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3.6.3 토 16:01

[기고] 탈퇴나 행정보류에 대한 제명이나 면직은 불법이다

김종희 목사/총회정치부장·헌법자문위원장 역임, 성민교회 김종희 목사l승인2023.03.23l수정2023.03.23 19:2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김종희 목사

지난 3월 21일 N노회 L목사로부터 노회 안에 시무하던 A목사가 해노회와 본 교단을 떠나 B교단에 가입하였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옳은가를 자문하였다. 이에 대하여 필자의 견해를 법리적으로 밝히고자 한다. 대게 교회나 목사가 노회 관할을 배척(탈퇴)하거나 행정보류를 선언하면 노회는 면직을 하거나 제명을 하여 교단 신문에 공고한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고 명예훼손이며 노회가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 사료된다.

Ⅰ. 노회 명부에서 삭제만 해야 한다.

① 권징조례 제54조에 “뚜렷한 범과 없는 목사가 본 장로회의 관할을 배척하고 그직을 포기하거나 자유로 교회를 설립하거나 이명서 없이 다른 교파에 가입하면 노회는 그 성명을 노회 명부에서 삭제만 하고 그 사유를 회록에 기재하되 그 사람에 대하여 착수한 송사 안건이 있으면 계속 재판할 수 있고 만일 이단으로 인정하는 교파에 가입하면 정직이나 면직 홀 출교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본 장로회 관할을 배척하고’란 표현이나 ‘다른 교파에 가입하면’등의 표현은 탈퇴, 행정보류, 타교단 가입 등의 상황을 의미한다. 이럴 때는 ‘그 성명을 노회 명부에서 삭제만 하고 그 사유를 회록에 기재한다’고 되어 있다. 면직을 한다거나 제명을 하도록 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위 사유만을 가지고 면직 제명 등 치리를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사료된다. 탈퇴를 하여 이단으로 인정하는 교파에 가입하지 않은 이상 면직이나 제명 등 치리를 해서는 안된다.

② 이는 대법원의 판례를 보아서도 그렇다. 대법원판례 2004다37775에 의하면 “특정 교단에 가입한 지교회가 교단이 정한 헌법을 지교회 자신의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소속 교단의 변경은 실질적으로 지교회 자신의 규약에 해당하는 자치규범을 변경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약 지교회 자신의 규약을 갖춘 경우에는 교단변경으로 인하여 지교회의 명칭이나 목적 등 지교회의 규약에 포함된 사항의 변경까지 수반하기 때문에, 소속 교단에서의 탈퇴 내지 소속 교단의 변경은 사단법인 정관변경에 준하여 의결권을 가진 교인 2/3 이상의 찬성에 의한 결의를 필요로 하고, 그 결의요건을 갖추어 소속 교단을 탈퇴하거나 다른 교단으로 변경한 경우에 종전 교회의 실체는 이와 같이 교단을 탈퇴한 교회로서 존속하고 종전 교회 재산은 위 탈퇴한 교회 소속 교인들의 총유로 귀속된다.”로 판결하였다. 그러므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소속을 달리한 경우 이를 범죄로 취급하여 치리할 수 없다.

Ⅱ. 권징조례 제42조에 의거 면직을 주장하는 것은 법리 오해이다.

① 혹자는 탈퇴나 행정보류를 할 경우 권징조례 제42조에 의거 면직할 수 있다고 하였다. 권징조례 제42조란 “목사가 이단을 주장하거나 불법으로 교회를 분립하는 행동을 할 때에 그 안건이 중대하면 면직할 것이다(그 행동이 교리를 방해하려 하여 전력으로 다른 사람을 권유하는 형편이 있는지 지식이 부족한 중에서 발생하고 도에 별로 해되지 아니할 것인지 심사 후에 처단함이 옳다).”고 한 조항이다. 즉 탈퇴하거나 행정보류를 한 것을 교회 분립으로 보아 면직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단, 교회 탈퇴나 행정보류는 노회나 교단과 분리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지 교회가 나누어지는 분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② 교회 구성원의 의견이 둘로 나누어지지 않고 탈퇴나 행정보류를 하였다면‘결의요건을 갖추어 소속 교단을 탈퇴하거나 다른 교단으로 변경한 경우에 종전 교회의 실체는 이와 같이 교단을 탈퇴한 교회로서 존속하고 종전 교회 재산은 위 탈퇴한 교회 소속 교인들의 총유로 귀속된다.’는 판례(대법원2004다37775)에 따라 교회를 분립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Ⅲ. 노회 명부에서 삭제만 하는 것이 총회 결의이다.

① 제94회 총회에서“경기노회장 장정언 씨가 헌의한 행정보류에 대한 총회적 유권해석 헌의의 건은 권징조례 제54조를 준용한 경우에는 가능함을 확인하다.”로 결의하였다. 이는 행정보류를 하였을 경우 권징조례 제54조를 준용하여 처리할 수 있다는 결의이다. 즉 노회 명부에서 삭제하는 것만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② 제99회 총회에서 “군산노회장 차재환 씨가 헌의한 원로목사 타교단 시무에 관해 총회임원회에서‘헌법대로’결의한 바 헌법 어느 조항에 해당되는지 질의 건은 헌법 권징조례 제54조대로 하기로 가결하다.”로 결의하였다. 목사가 타교단에서 시무할 경우에는 권징조례 제54조에 의하여 처리할 수 있다는 결의다. 즉 타교단으로 가서 시무할 경우‘노회는 그 성명을 노회 명부에서 삭제만 하고 그 사유를 회록에 기재한다’로 처리하여야 한다.

Ⅳ. 결론

결론적으로 교회와 목사가 탈퇴나 행정보류를 할 경우 면직이나 제명을 해서는 안 된다. 명부에서 삭제만 해야 한다. 제명과 삭제는 무엇이 다른가. 제명은 치리를 행하는 것이다. 권징조례 제35조에 “당회가 정하는 책벌은 권계(勸誡), 견책(譴責), 정직, 면직, 수찬 정지, 제명, 출교니 출교는 종시 회개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만 한다.”로 되어 있다. 여기 책벌의 한 종류로 ‘제명’이 나온다. 그러므로 제명을 함은 죄인으로 취급하여 책벌을 한 것이다. 그러나 삭제는 책벌이 아니라 이름을 지우는 정도로 처리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사람의 일은 알 수 없는 일이니 다시 돌아올 경우 다시 복원하여 받아주기 위함도 될 수 있으며 목사의 명성은 복음의 영예와 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경솔하게 처리하여 명예훼손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차제에 왜 교단 탈퇴와 행정보류 등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법은 사람을 살리기 위하여 있다. 무조건 법법 하지 말고 법도 살리면서 해교회나 목사의 입장도 살펴 선히 처리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종희 목사  kjh52610@hanmail.net
<저작권자 © 합동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구인본  |  kuinbon@daum.net  |  등록번호 : 서울 아03494  |  등록일자 : 2014.12.22.  |  사업자등록번호: 197-18-00162
사업자계좌 : 신한은행 110-453-110726 (예금주 : 구인본합동헤럴드)  |   우)01800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원로 6  |  대표전화 : 02-975-3900
합동헤럴드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3 합동헤럴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