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필자가 3년 전 기독신문(2018.03.30일자)에 “교육부의 개입, 성공인가 실패인가”의 글을 기고하였다. 그 당시 썼던 글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본다.

“총신이 총회 품으로 돌아올 때 어떻게 총회 전체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가에 대한 청사진 제시가 지금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기득권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다. 사실 그런 의심이 든다. 깨끗이 청소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집을 짓도록 넘겨주기보다는 전리품(?)을 취하려고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임시이사가 나오면 우리 교단과 관계없는 그림을 그려도 말 못하는 백지를 제공하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염려한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금번 이사 추천에 일정 세력이 선별적(選別的)인 이사 추천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켰다. 총신 개혁에 앞장 선 학생들과 교수 그리고 후원한 세력은 총회의 권한에 맡기고 본연의 신분으로 돌아갔어야 한다. 순수한 전쟁을 했다면 어떤 전리품을 챙기려는 욕심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름다운데 그렇지를 못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임시이사가 나오므로 우리 교단과 관계없는 정이사 그림이 그려졌다는데 있다. 이 안타까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Ⅰ. 교육부를 설득할 수 있을까

① 교육부가 추천한 여성이사 3인을 철회하고 본 교단 소속 인사로 변경하여 주면 최선이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금번 정이사 추천 비율은 대학평의원회로부터 8인, 개방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 8인, 총회로부터 8인, 전‧현직이사협의체로부터 2인, 관할청(교육부장관)으로부터 4인을 추천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30인이 추천되었고 30인 중에서 평의원회 추천에서 4인, 개방이사회 추천에서 4인, 총회 추천에서 3인, 전현직이사회 추천에서 1인 그리고 관할청 추천으로 3인이 정이사로 선정되었다. 그러므로 관할청이 자신들의 추천 몫으로 추천하여 정이사로 선정된 것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기끈 추천을 의뢰하여 정이사로 선정하고 뒤집을 명분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② 다만 비율에 있어서 다른 기관의 추천은 전체 추천의 2분의 1을 정이사로 선임하고 유독 총신 추천은 1인을 적게 추천하고 관할청 추천은 1인을 많게 추천하였다. 이에 대하여 관할청 1인을 줄이고 총회측에 1인을 더 추천하여 주는 것으로 설득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관할청이 추천한 2인의 여성이사를 본 교단 안에 여성으로 변경하여 주도록 해 보는 것이다. 물론 교단의 정서와는 맞지 않으나 극단(極端)으로 갈 경우를 대비하여 차선책이 될 수 있다.

Ⅱ. 교육부를 설득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나

교육부를 설득할 수 없다면 본 교단 정이사 목사 10인, 장로 2인, 외부 여성이사 3인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이는 임시이사를 불러드린 따끔한 결과로 받아 들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단 12인의 이사만 한마음으로 단결한다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풀어나갈 수 있다. 12인이 한마음이 되면 전체 이사의 3분의 2가 넘기 때문에 정관 변경도 가능하고 새로운 이사 선출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일단 교육부가 선정한 15인의 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여 총회가 직영하는 신학교로 정관을 변경하면 된다. 그리고 새로운 이사를 선출할 때 총회 직영의 정신을 살리고 총회 신학의 정체성에 맞는 이사를 선정하면 된다.

Ⅲ. 12인의 이사가 마음이 맞지 않을 때 무엇이 문제인가

당장 이사회를 조직할 때 자기들 편의 이사장을 세우기 위하여 합종연횡(合從連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는 여성 이사들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 들여 표를 확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이사들이 사심을 버리고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정관을 개정하고 앞으로 새로운 이사를 본 교단 정서에 맞는 이사로 세운다는 마음만 먹으면 된다. 그러나 이런 대의(大義)를 떠나 자기 그룹별 사람을 이사장으로 세우기 위하여 정치를 한다든지 자기 그룹 주장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려고 한다면 염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Ⅳ. 해결책은 무엇인가

①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정이사로 선임된 이사 12인이 모두 사임을 한다면 해결될 수 있나. 12인이 동일한 마음으로 사임을 한다는 보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전원이 사임을 한다하여도 잘못하면 임시이사 체제가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몇 명이 마음을 같이하여 사임을 한다하여도 12명 중 5인만 사임을 원하지 않는다면 여성이사 3인과 합하여 이사회가 구성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교육부와 맞붙어 소송을 하여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② 그렇다면 위에서 말한 내용으로 교육부를 설득해 보고 안 되면 받아 들여야 한다. 받아들인다면 가장 급선무는 12명의 이사를 한 줄로 꿸 수 있는 구심점(求心點)이 필요하다. 이 구심점은 현재 총회를 책임지고 있는 총회장이 되어야 한다. 총회장은 총회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 그룹에 속해 있지 않아 객관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회 임원회(실행위원회)는 현 총회장을 12인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③ 그리고 12인을 소집하여 앞으로 총회 직영에 맞는 정관으로 변경할 것과 새로운 이사를 선임할 때는 본 교단 신학의 정체성에 맞는 이사를 선임할 것에 대하여 약속을 받고 법적 장치를 해 놓아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시는 신분과 목회상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서약과 공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게라도 하고 출발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제106회 총회는 이런 사전 장치가 없을 경우 12명의 이사를 인준해서는 안 된다.

Ⅴ. 글을 마치며

필자는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이사로 선정된 12인이 현 총회장을 구심점으로 하여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나가 되어 향후 전개되는 과정에 따라 대처해 나가면 된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12)” 12인이 열 두 겹줄이 된다면 어떤 위기나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