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미국은 현재 50개의 주와 1개의 자치시인 워싱턴 DC가 있다. 원래 1776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독립을 선언할 때는 13개 주로 출발했지만 점차 늘어나 50개가 되었다. 멀리는 하와이가 있고, 캐나다에 붙어있는 알래스카도 있다. 알래스카는 얼핏 보기에는 흰 눈과 얼음이 뒤덮여있는 불모지처럼 보이지만 검은 보석인 석유와 푸른 보석인 울창한 삼림과 노란 보석인 황금을 품고 있는 지구 최고의 자원창고라고 불리우는 땅이다.

이 땅은 미국이 1867년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0억 원) 에 사들인 땅이다. 한국의 일곱 배나 되는 넓은 땅을 서울 명동의 요지 땅 50평도 안 되는 가격에 사들인 것이다. 미국이 알래스카를 사들일 때만해도 이 땅은 1년 내내 얼음으로 뒤덮여있어서 사람이 살 방법이 없는 불필요한 땅이었다. 원래 러시아 소유였지만 베링 해협 건너에 있는 이 땅은 시베리아 벌판처럼 아무짝에 쓸모없는 관리하기만 힘든 땅으로 여겨졌던 곳이다.

미국의 국회는 이 땅의 매매계약을 성사시킨 윌리암 스워드 국무장관을 향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을 720만 달러씩이나 주고 샀다”며 국고를 탕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이 알래스카는 아주 중요한 전략요충지로 사용되었고1967년에는 그 얼음 밑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가 발견되면서 미국 국민들을 흥분시켰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숨겨진 수많은 진귀한 지하자원들이 발견되면서 쓸모없던 얼음 땅이 미국의 보물창고가 된 것이었다.

러시아는 속이 쓰렸지만 때는 늦었다. 그렇게 가치 있는 보물섬인줄은 생각도 못했다. 애물단지 얼음 땅을 잘 팔아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어이없게도 보물덩어리를 미국에 넘겨준 것이었다. 원래 가치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법이다. 휴지조각이 억만장자의 수표가 되기도 하고 값비싼 보석이 별 볼일 없는 돌맹이가 되기도 한다. 우리 인생의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되는가? 불행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귀한지를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귀한 것을 너무도 가볍고, 천하게 굴려버린다.

한 백부장이 예수께 나와 병든 자기의 종을 위해 간구했다. 자신의 종이 병들어 죽게 되었으니 주님이 고쳐주시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주께서는 망설임 없이 승낙하시고 그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려하자 백부장이 만류하며 이렇게 간구하는 것이었다. “주님이 내 집에 들어오시는 것을 내가 감당하지 못하겠으니 말씀만 하셔도 내 하인이 병에서 나을 줄을 믿습니다.” 예수께서는 그의 말을 들으시고 놀라워하시며 “내가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다” 고 하셨고 그 백부장의 종은 이미 나아 있었던 것이다. 주님도 처음 보시는 보배 같은 놀라운 믿음이 이방인이었던 백부장에게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보화와 보물들이 무궁무진하게 매장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거렁뱅이처럼 힘없이 맥없이, 희망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게이텔레즈란 신문 기자가 특이한 통계 조사를 발표했다. 그가 미국 뉴욕 시내에 있는 말을 탄 장군의 동상들을 조사했는데 앞 다리를 둘 다 들고 있는 말을 탄 사람은 전쟁터에서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장군들이었고, 네 다리를 모두 땅에 붙이고 있는 말을 탄 사람들은 침대에서 자연사한 장군들이었다는 놀라운 대원칙을 발견했던 것이다. 누구나 언젠가는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칠 날이 오게 된다. 숨을 거둘 때 평균 수명을 다 채우고 침대에 편히 누워 임종한 사람만이 행복한 일생이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삶의 길이나, 마지막 장소보다는 삶의 내용이 그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금강산, 설악산의 명산 기암괴석 바위에 깊게 이름을 새겨 놓는다고 이름을 남기는 것은 아니다. 유명 맛 집 음식점의 벽에 도배하듯 새까맣게 써 놓은 다녀간 사람들의 이름과 싸인 들이 그들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는 것도 아니다. 크리스천의 진정한 가치는 겉으로 드러나거나 보이는 외형적인 것 보다는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향기롭고 보배로운 믿음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 아닐까? 내 속에 잠자고 있는 무궁무진한 믿음의 보화와 보물을 발견해 찾아내고 그로 인해 때로는 주님을 놀라게 하고, 때로는 감격에 말을 잊게 하면서 그 가치에 걸 맞는 인생을 엮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