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운 목사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아 해안 지역에 약 14m 높이의 쓰나미가 와서 2만여 명의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발생하는 비극적인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처참한 상황 가운데서 두 마을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한 마을은 이와테의 북부에 있는 후다이라는 마을인데 놀랍게도 이 마을에는 단 한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1967년 마을 앞에 건설해 놓은 높이 15.5m, 길이 155m의 방조제와 1984년에 완공한 수문 덕분이었다. 원래 10m의 방조제와 수문을 세우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촌장 와무라라는 분이 과거 메이지 시대에 15m 높이의 쓰나미가 왔다는 역사적 기록을 참고하면서 15.5m 높이의 방조제를 고집했던 덕에 이 마을은 보호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또 한 마을은 미야코시 아네키치 지역으로 12가구, 40여 명의 주민들이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도 놀랍게도 단 한 사람도 생명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더 놀랍다. 이 마을의 조상들이 오래 전에 쓰나미를 경험한 후에 해발 60m 지점에 이런 내용의 비석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 2002년12월 11일, 대영교회 부임 직전 옥한흠 목사(좌측) 집무실에서 조 운 목사(우측)

“여기보다 아래에는 집을 짓지 마라!”. 오래된 이끼가 낀 비석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 비석에 적힌 내용대로 그 비석 위에 집을 지었다. 놀랍게도 쓰나미 경보가 울렸을 때 그들이 간 곳은 자기 집이었다. 쓰나미는 해발 50m까지 차고 더 이상 넘지 못했다.

위기를 당했을 때 그 위기를 잘 준비해 놓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위기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은 쓰나미를 경험하면서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겼다. "해발 60m보다 아래에는 집을 짓지 마라"는 내용의 비석을 세우기도 했고, 비난을 받으면서도 역사의 교훈을 따라 높은 방조제를 지어 후손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 조 운 목사

오늘 나의 삶 속에 나와 내 자녀들 그리고 내 후손들을 위해 어떤 비석을 세워야 할까! 그리고 밀려오는 위기 앞에 우리는 얼마만큼의 높이의 방조제를 세워야 할까! 결국 위기를 준비하는 자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될지 그렇지 않을지, 우리에게 희망이 될지 절망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준비된 자는 위기가 와도 기회를 찾고, 축복이 와도 그 축복을 누릴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서 과거의 실패와 후회를 반복하는 인생이 아니라, 지혜롭게 위기의 때를 잘 준비하는 기회의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한다.

▲ 조 운 목사

◆편집자 주=조 운 목사는 부산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85회)을 졸업하고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를 도와 부교역자로 14년 사역 후 울산 대영교회 담임목사로 21년째 사역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현재 제자훈련 국제칼넷(CAL-NET) 부대표 및 이사, OM선교회와 아릴락 성경번역선교회 이사, 그리고 WEC선교회 이사와 복음과도시 이사,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이사, 울산노회 부노회장 등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