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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일본을 우습게 보는 나라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총신대운영이사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19.08.05l수정2019.08.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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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아니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평온할 수가 있나요? 일본은 난리법석이고, 미국도 시끄럽고 유럽의 나라들도 신문에 대서특필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데 한국에서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너무나도 태연하게 반응하네요. 몇 년 전 북한이 연이어 핵실험을 하고,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미사일을 발사한 후 우리 국민들의 무덤덤한 반응을 보면서 한 미국 교포가 한 말이란다.

그렇다. 20여 년 전 북한이 대포동 1호를 발사했을 때도 그 후 핵실험을 했을 때도 우리 국민들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것을 두고 사람들은 말하기를 학습효과라고도 하고 내성이 키워져서 그렇다는 평도 있다.

사실 너무 자주 놀랄 만한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이젠 무덤덤한 반응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툭하면 불바다, 모조리 까부수겠다. 우리는 우리식으로 천 배 만 배 무자비한 보복으로 되돌려주겠다…….이런 말을 너무 자주 듣다보니 이젠 여간해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된 것이 분명하다.

특히 미국인들이 우리 국민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은 자신들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일본을 유일하게 얕보는 민족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세계 모든 민족이 일본을 우러러 보는데 한국인들만 우습게 여긴다. 실제로 스포츠 경기를 보면 종목과 상관없이 한일전에서는 유독 치열한 승부욕이 작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 축구도 그렇고, 한 동안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대결은 민족 자존심의 대결처럼 비쳐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유난히도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을 보면 약 10만㎢로 세계에서 108번째쯤 된다. 일본은 38만㎢로 세계 61번째 이고, 중국은 960만㎢로 세계 4위다. 미국은 중국보다 약간 커서 3위, 2위는 캐나다인데 약 1,000만㎢ 크기고, 1위는 1,700만㎢로 러시아이다. 이렇게 땅덩어리가 큰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인구는 어떨까?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나라는 80개국 정도이고, 그중에서 4천만 명이 넘는 나라는 30개국에 불과하다. 그중에 우리나라는 4,900만 정도니까 26위쯤 된다. 유럽의 나라들과 순위를 비교한다면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다음으로 다섯 번째쯤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유럽 대륙에 있었다면 그리 작은 나라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우리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진다. 러시아는 1억 4천만 명, 중국은 14억 명쯤 되고, 일본은 1억 3천만 명, 미국은 3억 명 정도이다. 이 나라들과 비교한다면 우린 큰 나라들 틈바구니에 박혀있는 아주 작은 나라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장점은 무엇이든 잘 먹고, 소화해 내는 민족이다. 먹는 것으로 말하자면 중국의 광동 성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그들은 다리 네 개 달린 것 중에는 테이블 빼고는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제비집요리, 상어지느러미, 모기눈알요리, 박쥐배설물로 만든 요리……. 그러나 먹는 것에 대하여서는 우리 민족도 그리 만만치 않다. 일본 사람은 눈으로 먹고, 중국 사람은 맛으로 먹고, 한국인은 배로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가장 진화된 음식은 발효음식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식품 특징은 발효식품이 아닌가? 김치, 된장찌개, 청국장 등이 대표적 발효음식이고, 여기에다 호남지방의 대표 격인 흑산도 홍어회는 발효라기보다는 부패에 가깝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가마니에 홍어를 넣어서 마루 밑에 던져놓고 일주일쯤 삭힌다. 그리고 그것을 먹을 때는 눈물, 콧물이 쏙 빠진다. 게다가 한국인이 먹는 뜨겁고, 매운 음식을 마사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어령 박사가 지적한 바에 의하면 우리처럼 다양한 나물을 먹는 민족은 세상에 없다고 한다. 대충 잡아도 250여 가지의 나물을 먹는다고 하니 참기름만 준다면 길거리의 모든 풀을 나물로 무쳐 먹을 수 있을 것이고 나물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잡초를 다 먹는 민족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의 언어 습관을 보면 먹는 것과 연관된 언어를 즐겨 사용한다. 애먹었다. 물먹었다. 욕먹었다. 뇌물 먹었다. 말이 먹히네, 씨도 안 먹힌다. 나이 몇 살 먹었냐? 마음먹기 달렸다. 감동 먹었다. 국물도 없다. 고춧가루 뿌리다. 고것 참 고소하다. 싱거운 녀석, 짠돌이, 개밥의 도토리, 다된 밥에 재 뿌리다, 초 치다 등 음식이나 음식의 맛을 묘사하는 말을 다른 용도로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우리 언어의 독특함을 엿볼 수 있다. 먹는 것과 연관된 용어를 단순히 먹을거리에만 사용하지 않고 폭넓게 활용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이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고,무엇이든지 용납할만하며, 어떤 것이든지 능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음식 문화 중에 백미는 조화이다. 대한항공이 기내식으로 채택해서 머큐리 상을 수상한 음식이 있는데 그것은 기내식 비빔밥이다. 여러 가지 반찬이 각기 특색 있게 만들어진 후에 한 대접에 가지런히 놓여 져서 고추장과 참기름과 함께 비벼지는 것이다.

이것은 조화를 의미한다. 이젠 외국인들도 즐겨먹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날 열 쌍이 결혼하면 그중에 한 쌍은 외국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단일민족, 배달의 민족은 아니다. 이제 조화를 이루어 함께 살아가야할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의 여권 파워(Passport Power)가 세계 2위 인 것을 알고 있는가? 우리나라 여권을 들고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187개국이라고 한다. 일본과 싱가포르가 189개국으로 공동 1위이고 우리가 그 뒤를 이어 2위라고 한다. 미국이 7위 인 것을 보면 우리 여권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여권을 가지면 지구상에 자유롭게 못가는 나라가 사실 북한 말고는 거의 없다. 동남아시아에서 우리나라 여권은 천만 원쯤에 거래가 된다고 하니 한국 여권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나라가 견고해지고, 힘이 있어야 그 민족도 힘이 생긴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야 우리 국민들의 가치도 상승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면서 또한 가장 먼 이웃이기도 하다. 사실 서로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웃으며 살아야 할 이웃이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린 여러 차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고통을 겪은 민족이다. 잊을 만하면 도발하고, 괴로움을 주었던 나라가 일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린 늘 일본을 적대시하고, 얕잡아 보는 성향이 생겨났다. 그들을 볼 때 왜놈, 쪽발이 라고 격하해서 부른다. 요즘 일본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정말 쪽발이가 맞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세계 일류 선진국은 나라가 부강하고 좋은 물건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류처럼 행동해야 일류이고, 선진국처럼 행동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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