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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반복되는 경고음을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친다”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20.05.13l수정2020.05.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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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엄청난 해양 참사가 북대서양에서 일어났다. 당시 세계 최대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혀 1,500여 승객과 함께 바다 속에 가라앉아 버렸던 것이다. 영국은 타이타닉을 ‘절대로 가라앉지 않는 불침선’이라고 장담했었다. 높이 30m, 넓이 28m, 길이 270m, 무게 4만 6천 톤으로 당시 지구에서 가장 큰 배였다. 누가 보아도 그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배는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첫 항해에 나선 지 불과 4일 만에 돌아오지 못할 길로 가고 말았다.

그날은 주일날이었다. 날씨는 아주 맑았고, 사람들은 갑판을 산책하거나 일광욕을 했다. 물 위에 떠 있는 궁전의 호화로운 시설은 승객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만족을 주었다. 타이타닉호의 가는 길에 빙산이 떠다니고 있다는 첫 무전이 들어온 때는 오전 9시였다. 배에는 승무원 외에도 타이타닉을 건조한 화이트스타 회사의 전무와 설계사도 타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 무전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은 항해사와 당번들에게 바다를 살피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속도를 늦추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여객선들은 도착 시간을 맞추어서 배를 목적지에 대는 서비스 경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누구도 빙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자만심에 들뜬 승무원들은 22노트라는 엄청난 속도로 파도를 가르며 항해했다.

밤 11시에 주변을 지나던 캘리포니아(California)호에서 또 무전이 들어왔다.

“큰 빙산이 떠다니고 있어요 조심 하세요”

무선사는 이 경고도 무시하고 일이 끝나는 11시 30분이 되자 무전기를 끄고 침대에 누웠다. 타이타닉호의 망대에서 바다를 살피고 있던 당번이 이상한 물체를 발견한 시각은 밤 11시 40분쯤이었다. 처음에는 작아보였지만 점점 크게 다가왔다.

“빙산이다 !!”

이때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 잠을 자고 있거나 막 잠자리에 들려던 참이었다. 그들은 배의 옆구리가 뭔가에 긁히는 것 같은 가벼운 느낌을 받았다. 빙산은 곧 어둠 속으로 사라졌고 타이타닉은 항해를 계속했다. 타이타닉은 설혹 어느 한 곳에 손상되어 물이 스며 들어와도 다른 곳으로 넘치지 않도록 격벽을 16개나 만든 배였다. 하지만 워낙 큰 구멍으로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그 엄청난 수압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스미스 선장은 통신사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라고 지시하고 곧 이어 구명보트를 내릴 준비를 했다. 당대 최고의 기술과 재료로 건조했던 타이타닉은 이렇게 바다 깊숙이 가라앉고 말았다. 이 배도 우리나라의 세월호 침몰 때처럼 선장과 선원들의 위기의식 결여로 인해 파멸로 막을 내렸다. 스미스 선장은 배가 침몰하는 동안 구명보트를 띄워 사람들을 구하고 타이타닉 호와 운명을 같이했다.

위대한 지도자는 항상 시대의 위기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위기를 바로 알려주는 사람이 진정한 스승이다. 성경은 시대 시대마다 심각한 위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때마다 위기에 처한 민족이나 국가를 구하기 위해 하나님은 적절한 지도자를 세워 극복케 했다.

블레셋의 침략으로 인해 늙은 제사장 엘리는 목이 부러져 죽고, 그의 불량한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전쟁터에서 전사하고 법궤마저 적의 손에 뺏겨 버렸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이 때 기울어져 가는 위기의 역사를 보았던 사람이 사무엘 선지자였다. 사무엘은 역사를 다시 일으켜 새 나라를 세우는 지도자가 되었다.

폭군 아합이 왕이 되었을 때 이스라엘은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전국의 산당에는 바알선지자들이 자리를 잡았고 여호와의 제단은 다 무너지고, 백성들은 좌우를 분별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이때 하나님은 엘리야를 역사의 한 복판에 세우셨다. 그리고 갈멜산의 부흥회를 주관하게 하셨다. 이때의 위기는 하늘이 닫혀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는 것이 위기가 아니었다. 이때 진정한 위기는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위기였다. 엘리야는 외쳤다. 언제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거리겠는가? 하나님을 택하라!

링에 오른 권투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주먹은 강한 주먹이 아니라 미처 보지 못한 주먹이다.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미처 위기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이 시대의 위기를 바라보자 언제까지 머뭇거리며 주저앉아 있겠는가? 지금 세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팬데믹(Pandemic)을 경험하고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교류뿐 아니라 국경이 봉쇄되었고, 잠자리 떼처럼 쉴 새 없이 하늘을 날던 비행기들은 갈 곳을 잃고 말았다. 학교의 개학은 벌써 대여섯 번이나 연기되었지만 아직도 확실한 일정이 없다.

확진자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이제 곧 종식되겠구나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는 순간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신천지 교회에서 시작된 대구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교회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함으로 인해 언제든지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고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교회였기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경고음을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위기 대응 능력을 키워 이 어려운 위기와 도전 앞에서 당당하게 우리를 지켜나가야 하지 않겠나!

◆팬데믹(Pandemic)-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 등급을 1~6등급으로 나누는데, 이 가운데 최고 경보 단계인 6등급을 의미 하는 말이다. '감염병 세계 유행'이라고도 한다. 두 개 이상의 대륙에서 전염병이 발생하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대량 살상 전염병이 생겨날 때 이를 ‘팬데믹’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말로 하자면 ‘대창궐’이라 할 수 있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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