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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운명이여 오라”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20.06.17l수정2020.06.1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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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운명을 개척한 한 여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1946년 정월 초하루 새벽 무렵에 여자 아이 하나가 태어났다. 울음소리가 유난히 커 집안사람들은 세상을 뒤흔들 장군감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집안 식구들의 기대는 잠시 뿐이었다. 태어난 아이가 사내가 아니라 계집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이 여자 아이는 식구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는데 특히 아버지의 지독한 냉대는 어린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어려서부터 “넌 안 돼, 넌 재수 없는 아이야”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는 이 여자아이는 7살이 되었을 때 우연히 삼촌들이 배우는 태권도를 보고 자신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태권도를 가르쳐 달라고 졸라댔다. 삼촌들은 “계집애가 무슨 운동이냐? 속 썩이지 마라 운동은 절대 안 돼, 설령 한다고 해도 넌 지쳐서 못 할 거야 집에서 엄마를 도와 살림이나 하고 있다가 신랑감 만나면 시집갈 생각이나 하라”면서 반대를 했다.

그렇지만 그 여자아이는 태권도를 배웠고, 어려운 수련과정을 견뎌냄으로 삼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성장하면서도 계속해서 아버지로부터 냉대와 구박을 받았고, 종종 퍼렇게 멍이 들도록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 취한 아버지가 이 여자아이를 때리는 것을 본 남동생이 흥분해서 아버지와 멱살을 잡고 주먹다짐을 한 것이었다. 나중에 남동생은 아버지를 때렸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너무도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어서 그 아픔을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1968년 도망치듯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으로 건너 간지 2년 뒤 가정을 꾸리게 되었는데 미국인과 결혼을 한 것이었다. 정월 초하루에 태어난 재수 없는 계집애는 주변 사람들의 강요 속에 얼떨결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렇지만 미국인들과 함께 살게 된 시집살이는 순탄치 못했다고 한다. 인종차별이 심했고, 시어머니와 두 시누이도 드러내 놓고 눈치를 주고 구박을 했다. 힘든 시집살이로 인해 두 번이나 유산을 했다. 그녀는 시댁에서 강아지보다 못한 존재로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시댁과의 불화를 극복하기 위해 분가도 해 보았지만 결국 결혼 10년만인 1980년에는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모든 불운에도 좌절하지 않고 나도 할 수 있다 는 마음으로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그도 하고, 그 여자도 하는데 왜 나라고 못 하겠어?) 이렇게 외치며 운명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삶을 선택했다. 10여년을 고생한 끝에 미국 100대 기업으로 선정된 반도체 클린룸을 제작하는 라이트 하우스와 6개의 기업을 이끄는 TYK 그룹의 총수가 되었다.

미국인들에게 신화를 창조한 기업인으로 칭송을 받게 되었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노스 스타(North Star)를 운영하면서 직접 토크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최초의 여성 태권도 8단의 유단자로 최고의 호칭인 그랜드 마스터(Grand Master) 에 임명되기도 했다. 그 녀는 15만평의 대지를 가진 대 저택에서 입양한 9남매의 자녀들과 함께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키는 불과 150cm의 작은 체구에다, 소수민족이라는 한계를 딛고 운명을 개척한 이 사람은 김태연 회장이다.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장애물을 바라볼 때 이내 포기하거나 낙심하는 경향이 있다. 순탄하거나 고속도로와 같은 넓은 길만 성공의 길로 인정하고 장애물이 많거나, 가시덤불로 덮여있는 길은 실패한 것으로 단정 짓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애물 경주를 즐겨하는가? 42.195km 마라톤도 고통스러운 도전이고, 철인 3종 경기, 파도타기, 세계 최고봉 도전, 요트 하나에 의지하여 세계 일주, 모두가 고난을 즐기는 도전들이다.

부모로부터 넉넉한 재산 물려받아 남부럽지 않게 살며 사업 평탄하게 하는 일만 축복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도전할 목표가 있어 밤새워 노력하고 넘지 못할 것 같아 보였던 장애물을 극복하며 정상에 섰을 때, 이것 역시 행복한 인생의 한 단면인 것이다.

애굽을 떠나 홍해를 건너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10일이면 갈 수 있는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40년 동안이나 광야에서 유리하며 방황하는 삶을 살았다. 이렇게 험난하고 고통스럽고, 지루한 운명을 허락한 이유를 성경은 설명하고 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신8:2)

혹시 여러분들 중에 운명의 도전으로 인해 좌절하고,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휘청거리며 왜 나만 겪는 고통이냐고? 하나님을 향해 항변하는 성도들이 있는가? 다가오는 운명을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 보자. 마침내는 연단과 훈련을 통해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복된 손길임을 알게 될 것이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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