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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경계인

무늬는 진짜! 원단은 모조!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l승인2015.02.14l수정2023.04.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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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동헤럴드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익명의 한 현자가 있었다. 어느 날 밤 그는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청년에 관한 꿈을 두 개 꾸었다. 하나는 길몽이고 또 하나는 악몽이었다.

다음 날 현자는 청년을 찾아가서 어느 꿈 이야기 부터 전해줄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청년은 길몽부터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현자는 청년에게 “여보게! 길몽은 당신이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사실이네!” 이 말을 들은 청년은 아주 기뻐했다. 그리고 이 청년은 악몽은 뭐냐고 물었다.

현자는 “악몽은 당신이 천국 가는 날짜가 내일 이라는 사실이네!” 이러한 답변에 이 청년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더 이상 단어의 나열이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저승은 경험 해보지 않은 실체’이므로 낯설기 때문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살고 있다. 안전거리 없이 하나님과 밀착되다가 하나님께서 무리한 요구(?)를 해 오시면 곤란해지고 피곤해지기 때문에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차원일 것이다.

현대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어떤 존재와 의미일까!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훈수나 두는 정도의 위상 일까! 우리의 다급하고 위급한 상황을 수습만 해 주는 정도의 위상일까?

우리는 하나님께 수준 높은 다양한 신앙고백을 쏟아내며 또 그 고백을 무한궤도로 반복하고 있다. 하나님께 올인(all in) 한다는 고백과 표현이 신앙적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반추 해 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 암흑기의 한 예언자는 여호와 신앙과 바알 신앙 사이에서 머뭇거리며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당시의 백성들을 질책 했다. 그 백성들은 여호와 신앙의 정통성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인정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평일에는 생업에 종사해야 되기 때문에 현물 경제를 지배하는 바알 신앙을 완전히 외면하면 고달프고 피곤해 진다는 논리에 젖어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적으로 양다리 걸치기라는 유혹에 심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편하고 피곤한 것을 싫어하고, 편안하고 안락함에 매료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한 성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신앙의 영역에서는 경계해야 될 요소이다.

현대 기독교인들은 ‘세상 재미’도 보고 ‘하나님 재미’ 까지도 동시에 보려는 성향이 강하다. 무늬는 진짜, 원단은 모조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양다리 걸치기’ 정도가 아니라 두 손, 두 발 세상 쪽으로 다 와 있고 하나님께는 유사시를 대비해서 ‘머리카락 한 올’ 혹은 ‘새끼손가락’ 하나 정도 밖에는 걸치고 있지 않는지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또 주님께 우리 몸을 어느 정도 밀어 넣고 있는 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 쪽도 세상 쪽도 아닌 애매한 ‘경계인’의 삶을 청산해야 한다.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akib@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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