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성전은 여호와 임재의 상징인데 그것이 철거 되었다는 것은 여호와께서 더 이상 선민인 유다 백성과 함께 하지 않는다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으로 유다인들은 이해했기 때문이다.

B.C. 538년 50여 년 만에 유다인들은 페르시아 제국의 수립과 더불어 고레스의 관용정책으로 고토인 팔레스티나로 귀국했다. 다윗 왕조가 붕괴된 침울한 상황에서 괴뢰 꼭두각시 정권인 헤롯 왕조가 도입되기 전 까지 제사장 그룹이 대외적 국가원수의 역할을 대행했다. 이제 제사장 그룹은 순수한 종교인이 아니라 정치 행정도 겸하게 되었다.

중세의 샤를마뉴 대제 당시의 기독교처럼 종교인이 정치에 참여하고 집착하게 됐다. 팔레스티나 이스라엘에서 가장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곳은 예루살렘의 한 중심인 성전시스템이다. 유다인들은 외세 지배 속에서 심한 정신적 공황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성전에 대한 유다인들의 거룩한 집착은 제사장 그룹이 백성 위에 군림 할 수 있는 좋은 모티브가 되었다. 분에 넘치는 권력을 소유한 제사장 그룹은 부정부패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었다.

예수 당시의 대제사장은 지방 제사장의 십일조를 수납하기 위해 집달이 까지 보낼 정도였고, 제사용 동물 판매를 독점함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구약 예언자의 지적대로 제사장 그룹은 백성들의 죄를 먹고 사는 자들 이다. 그래서 죄의 경중과 빈도수에 비례해서 속죄 제물의 수요와 판매량은 증가했다. 압축하자면 성전에 여호와 하나님의 거처가 상실 됐다. 그곳은 인간적 이해타산과 술수가 지배하는 공간이 되어, 신적 신비와 엄숙성이 고갈되고 증발된 곳이 됐다.

이러한 왜곡된 성전 시스템에 대해 갈릴리 청년 예수는 거사에 착수했다. 예수는 당시의 성전 수준과 상태를 ‘강도의 소굴’로 정의하고 규정한 후 성전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예수의 첫 평가와 심사 코너는 성전구내매점의 제사용 동물 판매 코너와 연보용 유다인 화폐 환전 코너였다. 예수는 소지하고 있던 노끈으로 번개 같이 채찍을 제작하여 휘둘렀다. 성전은 아수라장·난장판이 됐다.

예수의 거룩한 분노에 성전에는 정적만이 흐른다. 이 일을 계기로 종교 기득권층의 예수제거·살해 음모는 탄력을 받게 된다. ‘개혁에는 희생이 동반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나간 역사를 통해서 배웠다.

요즘 현대의 실정법을 적용하자면, 예수의 혐의는 ‘건조물 무단 침입, 공포 분위기 조성, 기물손괴, 동물학대, 영업방해’에 해당 한다.

개신교는 일소하고 정화하고 개혁해야 될 부분에 대해서 과감하게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각오로 결단하여 본래의 위상을 회복하기 바란다. 그것이 참된 평화와 대 화합을 이루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