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원로목사에게 공동의회 투표권이 있는가. 혹자는 원로목사는 명예직일 뿐이므로 공동의회 투표권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104회 총회 임원회는 원로목사에게 공동의회 투표권이 있다고 유권 해석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제105회 총회 임원회로 다시 질의가 접수되어 헌법자문위원회로 이관되었다. 이에 헌법자문위원회의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Ⅰ. 원로목사도 해 교회 신자(信者)이기 때문에 투표권이 있다.

① 목사로 임직을 받을 때 정치 제15장 제10조 임직예식 7항에 따라 “신자요 겸하여 목사가 되겠은즉” 이라고 서약을 한다. 이런 서약의 의미는 목사는 먼저 청빙 받는 교회의 신자가 되고 겸하여 목사가 된다는 의미이다. 목사도 신자가 되어야 한다. 총신의 교훈도 먼저 “신자가 되라”이다. 신자란 어느 지교회에 속한 자여야 한다. 지교회에 속하지 않은 신자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무교회주의는 본 교단 신학사상이 아니다.

② 그러면 원로목사는 어느 교회 신자인가. 원로목사로 추대를 받으면 교회가 없는 무적자(無籍者)가 되는 것이 아니다. 추대를 받는 교회의 신자이다. 정치 제4장 제4조 4항(원로 목사) “ 동일(同一)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한 목사가 연로(年老)하여 노회에 시무 사면을 제출하려할 때에 본 교회에서 명예적 관계를 보존하고자 하면”이라고 하였다. 원로목사가 되어도 ‘본 교회’가 있다. 담임목사일 때는 담임목사로 신자이고 원로목사가 되면 원로목사로 신자이다. 혹자는 노회에 담임목사 시무사면을 내면 시무하던 교회에서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원로목사로 추대를 받아 다시 돌아온다. 그러므로 역시 그 교회 신자이다. 목사의 명칭 신분만 달라지는 것일 뿐 신자의 신분은 그대로 있다.

③ 원로목사에게는 투표권이 없지만 원로목사 가족에게는 투표권이 있다는 견해를 보았는데 이해가 안 간다. 목사 가족은 별도로 등록을 하여 신자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목사가 부임하면 목사는 물론 가족을 그 교회 신자로 인정하였기에 목사 가족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로목사 가족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당연히 원로목사에게도 투표권이 있다.

④ 정치문답조례 제73문 “원로목사의 보수는 그 전액이나 혹 일부를 교회가 계속 지급할 수 있다.”고 하였다. 원로목사는 추대를 받은 교회에서 보수를 받으므로 해 교회 구성원(構成員)이다. 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급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⑤ 정치문답조례 제73문에 “원로목사는 당회의 요청이 없는 이상 당회에 참석하지 못하며”라고 하였다. 이는 요청이 있을 때는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바로 원로목사가 해 교회에 소속된 목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해 교회 목사도 아닌데 당회에 참석 운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결론적으로 원로목사는 그 교회 신자이기에 투표권이 있다. 정치 제21장 제1조 공동의회 “본 교회 무흠 입교인은 다 회원 자격이 있다.”고 하였다.

Ⅱ. 원로목사는 치리권이 없을 뿐 투표권이 있다.

① 정치문답조례 제73문에 “원로목사는 당회의 요청이 없는 이상 당회에 참석하지 못하며, 교회 내의 그 어떤 재판권도 가지지 못하나, 목사의 직분은 그대로 있음으로 노회의 회원권을 가진다.”고 하였다. 재판권과 공동의회 투표권은 다르다. 재판권은 치리권이고 공동의회 투표권은 행정적인 교인의 권리이다. 어떤 재판권도 가지지 못한다고 하였을 뿐 어떤 권리도 못 가진다는 명문 규정이 없다. 특히 공동의회 투표권이 없다는 명문 규정이 없다.

② 헌법적 규칙 제3조(교인의 권리) 1항 “교인은 교회 헌법대로 순서를 따라 청원(請願) 소원(訴願) 상소(上訴)할 권리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원로목사가 되어 그 교회 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상기 기본권도 제한을 받게 된다. 원로목사도 당연히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동의회 투표권은 교인의 기본권에 속한다. 2항에 보면 “교인은 지교회에서 법규대로 선거 및 피선거권이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Ⅲ. 투표권도 없는 명예가 있을 수 없다.

① 정치 제4장 제4조 4항 원로 목사 “동일(同一)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시무한 목사가 연로(年老)하여 노회에 시무 사면을 제출하려할 때에 본 교회에서 명예적 관계를 보존하고자 하면 공동의회를 소집하고 생활비를 작정하여 원로 목사로 투표하여 과반수로 결정한 후 노회에 청원하면 노회의 결정으로 원로 목사의 명예직을 준다. 단. 정년이 지나면 노회의 언권만 있다.”고 하였다. 명예적 관계를 보존하기 위하여 명예직을 준다고 하였다.

② 그런데 공동의회 투표권 하나도 없는 명예가 명예인가. 수치스런 일이다. 교인들과 원로목사 가족은 모두 투표하는데 원로목사 자신은 투표권을 못 받아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 명예스런 모습인가. 정치 제3장 제3조 명예권사가 있다. 명예권사도 투표권을 준다. 그런데 원로목사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면 명예권사의 명예만도 못한 것이 된다.

Ⅳ. 담임목사 목회에 원로목사 투표권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

① 정치문답조례 제73문 “원로 목사(Pastor Emeritus)가 무엇이냐?” “한 지교회에서 오래 시무하다가 ,연로(年老)하거나 병약(病弱)하여 계속 시무할 수 없는 경우, 교회의 청원으로 받게 되는 영직이니, 노회가 합당히 여기면 이를 허락하고 다른 담임목사를 위임한다.”고 하였다. 이미 노회가 다른 담임목사를 위임하여 권한을 주고 목회하게 하는데 원로목사에게 공동의회 투표권을 준다고 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②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간의 갈등은 담임목사가 원로목사의 위치를 제한하려 하고 이에 대하여 원로목사의 섭섭함이 쌓이면 문제가 된다. 오히려 공동의회 투표권 하나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사이를 안 좋게 하고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Ⅴ. 결론

원로목사는 해 교회 신자이기에 투표권이 있다. 위임목사로 있을 때는 위임목사로 신자이고 원로목사로 추대되면 원로목사로 신자이다. 노회에 시무사면서를 낸다고 시무교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로목사로 추대되어 다시 돌아온다. 원로목사는 재판권이 없다고 명시하였을 뿐 공동의회 투표권이 없다고 명시한 규정은 전혀 없다. 공동의회 투표권은 신자의 기본권이다. 원로목사도 지교회 신자로서 당연히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원로목사에게 명예를 준다 하였는데 기본권을 제한하는 명예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원로목사에게 공동의회 투표권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원로목사에게 공동의회 투표권이 있다.

※ 상기 내용은 헌법자문위원회 위원 5인의 만장일치 의견임을 밝혀 드립니다.

(위원장 김종희 목사, 서기 윤두태 목사, 회계 최득신 장로, 총무 김철중 목사, 위원 심요섭 장로)

※ 본 의견은 총회 임원회로 보고되어 최종 결정이 됩니다.

※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