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하 주필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확립한 역학의 기본이 되는 운동의 법칙이 있다. 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이다. 운동의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무엇인가? “외부로부터 물체에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정지하고 있던 물체는 계속해서 정지해 있고 운동하고 있던 물체는 언제까지나 같은 속도로 운동을 한다”는 법칙이다.

달려가던 버스가 갑자기 멈추면 사람들은 차가 달리던 방향으로 일제히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을 관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런 관성의 법칙은 물체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이 자신을 패배자로 여기고 미래를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특별한 생각의 변화가 없는 한 그 패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언제까지나 절망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지금은 좀 힘들고, 어려워도 언젠가는 무지개 피어오르는 찬란한 날이 올 것이라며 꿈을 꾸는 사람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그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것 역시 관성의 법칙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힘들어도 등산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또 산을 찾는다. 무박2일 야간 등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칠흙같이 어두운 캄캄한 밤중에 낯선 사람들과 날 도깨비처럼 줄지어 밤새도록 등산하는 맛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온 산이 흰 눈으로 뒤덮여 있는 북풍한설 몰아치는 한 겨울에도 여전히 산을 찾아 떠나는데 이것도 역시 습관의 관성법칙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첫 발자욱을 떼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 옛 말에 시작이 반이라고도 했다. 한 발짝만 내 디딜 수 있다면 일단 앞으로 나가는 관성이 생기게 된다. 한 발짝이 어렵지 그 다음 발짝부터는 훨씬 수월해진다. 새벽 기도의 생활도 그렇고, 십일조 생활도 그렇다. 구역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내 몸을 드려 봉사 활동하는 것도 모두 마찬가지다. 한 번의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의 발판이 되고 그 다음은 훨씬 수월하게 도전할 수 있게 한다.

그 이유는 두 번째 운동의 법칙인 가속도의 법칙 때문이다. 가속도의 법칙은 “물체에 힘이 작용했을 때 가속도의 방향은 힘의 방향과 같으며 그 크기는 힘의 크기와 비례하고 질량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이 가속도의 법칙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은 또 다시 어떤 일에 도전해도 또 성공을 거머쥐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또 늘 더 큰 실패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홍해 바다를 건널 때는 하나님께서 홍해 바다를 육지같이 갈라놓고 건너가게 하셨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러나 광야생활 40년을 마친 후,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는 달랐다. 법궤를 멘 제사장들이 장마철에 흘러내리는 요단강 물위를 한 발짝씩 내 딛기를 한 것이었다. 조심스러웠지만 믿음으로 내 딛은 발자국만큼만 물이 갈라졌다. 한 번의 성공은 그 다음 도전을 허락했고 그 도전의 성공은 더 깊은 물속으로 도전케 했다. 흘러내리던 물이 발자국 위에서 멈춰 서는 것을 보는 순간 온 몸은 전율했을 것이고, 짜릿한 성취감으로 인해 희열이 넘쳤을 것이다.

이제 막 예수를 믿은 초신자들에겐 마치 홍해바다를 갈라놓고 건너게 하듯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성도들을 인도하신다. 그러나 오랜 세월 교회생활을 하고, 연단을 받고, 단계가 깊어진 성숙된 성도들은 요단강을 건너듯 믿음의 관성으로 발자욱을 떼어 놓아야 한다.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믿음의 줄을 붙잡아야 한다. 강물 중간까지 도착했다 해도 여전히 그곳에서 필요한 것은 믿음이다. 다시 되돌아 나오는 것은 믿음의 관성법칙이 아니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떼어 놓았던 믿음의 관성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에 충실 한다면 어느 사이엔가 강 건너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마태 14장에서 베드로는 물위로 걸어오시는 주님을 본 후 자신도 물위를 걷기를 요청했다. 주님의 말씀 따라 풍랑이는 물위를 걷던 베드로가 어느 순간 물 속에 빠져갔다. 그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바람을 보고 무서워 빠져 가는지라 (마태14:30)”

잘 나가던 베드로도 바람을 바라본 순간 관성의 법칙이 멈춰버린 것이다. 나의 행동을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 번, 두 번 하고 마는 것은 습관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달려가는 것이 습관이요, 관성의 법칙이다. 기도의 응답을 경험해 본 사람이 또 기도하고, 은혜를 받아 황홀한 하나님의 손길을 느껴본 사람이 더 큰 은혜 생활을 사모하게 된다. 십일조를 통해 무한대한 물질과 자원의 축복을 받아본 사람이 하늘에 축복을 쌓는 일에 목숨을 걸게 되고, 기도로 고질병을 고쳐본 사람이 기도에 생애를 걸게 된다.

다니엘이 관성법칙 따라 하루에 세 번씩 창문을 열고 기도생활을 하였고, 고넬료가 관성법칙 따라 구제와 기도생활 중에 성령 충만함을 받았다. 관성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은 과학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믿음생활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장마철 무더위로 인해 몸의 리듬이 깨지기 쉽고, 느슨해지기 쉬운 계절이지만 신발 끈 동여매듯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관성의 법칙과 가속도의 법칙으로 이 여름을 이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