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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인생 2막 (2)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20.04.29l수정2020.04.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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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미국의 제 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만큼 인생 전체가 놀라운 역전극인 사람도 드물 것이다. 1924년 독실한 침례교 집안에서 태어난 지미 카터는 1946년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치고 조지아 주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 집안의 땅콩 농장을 물려받았다. 그는 1971년 주지사에 당선되었고 1976년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제럴드 포드와의 선거전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두며 미국의 39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거기서부터 내리막길 이었다. 백악관의 주인이 된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하고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비난을 받았다. 결국 그는 1980년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득표차로 재선에 참패했다. 더군다나 선거 때 진 빚을 갚기 위해 물려받은 농장마저 정리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과 실패를 딛고 인생 2막을 열었다.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훌훌 털어버린 그는 세계 70여 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분쟁을 조정하며 지구촌에 평화와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2002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는 대통령을 물러난 뒤에도 다른 대통령들처럼 고액 강연 자리를 찾아다니거나, 대우받는 길을 포기하고 분쟁 현장을 찾아다니며 평화를 중재하고 빈곤과 질병 퇴치에 앞장서 일을 했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그의 가방 안에는 성경과 망치가 들어있었다. 그는 대통령으로 일할 때보다 더 존경을 받으며 세계 곳곳을 소리 없이 누비고 다녔다. 인생 2막을 화려하게 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의욕적으로 달려가다가 길이 막히고 무너진 것은 실패가 아니라 인생 2막의 문빗장을 여시는 하나님의 절묘한 방법이 아닐까? 그러므로 절대 절망하지 말자. 종종 열쇠꾸러미의 마지막 열쇠가 자물통을 열리게 하는 것을 본다.

갈대아 우르와, 밧단아람의 하란 땅이 아브라함의 인생 1막이었다면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믿음으로 내딛는 믿음의 발걸음은 2막을 여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때 아브라함의 나이가 75세였다고 한다.

젊음이 좋다고 한다. 젊은 나이어야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러나 세상의 온갖 만고풍상을 겪어온 경륜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배역 또한 있는 법이다. 운동장 한 복판에 나가 땀이 범벅이 되어 뛰는 선수는 젊어야 한다. 혈기 왕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나 감독은 오랜 세월의 경험과 천국과 지옥을 경험해본 경륜 있는 지도자라야 할 것이다.

모세의 인생 1막이 애굽의 왕자 생활이었다면 그의 인생 2막 무대는 모래바람 뽀얗게 휘날리는 미디안 광야 사막이었다. 하나님은 그를 새로운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워 주셨다. 이때가 그의 나이 80세였다. 나이를 가지고 할 수 있다 없다 단정 짓지 말자. 지금 주전 선수로 뛰지 못한다고 해서 고개 숙이고 있지 말자 언제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 감독의 사인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의 배역이 맘에 들지 않고 답답하다고 느끼는가? 나에겐 걸맞지 않는 배역이라고 실망하고 있는가? 실망하지 말자, 언제나 실력 있는 주연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유명한 배우나 코미디언이나 가수를 보라 하루아침에 유명세를 타서 스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심부름으로 시작하고, 걸레질 하고, 라면 끓이고, 물 길어오고, 심부름하고, 무대 뒤편에서 선배들 뒷바라지하고 새우처럼 한 구석에 꾸시러져 잠을 자며 10년, 20년 조연과 엑스트라를 밥 먹듯 하다가 어느 날 감독의 눈에 띄어 발탁되어져 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인생 1막 때문에 불평하고, 실망하고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인생 2막을 만들어 갈 수 없다. 인생 2막에 성공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인생 1막에서도 죽자하고 노력하고, 묵묵히 견디어 온 사람인 것이다.

2막의 시나리오는 하나님이 쓰고 계신다. 지금도 다이내믹한 사연을 담아 다음 무대의 주인공으로 우리를 주목하시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계신다. 늙었거나 젊었거나,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인물이 뛰어 나거나, 별 볼일 없거나 하나님은 상관없이 하나님의 무대에 우리를 필요로 하신다. 우리 인생의 1막도 중요하지만 2막 무대는 더 없이 소중하다. 능하신 하나님의 손길에 붙들려 인생 2막을 화려하게 펼쳐가기를 소원해 본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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