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임창일 목사

네 번째 가상칠언이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히, 아자브)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 27:46). 성육신(成肉身)부터 십자가(十字架)까지 공생애 전체가 고난의 연속이지만, 주님은 정오부터 오후3시까지 계속된 어두움 속에서 고통의 끝자락에 절규했다. 그것은 다윗의 절규였다(시 22:1). 히브리어 아자브(עזב)는 버리다, 포기하다(forsake, desert, give up)란 뜻이다. 왜 하나님은 아들을 버리셨는가?

1. 십자가 예표(Typology). (1)이삭 번제. 구약의 대표적 십자가 예표(豫表)다(창 22:1-14). 아브라함의 삶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고향(갈대아 우르)과 친척(상속자 롯, 엘리에셀, 이스마엘)과 아버지의 집(이삭)을 완전히 떠나야 했다(창 12:1-3). 이삭은 자신을 바쳤고, 주님도 자원하여 십자가를 졌다(요 10:17,18). 야곱은 베냐민을, 에스더는 목숨을 내놓았다.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죽으면 죽으리이다”(창 43:14; 에 4:16). (2)부활신앙.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치면 다시 살려낼 하나님을 믿었다(히 11:17-19). 하나님은 그 믿음을 인정했다(창 22:12-14). ‘여호와이레’(히, 라아), 즉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에서 히브리어 라아(ראה)는 보다(see)란 뜻이다. (창 22:8). 이삭 번제는 예수님의 십자가 제사의 완벽한 예표였다(히 10:12-14).

2.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마 27:46). 네 번째 가상칠언의 의미는 셋이다. 불순종의 결과는 죽음이지만, 순종의 결과는 삶이다(롬 5:19). (1)대속물(代贖物). 무죄한 주님은 남김없이 죄 값을 지불한 대속물이었다(마 20:28; 롬 6:23). 아들은 고통으로 절규했고, 아버지는 죄 값을 철저히 요구하며 외면했다. 그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었다(요 1:29). (2)비하(卑下)와 승귀(昇貴). 자기를 비워 죽기까지 복종한 주님도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다(빌 2:6-11; 사 53:7). 죄의 삯은 사망이다(롬 6:23). (3)순종(順從). 주님은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워서 온전하게 되셨은즉”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다(히 5:8-10). 아버지께 순종한 이삭도 100배로 복을 받았다(창 26:12-15).

3. 유월절(踰越節). (1)모세. 이스라엘은 430년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그 달을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로 삼았다(출 12:2). 어린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이었다(출 12:5). 죽음의 사자는 좌우문설주와 인방에 바른 어린양의 피를 보고 넘어갔다(출 12:7,13). 모세는 유월절을 여호와의 절기로 기념했다(출 12:14). (2)예수님.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유월절 어린양이었다(요 1:29; 19:17; 사 53:6). 역사는 주님을 중심으로 BC(주전)와 AD(주후)가 나뉜다. 십자가란 대제사장 예수님이 단번에 무죄한 자신을 제물로 바친 ‘영원한 제사’다(히 4:14-16; 9:11-14,22; 10:10-14). (3)성만찬(聖晩餐). 행할 때마다 예수님을 기념(記念)하며 떡과 잔의 의미를 새기자!(고전 11:24,25) “이것은 내 몸이니라, 이것은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 26:26,28).

4. 신약의 적용. (1)언약의 피. 기독교는 십자가(피)의 종교다(히 9:22).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라”(This is the blood of the covenant, 히 9:20). 십자가는 ①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열고(딤전 2:4), ②죄인에게 버림받음을 경고하고(계 21:8), ③무죄한 주님을 대속물로 바친 제사였다(사 53:4-6; 마 20:28). (2)찢어진 휘장.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19,20). 주님은 십자가의 물과 피로 단번에(Once for All) 하늘성소에 들어갔고(요 19:33,34; 히 9:12,28), 성소와 지성소를 가로막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졌다(마 27:51; 엡 2:14-16). 왕 같은 제사장이 된 성도들은 대제사장만 1년, 1번 들어가던 지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다(히 4:14-16; 벧전 2:9,10). 믿음, 소망, 사랑으로 서로 격려하며 지성소로 모이길 힘쓰자!(히 10: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