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 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시작된다고 말했다. 리더의 불행도 마찬가지다. 혼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리더는 불행하다. 자신만 불행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든다. 홀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리더는 안정된 리더다. 정신분석가 이승욱 씨는 경계선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권면한다. 다윗을 괴롭힌 시므이에게서 경계선 성격 장애를 찾아볼 수 있다. 무례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부류에 속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사람들이다. 리더는 이렇게 경계선을 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 리더는 침체의 늪을 잘 헤쳐가야 한다.

모세도, 찰스 스펄전도, 엘리야도 침체의 늪을 통과했다. 리더는 상실의 고통을 통과하기도 한다. 그중에 하나가 허드슨 테일러다. 중국 선교 중에 어린 딸 그레이스와 아들 사무엘을 열병으로 잃었다. 얼마 후 태어난 아들 노엘은 20일 후에 또 열병으로 죽었다. 노엘이 죽은 지 13일 뒤에 아내 마리아도 열병에 걸려 죽었다. 마리아의 나이 33세였다. 재혼한 아내도 또 잃었다. 그리고 세 번째 아내도 잃었다. 그 상실감과 고독이 얼마나 컸을까? 이 위대한 리더가 상실의 고통을 통과하였다.

▲ 시카고 호수변과 도심

이렇게 리더에게 고독은 친구다. 리더는 광야와 침체와 상실과 고난과 낙심을 통과한다. 무례한 사람을 만난다. 오해와 비판도 받는다. 배신도 당하고, 사람들이 곁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리더의 고독이 주는 유익도 있다. 자아 성찰의 기회를 준다. 영감을 받고, 온유함도 배운다. 눈물을 고귀하게 여길 줄 알게 되고, 책을 사랑하게 된다. 무엇보다 결핍을 통해 하나님의 부유를 경험하게 만든다. 또한 견디게 만들고, 책임지게 만든다. 경청하게 만들고, 배신의 아픔을 이기게 만든다. 분노를 잘 다스리게 만들고, 신중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계속 배우는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그렇게 리더의 길은 힘들다. 하지만 그 고독과 힘겨운 리더의 무게를 잘 견디면 유익도 많다. 강준민 목사가 쓴 《리더의 고독》에 나오는 글들이다.

▲ 시카고 호수변

리더의 길이 고독과 침체뿐이겠는가? 비판과 무례함뿐이겠는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상상 밖의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리더를 향하여 돌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리더의 리더였던 예수님도 마찬가지였다. 리더의 길 자체가 고통이요 고난이었다. 하늘 리더로 계셨으면 좋았을 텐데 세상 리더로 오셔서 너무 힘겨운 길을 가셨다. 무엇보다 대적자로 인하여 너무 고통스러웠다. 고독은 일상이지 않았을까? 그분의 위로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상상해 본다. 너무나 힘겨운 리더의 길을 가셨다. 십자가의 길. 누가 예수님의 위로자가 되어 주었을까? 힘겨운 리더의 길을 가다 보면 가끔 만나는 위로자들이 참 반갑다. 사막의 오아시스다. 시원하고 지친 심신이 회복된다. 무엇보다 친한 벗과 자연은 리더의 최고 회복제다.

▲ 시카고 호수변 장미

리더는 용감해야 한다.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선각자여야 한다.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거침없이 전진해야 한다.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 머리도 비상해야 한다. 작전도 잘 짜야 한다. 시대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방향 감각도 있어야 한다. 언변도 있어야 한다. 글도 잘 써야 한다. 자기 관리도 잘해야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도덕적으로 뛰어나야 하고 또한 자기 통제를 잘해야 한다. 배움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이렇게 리더가 된다는 것은 어렵다. 리더로 산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한 가정을 잘 인도하는 것도 힘든데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요 또한 위대한 일이다. 고독과 외로움의 여정이다. 이 세상의 모든 리더를 존경한다. 나같이 작은 자가 리더가 되어 리더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간다는 것이 은혜다. 함부로 리더 되려고 하지 말자. 멋모르고 나선 목사의 길. 알고 보니 이 길이 그 힘겨운 리더의 길이었다. 희생과 헌신과 자기 노력과 사랑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이 리더의 길이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전 15:31). 죽어야 사는 길이 리더의 길이다. 세상 모든 리더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