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성경에 등장하는 분봉왕 헤롯 왕가에는 헤롯대왕을 포함하여 5-6명의 왕들이 헤롯이라는 이름으로 성경에 올라있지만 모두 다른 사람들이다.

1) 헤롯대왕 (BC 73-BC 4) 헤롯 파더

이 사람은 동방박사들을 통해 예수의 탄생 소식을 듣고 유대 땅에서 2세 이하의 유아대학살을 했다고 알려진 헤롯왕이다. (마태 2장)

2) 헤롯 안티파스 (BC 4- AD 39)

헤롯대왕의 작은 아들로 형 필립의 아내이며 동시에 조카이기도 했던 헤로디아를 율법을 어기면서 아내로 삼았던 사람이다. 후에 세례요한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자 세례요한을 옥에 가두었고,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의 생일소원을 들어주면서 요한의 목을 베는 참수를 감행 했다.그는 후에 헤롯 아그립바 1세에게 추방되었다. 예수님 활동 시기에 왕이었던 사람이다.

3) 헤롯 아그립바 1세 ( AD39-44)

헤롯대왕의 손자로 헤롯 안티파스를 추방한 사람이다. 기독교도를 박해했고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감옥에 투옥시켰다. 후에는 벌레에 물려(충에 물려) 죽은 사람이다.

4) 헤롯 아그립바 2세 (AD44-50)

헤롯 왕조의 최후의 계승자였다. 총독 베스도와 함께 가이사랴에서 바울의 재판에 동참했고 바울이 로마의 가이사 황제에게 상소하자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로 보낼 것을 결정하였다.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복음이 전파되는 과정에 헤롯왕은 수시로 등장하면서 피를 흘리게 하고, 원성과 비난을 받으며 가계(家系)의 저주의 고리를 끊지 못하였다. 한 시대 출세하여 분봉 왕이 되기는 했지만 역사에서는 결코 그들을 위대한 왕이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복음을 방해했고, 메시야를 죽인 왕들이었다.

우리나라 조선의 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일은 명성황후가 일본의 낭인(자객)들에 의해 시해를 당한 사건이었다. 명성황후는 나라가 어렵게 되자 러시아의 힘을 빌려 일본을 조선에서 몰아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이런 명성황후를 일본이 그대로 보고만 있을리 만무였다. 그 들의 눈에 명성황후는 눈에 가시였고 늙은 여우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여우사냥을 통해 러시아의 접근 통로를 차단하기로 음모를 꾸미고 그것을 실행했다. 이것이 1895년 10월에 일어난 국모시해사건이었다.

일본은 먼저 고종을 협박하여 왕비폐출을 강요했으나 고종이 거부하자 왕비 숙소로 자객을 보내어 한 밤중에 왕비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석유를 뿌려 태운 후 뒷산 숲속에 묻어버렸다. 이렇게 우리의 국모는 비참하고 처참하게 죽어갔다. 명성황후가 시해되던 날 일본 낭인과 일본 공사 미우라에게 길 안내를 했던 사람은 조선인 우범선이었다.

그는 당시 별기군 대대장이었는데 황궁을 지켜야 할 군인이 오히려 적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것이다. 이 일로 보복을 두려워했던 우범선은 일본으로 망명하여 일본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우범선은 아들이 여섯 살이 되던 해에 조선인 자객의 손에 피살되고 만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그의 아들은 고된 생활 속에서도 일본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농림성에 취직을 한다. 그러나 일본 이름으로 창씨 개명하는 것을 반대했고 일본 국적을 취득하는 일도 반대하다가 결국은 농림성을 사표내고 떠나 도키이 종묘회사의 농장장으로 직장을 옮긴다.

해방이 된 후 일본에서 채소와 과일의 종자를 수입했던 우리나라는 우범선의 아들이 종자개발을 하는 육종학 전문가임을 알고 그의 귀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는 처자식 및 어머니와 생이별을 하고 홀로 귀국을 한 후 한국 농업과학 연구소 소장에 취임을 하였다. 그 뒤에 제주도 감귤, 강원도 감자, 병충해에 강한 무와 배추의 종자를 개발하여 한국 농업의 근대화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그에게 농림부 장관직을 제안했지만 거절하고 종자개발에만 몰두하였다. 농업근대화의 뛰어난 공적을 인정받은 그는 1959년 대한민국 문화포장을 받는다. 그가 다름 아닌 씨 없는 수박으로 잘 알려진 우장춘 박사다. 아버지가 걸었던 저주의 길을 따르지 않고 인류와 민족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며 축복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었다. 가계(家系)에 흐르는 저주의 고리를 과감히 끊었던 사람이었다.

우린 어떤가?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저주의 고리를 우리 대에서 끊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서만 가능하다. 예수의 이름이 우리를 저주의 자리에서 축복의 자리로 안내할 것이다. 저주는 우리 대에 머물고 우리의 자녀와 후손들은 오직 축복된 길만을 걸어가기 위해 기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