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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칼럼] 치킨 게임

주필 김진하 목사/평양노회 증경노회장, 예수사랑교회 본지 주필/김진하 목사l승인2018.03.17l수정2018.11.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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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주필/김진하 목사(평양노회 증경노회장, 예수사랑교회)

전설처럼 살다 간 제임스 딘의 단 3편의 영화중에 ‘이유 없는 방황’ 이란 영화가 있다. ‘이유 없는 방황’은 비행 청소년처럼 당시로써는 매우 생소했던 이 개념들이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1955년 작품으로 청소년이란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당시에 청소년을 다룬 영화라는 점이 색다르다.

늘 혼자인 짐 스타크(제임스 딘)은 새로운 마을로 이사 온 첫날부터 말썽을 일으킨다.

그런 그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불량배 버즈 일당과 원치 않는 만남이 이루어진다. 짐은 밤마다 절벽 끝까지 전력 질주하여 차를 몰고 가서 절벽 가장 가까이에서 멈추는 사람이 이기는 치킨 런 게임을 즐겼다. 주인공과 불량배 두목이 각각 차를 타고 절벽을 향해 질주를 하다가 먼저 멈추거나 핸들을 돌리는 사람이 패배자가 되는 대결을 벌린 것이다.

▲ 본지 주필/김진하 목사(평양노회 증경노회장, 예수사랑교회)

생명을 거는 무모한 것 같은 대결이지만 영화의 한 장면인 이 대결은 1950년대 미국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치킨게임이라고 불린 이 대결은 먼저 핸들을 돌리는 겁쟁이를 가리는 경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이 모두 고집을 피운다면 모두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끔찍한 게임이었다.

이와 비슷한 게임으로 기차가 다니는 철로위에 서서 마주 달려오는 기차 앞에서 누가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는 치킨 게임도 있었다. 이 무모한 대결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죽거나 평생 불구가 되기도 했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무모한 대결을 언급할 때 치킨게임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 본지 주필/김진하 목사(평양노회 증경노회장, 예수사랑교회)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부터 최근 기업들 간에 가격 경쟁도 일종의 치킨게임이다. 또한 권력을 향한 정치세력 간의 대립 역시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장을 보는 치킨 게임 같은 것이다. 치킨게임은 사실은 우리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커피점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기다보니 커피값 인하 경쟁을 벌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1000원을 할인했는데 옆 가게가 따라서 인하하니 절반 값을 받고 한잔 값에 두 잔을 주기도 하더니 이윽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1000원에 판다. 이렇게 팔아서 어떻게 이윤을 남기나? 우리 동네에는 커피숍이 10개 이상 생겨나더니 요즘 카페베네도 문을 닫고, 가장 먼저 문을 열었던 커피집도 닭튀김 집으로 업종을 바꾸고 말았다. 치킨게임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 김진하 목사·이금선 사모(좌측부터)

원래 죽기 살기로 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 양보도 없고, 이해도 없고, 남 탓만 남게 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내가 받을 상처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된다. 이렇듯 사람들이 무모한 대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이해와 양보이다. 이해와 양보는 패배가 아니라 성숙한 단계의 승리인 것이다. 한 나라의 왕이었으면서도 자기 사위를 상대로 죽자하고 치킨게임을 벌였던 사람이 있었다. 사울 왕이다. 나라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절박한 위기의 때에 혜성같이 나타나 적군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물맷돌 하나로 쓰러뜨리고 목을 베어온 영웅 다윗을 상대로 끈질기게 치킨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 김진하 목사·이금선 사모(좌측부터)

나라를 구한 것은 참 고마운 일이었지만 그 일 후로 다윗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것이다. 백성들은 다윗을 높인다는 것이 그 비교 상대로 사울을 선택했던 것이다.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 이런 백성들의 생각 없는 속설에 사울왕은 오장육부가 뒤틀렸다. 다윗의 가능성을 보고 딸 미갈을 주어 사위를 삼았지만 머지않아 자기의 왕 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생각한 것 같았다.

그는 기회 나는대로 다윗을 죽이려고 시도했다. 칼을 던지기도 했고, 군사를 이끌고 추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엔게디 광야에 다윗이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3천명의 군사들을 이끌고 수색작전을 벌였던 것이다. 그리고 한 굴에서 그 둘이 만나기는 했지만 다윗은 몰래 왕의 옷자락만 베어가지고 그 자리를 피해 나왔다. 치킨게임에 몰두한 왕을 상대로 함께 그 게임을 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였다. 당신은 내 목숨을 찾고 있지만 나는 당신을 해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지금 우리가 속해 있는 총회와 총신대학교가 마치 치킨게임을 보는듯하다. 네가 죽든지 내가 죽든지 누가 이기나 보자하며 경쟁의 깃발을 드높이는 형국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치킨게임은 서로가 죽는 길이다.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이해와 양보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올해에도 우리가 사는 곳곳에서 이런 투쟁과 싸움이 쉴 새 없이 벌어질 것이다. 상대를 이겨야만 내가 산다고 생각지 말고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너도 살고, 나도 살 수 있는 길은 이해와 양보 하는 것이다. 아무 소득도 없는 소모적인 싸움은 이 정도에서 그치고 생산적인 경쟁으로 더욱 부흥하고 발전하는 교단과 총회,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총신대학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지 주필/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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