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22 화 21:21

[김진하 칼럼] 타고 난 팔자는 바꿀 수 없는 건가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총신대운영이사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19.09.16l수정2019.09.16 10:1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1955년 강원도 평창에서 가난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어머니의 약값을 벌기 위해 15살에 고향을 떠난 뒤 소년 가장이 된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가 고생 끝에 세상을 떠나시고 너무도 가난하여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우연히 대우 가족을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대우종합기계(대우중공업)에 사환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노력하여 훈장을 2개 받았고 대통령 표창을 4번 받고, 발명특허대상, 장영실상을 5번 받았으며 초정밀 가공분야의 명장으로 인정을 받았던 사람이었다.

그가 책을 한권 발간하였는데 <어머니 저는 해 냈어요>였다. 이 책의 저자인 김규환 명장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처음 대우종합기계를 찾았을 때 수위실을 찾아가 이렇게 매달렸다고 한다. “아저씨 청소나, 빨래도 좋고, 물심부름을 시켜도 좋으니 먹고 잘 곳만 마련해 주세요“

그러나 수위 아저씨는 그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거절하였다. “이놈아!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어” 그래도 매달리며 간청을 하자 수위 아저씨는 따귀를 때리면서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소년 김규환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수위 아저씨가 마음을 바꿔 애써준 덕에 대우종합기계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도 못 나온 사람이었다. 일가친척도 없이 어릴 적부터 홀로 살아가야 했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수산물 공판장에 가서 생선 배달을 하고 오전 8시부터 밤10시까지는 공장에서 일을 했고 퇴근 후에는 밤12시까지 기술 자격증과 검정고시를 준비하느라 잠잘 시간도 없었다. 6년 동안을 하루 세 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 그는 결국 창원 기능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또한 그는 학원에 한 번도 다녀본 적도 없었지만 하루에 한 문장씩 외워서 5개 국어에 능통하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심청가>를 1,000번 이상 듣고서 결국 완창하게 되었다. 하루에 3~4건씩 총 2만 4천 건의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62개 초정밀부품의 국산화를 이루는 노력을 했던 사람이었다. 공장 청소부로 마당을 쓸던 사람이 한국 최고의 명장이 되었던 것이다.

우린 이런 질문을 내게 던져 보아야 할 것이다. ‘내 인생을 이렇게 살아서야 되겠는가?’ 어찌 보면 여기 우리의 인생은 김규환 명장보다는 프리미엄으로 10리, 20리길은 앞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어진 프리미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인생은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분량으로 인생이 주어졌는데 어떤 사람은 이득을 남기는 방향으로 그 인생을 활용하고 어떤 이는 본전도 까먹고 손가락만 빨고 있는 경우도 있다. 100여년 전만해도 타고난 팔자나 신분은 죽었다 깨어나도 바꿀 수 없었다. 양반으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양반이고 상놈이나 노비로 태어나면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어야 했다. 그게 운명이고, 그것이 타고난 팔자였다.

인도에는 수 천 년 동안 내려오는 신분계급 제도가 있다.

1. 브라만 (승려, 사제)-어디서든지 환영받는 신분계급이다.

2. 크샤트리아(왕족, 왕도, 무사)-사회의 지도 계층으로 정치, 경제에 종사한다.

3. 바이샤 (상인, 서민)-중류계급으로 가장 활발한 계층이다.

4.수드라(노예, 노동자)-육체노동과 잡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5.하리잔(최하위층 계급)-사람들과 접촉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림자를 밟는 것조차 불결하게 여겼다.

6.달리트(오염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6명중 한 명꼴로 길에서 침도 뱉을 수 없어 침통을 가지고 다녔고, 빗자루를 가지고 다닌다. 우물물도 마실 수 없고, 힌두교 사원에 출입할 수 없고, 다른 계층과 결혼도 할 수 없다.

이렇게 타고난 팔자를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지구촌에는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우리 인생을 원하는 곳에 마음껏 투자할 수 있지 않은가? 얼마든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곳에 투자할 수 있다. 난 강원도 산골 가난한 촌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목사로 부름을 받아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일에 평생을 헌신하고 있다. 넘치는 기쁨으로, 자원하는 마음으로 목회를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장사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여의도에 들어가 정치를 하기도 한다. 교단에 서서 후학을 길러내는 선생님도 있고 평생을 군복을 입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자도 있고, 흰 가운을 걸치고 평생 아픈 환자를 위해 자신의 시간들을 반납하는 의료인들도 있다.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보며 어떤 일이 더 위대하고, 어떤 일이 별 볼일 없는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가 소중하고 귀중한 일이다. 공무원이건, 사업이건, 기술자이건, 사무원이든 모두가 소중할 뿐이다.

내게 주어진 일에 대하여 거룩한 부담을 가져보자. 더 잘 하기 위하여, 혹은 더 많은 이득을 남기기 위하여 경제 논리로 접근해 보자. 혹은 다섯 달란트를, 혹은 두 달란트를 남긴 사람들처럼 이득을 남기는 장사를 해보자. 받은 재능과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여 주인이 맡긴 종자돈을 땅 속에 묻어두었다가 꺼내온 게으른 종처럼 책망 듣는 일 만큼은 없었으면 좋겠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구인본  |  kuinbon@daum.net  |  등록번호 : 서울 아03494  |  등록일자 : 2014.12.22.  |  사업자등록번호: 197-18-00162
사업자계좌 : 신한은행 110-453-110726 (예금주 : 구인본합동헤럴드)  |   우)01800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원로 6  |  대표전화 : 02-975-3900
합동헤럴드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합동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