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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군마 아닌 소형 나귀 렌터카

[Ku마가여행스케치/예수와 마실가기]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l승인2016.08.21l수정2018.11.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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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메시아 비밀’ 선포 이후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자신의 수난과 의미에 대하여 밝혔다. 그러나 종려나무 의식을 거행한 자들은 민족적·정치적 메시아 관에 매료됐고 매몰돼 있었다. 또한 그들은 독점적·배타적 선민의식을 부적(符籍)처럼 간직한 자들이었다.

종려주일은 그리스도가 구속사 완성을 위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갈채와 환호를 보내며 환영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주일로서 부활절 일주일 전이다.

다음 날부터 6일간은 성(聖)주간으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고난주간이다. 이 시기에 교회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종파에 따라서 종려나무 가지를 나누어 보관 했다가 다음 해의 재(災)의 수요일에 태워서 재를 만들어 사용한다.

이날 예수는 군중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유월절 엿새 전이므로 본토 유다인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처에 산재한 이산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향하여 인구밀도가 과포화 상태였다. 당시 지배층인 로마제국 당국과 헤롯 행정부가 위협을 느낄 정도의 블록버스터급 대규모 인파였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대다수가 예수께 매료되어 있었다는 점과 그를 민족적·정치적 메시아로 규정했다는 점 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는 그리스도의 의전(儀典)에 관한 부분이다.

예수는 이동수단으로 나귀를 채택했다. 그것도 상업용으로 마력(馬力)이 부적합한 새끼 나귀였다. 당시의 나귀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주로 화물 운반용으로 주로 사용됐다. 성년(成年)이 된 청년이 작은 새끼 나귀를 타고 뒤뚱뒤뚱 이동하는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요즘으로 표현하자면 리무진에 탑승해야 될 국가수반이 소형 화물차의 화물칸에 탑승한 셈이다.

예수는 왕의 신분이지만 종의 모습으로 죄로 오염된 인간 세계에 성육신했다. 의전 상 나귀 탑승은 자연스럽지 않다. 예수는 사물도 아닌데 나귀 등허리에 적재됐다. 예수는 자신을 인격체 보다 하등한 사물로 격하시킨 셈이다. 세례 요한도 자신을 인격체가 아닌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라는 사물로 스스로 격하시켰다. 그것은 극단적 겸손의 표현이자 곧 도래할 구속사적 드라마에 대한 암시였다.

예수는 평소에도 주로 걸어 다녔는데 왜 뜬금없이 나귀 렌터카인가! 더군다나 나귀는 레위기에서 부정한 짐승의 범주로 분류됐다. 되새김질을 안 하며 쪽발이 아닌 통굽이다. 나실인으로 출생한 삼손이 적성국 블레셋을 치는데 나귀 턱뼈를 주 무기로 사용했듯이 나귀는 고상한 이미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율법상 천박한 동물이다.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왕인 예수께 부합하는 의전은 군마(軍馬) 탑승이다. 군마는 군수용(軍需用)으로 장교들과 민수용(民需用)으로 귀족 이상 상류층들의 이동수단이다. 그리스도는 권세 있는 자이나 권세를 상징하는 군마(軍馬)에 탑승하지 않고 평화와 겸손과 순종을 상징하는 나귀에 탑승했다.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akib@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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