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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헌신인가 낭비인가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총신대운영이사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19.09.23l수정2019.09.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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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엘리엇이라는 사람은 1927년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글을 잘 썼으며, 연설에 능했고, 시카고 휘튼 대학의 레슬링 팀의 챔피언이기도 했다. 엘리엇은 영적인 사람이었고, 신실하였기에 그의 친구들은 앞으로 그는 미국 교회 개척 사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뜻밖에도 사람의 뜻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왜 어떤 사람은 복음을 한 번도 듣지 못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두 번씩 들어야 합니까?” 이 한마디를 마음에 간직한 채 엘리엇과 그의 아내는 남아메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에콰도르 선교사로 헌신하였다.

그들은 선교지에 도착한 뒤 거의 1년이 지나고서야 약혼을 하였고, 1953년 10월 8일 에콰도르의 쿠이토에서 결혼하였다. 결혼 한 후에도 엘리엇 부부는 아우카족에게 복음을 전할 계획을 세웠다.

1956년 1월 6일 엘리엇과 4명의 선교사들이 에콰도르의 동쪽에 있는 쿠라라이 강가에 상륙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쉘 석유회사 직원들을 살해했던 아우카족의 연락책을 만났다. 하지만 이틀 뒤인 1월 8일 엘리엇을 포함한 다섯 명 모두는 아우카족의 전사들에게 창과 도끼로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미국의 <라이프>지는 이 사건을 10페이지에 달하는 특집 기사로 다루면서 이런 의문을 남겼다. ‘에콰도르의 원주민인 아우카족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외부인들은 모두 다 죽여 왔다. 그로인해 주변 다른 인디언들은 그들을 두려워하였으나 선교사들은 아우카족에게 가기로 결심했다. 이 얼마나 불필요한 낭비인가?

이 기사에 대하여 엘리엇의 아내는 정색을 하고 반박했다. “말씀을 삼가 주세요. 낭비라니요?

남편의 죽음은 결코 낭비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온 생애를 이것만을 위해 준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이 시간을 위해 살아왔던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의 목표와 책임을 수행하고 죽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엘리엇의 대학시절에 일기 가운데 남겨진 글을 보면 이 말이 진실이었음을 알게 된다.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지킬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엘리엇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 했다. 그러나 그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번에는 그의 아내가 그곳으로 떠났다. 그녀는 1년간 간호사 훈련을 받은 후에 아우카족에게 갔는데 그들은 여자를 해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 생각하여 그녀를 해치지 않았다. 그곳에서 여러 해 동안 헌신하는 그 여인을 보고 어느 날 추장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데 우리를 위해 이렇게 애써서 수고하는 겁니까??

“예! 나는 5년 전 당신들이 죽인 5명 중에 한 사람의 아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부인의 고백을 들은 아우카족의 추장과 주민들은 크게 감동하여 자발적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하였다. 그리고 그중에 짐 엘리엇을 살해한 청년은 훗날 아우카족의 목사가 되었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몇 년 전에 상영된 창끝이라는 영화로 소개된 <엔드 오브 스피어>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복음의 역사는 어떤가? 150여 년 전 영국 웨일즈 출신의 토마스 선교사가 중국 상해에서 미국 상선인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대동강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토마스 선교사는 27살 나이에 곧바로 평양 수비대에 잡혀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갔던 쪽복음 성경이 이 땅에 복음의 불쏘시개가 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군관이 칼을 휘둘러 토마스를 처형한 후에 그 현장에서 이상한 책 한권을 주워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책은 평양의 영문주사 박영식에게 전해졌다.

당시 종이가 귀했기 때문에 그 성경은 곧 찢어 벽지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그 집이 평양 최초의 교회인 널다리골교회가 되었고, 이후 장대현교회가 되었다. 이곳에서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이 시작되었고 그 교회를 시작으로 현재 한국에 천만 성도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엘리엇이 에콰도르에서 순교한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1992년 아우카족 중에서 76명이 크리스천으로 새로 태어났다. 36년 전 5명의 선교사는 무참하게 살해당해 죽었지만 그들이 흘린 피는 살아서 생명 역사를 계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교회에 다닌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크리스천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나라에 가치를 두고 하늘나라 계산법으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계산법이란? 하나님이 가치 있다고 하시는 일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드려 헌신하는 계산법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주어진 인생을 헌신하고 있는가? 낭비하고 있는가?

이번 주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합동 제104회 총회가 열리는 주간이다. 158개 노회에서 파송하는 1,600여 명의 총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단의 방향과 미래의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첨예한 동성애 문제와 소수 인권 문제로 기독교의 위치가 점차 위축되고 불신자들에게 배척받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시기이기에 교단의 정책결정은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장자교단이라고 자위하는 우리의 모든 회의 진행과 결정과정이 무리가 없고 매끄러웠으면 좋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박 5일 동안 진행되는 총회를 바라보며 사람들만 모여 시끌벅적하게 떠들다 헤어지는 낭비적인 요소는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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