로부터 받았다. 그러면서 교회 사정 얘기를 해 주었다.

교회를 건축하고 IMF를 만나 교회 빚이 늘어나 경매처분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15년간 시무하던 목사님이 어쩔 수 없이 사임을 하였다고 했다. 그러니 오려면 당장 2억 정도는 돈을 빌려와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다고 했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나에게 돈도 없을 뿐만 아니라 돈을 2억씩 빌릴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와 친분이 있는 장로님이 2억을 빌려 줄테니 가라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었다.

10일 금식, 7일 금식, 3일 금식을 연달아 했다. 부산으로 가라는 뚜렷한 음성은 없었지만 왠지 가고 싶었다. 2억씩이나 빌려주기 힘든데 빌려 준다니... 아내도 동의해 주었다. 시무하던 교회의 장로님들과 성도들도 시골교회에서 부산으로 가신다니 붙잡지를 못하겠다며 놓아 주었다.

그리하여 2000년 4월 4일 이삿짐을 싣고 부산 성민교회로 부임을 했다. 한 달 기간을 두고 빚을 갚지 못하면 경매처분이 들어온단다. 그럴 때 설상가상으로 팩스 한 통이 날아왔다. 2억을 빌려 준다던 장로님이 못 빌려 준다는 날벼락이 날아 온 것이다.

그 장로님은 차마 전화로 할 수 없으니 팩스를 날린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은 암 판정을 받고 약속을 못 지킨 것을 알았고 그 일로 가셨다) 내가 돈 2억을 빌려 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던 교회는 절망에 빠졌다.

그 동안 이번만 하며 수없는 헌금을 했으나 한강에 돌 던지기 식으로 성과가 없었고 교인들은 약 70여명정도 남아 있는데 모두 탈진상태였다. 약속을 못 지킨 목사로 남아 있을 명분도 없고 대책도 없었다.

나는 여기 저기 돈을 빌려줄 만한 사람을 찾아 다녔지만 허사였다. 마지막 남은 방법은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길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기도 안한 건 아니지만 결사적인 기도가 필요했다.

강단에 엎드려 기도하는 중 오병이어의 말씀이 생각났다. 현재 내게 있는 것을 드리고 주님의 기적을 기대하고 싶었다. 농촌교회에서 이사 올 때 퇴직금(?)으로 5백만 원을 주셨는데 이사 비용으로 150만원 쓰고 남은 돈 350만원을 드리고 결혼할 때 아내와 나눈 반지와 목걸이 등을 드렸다.

그리고 사례비를 받는다면 매월 30만 원 정도 씩 3년간 적금을 부을 생각을 하고 일천만원을 대출하여 드렸다. 그리고 주일날 강단에서 선포하였다. “오늘부터 교회 빚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금식입니다.

2억의 약속을 못 지킨 목사라고 가라면 가겠습니다. 그러나 저를 신임하고 한번만 헌금을 해 주시면 교회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해결 안 되면 금식하다 죽겠습니다.” 그리고 무기한 금식에 들어갔다. 강단에만 서면 성도들이 나를 쳐다보며 울었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는 성경말씀대로 하나님은 나를 죽이지 않으셨다. 금식이 그리 오래지 않아 2억 6천만 원의 헌금이 들어왔다. 그 때 수술을 뒤로 미루고 헌금한 성도도 있었고, 재래식 화장실 달린 집에 살면서 좀 나은 집으로 갈려고 준비했던 보증금을 드린 성도도 있었다.

큰 교회로 치면 놀랄 액수가 아니지만 그 때 교회 사정으로는 몇 십억이 헌금된 것과 같다. 그 돈으로 이자만 1억 3천 5백만 원을 갚고 19.7%까지 연체되어 있는 이자율을 10%로 내렸다.

이 일로 경매처분의 위기를 벗어나게 되었다. 그 후 교회도 점점 부흥되고 헌금도 늘어나 서서히 부채를 청산해 나가는 중 드디어 지난 2019년 5월 7일 부채를 완전히 청산하였다.

성민교회 부채 잔액 0. 더구나 교육관과 사택까지 마련하게 되었다. 모든 성도들이 전선을 함께 넘어 온 전우처럼 서로 잊지를 못하고 사랑하며 행복한 교회가 되었다. 20여년 만에 늦었지만 헌당식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20여년을 함께 해 온 한 장로님이 울먹이며 “목사님! 사모님 마음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신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김종희 목사  kjh526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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