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그는 미국의 어느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어머니는 세 번이나 결혼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며칠 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으며 어머니는 걸핏하면 그에게 폭력을 행하였다. 어머니는 그 후에도 여러 번 결혼을 했지만 한 번도 화목한 가정을 꾸리지 못했다.

그는 부모의 사랑을 받아 볼 기회조차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무려 22번이나 이사를 했고 학교도 12번이나 옮겨야 했다. 외로움 속에서 성장하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성품을 갖게 된 그에게는 친구도 없었다. 그의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이 소년은 사랑이라는 말을 모르는 것 같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결국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중퇴 하고 해병대에 입대했지만 그곳에서도 동료들의 괴롭힘의 대상이 된 채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되었다.

이 사람이 바로 훗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범으로 지목된 24세의 청년 ‘리 하비 오스왈드’ 이다. 불우했던 환경이 그가 저지른 일을 정당화 할 수 는 없다. 그러나 누군가 단 한 번만이라도 그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면 아마도 그 인생의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장성해서도 사랑을 어떻게 베풀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가족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가족의 사랑은 한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다.

골프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쥴리 잉스터가 한국에 온 적이 있었다. 잉스터는 자신이 출전하는 대회가 어디에서 열리든 경기 때마다 가족을 동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선수이다. 어느 날 기자가 농담 섞인 질문을 했다.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다니려면 돈이 많이 들겠습니다. 쥴리 잉스터 선수는 웃으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돈이 많이 들지요

하지만 저는 골프 선수이기 전에 엄마이자 아내입니다.

가족으로 인한 행복이 저를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는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었고, 좋은 엄마였다. 골프로도 성공했지만 가정농사도 성공한 사람이었다.

송구영신예배나 신년예배 또는 대심방중에 성도들이 올리는 기도제목 90%는 가족들의 평안과 안정적인 생업, 건강문제였다. 나 하나 고생해도 자녀가 순탄한 길을 갈 수 있다면 우리 부모들은 그 길을 택하였었다. 세상의 농사 중에 최고의 농사는 자식농사다. 모든 사업 다 성공하고, 삶의 농사를 잘 지었다고 해도 자식 농사 실패했다면 그건 실패한 농사다.

어머니 일찍 잃고, 배다른 형제들에 의해 고난을 당하였으나 가족 사랑의 끈을 놓지 않은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요셉이라는 사람이다. 기구한 운명의 사람이지만 마지막 까지 가족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통쾌한 복수극을 펼칠 수 있는 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고 사랑으로 원수들을 포용하고 감싸 안은 위대한 작은 거인이었다.

그 모든 고난과 절망의 나락까지도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손길로 해석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진정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복수보다 더 큰 사랑으로 원수를 제압하여 상대를 사랑의 포로로 만들었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시간이 멈춰선 듯 했지만 야속한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새해의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명절에는 부모님뿐 아니라 그동안 못 뵙던 일가친척 분들이나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문제는 과거 어느 땐가 주고받았던 섭섭함이나 악 감정들이 머리를 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구정물 통을 휘 젓듯 다시 그 섭섭했던 악 감정들을 하나 둘 꺼내 놓는다면 긍정보다는 부정적 결과를 얻을 것이 자명한 이치다. 우주적인 사랑으로 그 모든 섭섭함이나 억울함을 포용하여 상대를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보자. 사랑으로 덮지 못할 허물은 없다. 새해에는 포용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해하고 덮어주고, 용납하는 한 해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