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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하 칼럼] “기어를 중립에 놓고 기다리라”

김진하 목사/증경평양노회장·예수사랑교회 논설위원/김진하 목사l승인2020.07.29l수정2020.07.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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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주차장 복잡한 곳에 차를 세워 둘 때에는 기어를 중립에 놓아 달라는 부탁을 받곤 한다. 기어를 중립에 두지 않으면 차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이란 기어를 중립에 두고 하나님의 명령을 기다리는 생활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보면 기어를 중립에 두고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만을 기다렸던 것을 볼 수 있다.

바울이 전도 여행을 위하여 지중해 연안의 이 곳 저 곳을 다닐 때였다. 이상하게도 아시아에 복음을 전하지 못 하도록 하나님께서 막으시는 것이었다. 그가 드로아로 내려가 밤에 잠을 자던 중 한 환상을 보게 되었는데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말하기를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바울에게 들린 특이한 음성이었다.

바울은 그 환상 속의 음성에 순종하여 발걸음을 돌려 유럽의 관문인 마게도냐로 가서 복음을 증거하므로 유럽 복음화의 문이 처음으로 열리게 되었다. 마침 루디아가 자주장사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바울을 만나 그녀의 집에서 빌립보 교회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유럽 최초의 교회인 빌립보 교회를 세운 이는 바울이다. 바울은 기어를 중립에 놓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 채 적어도 6개월 이상을 기다렸던 것이다.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다. 그는 1948년에 퇴역한 다음 콜롬비아대학교의 학장을 지낸 적이 있었다. 당시에 학생들은 건물에서 건물로 옮겨 다닐 때에 잔디밭을 밟고 다녔다. 입구에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푯말을 붙여 놓았지만 학생들은 길이 아닌 잔디밭으로 다녔다.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학생들은 그 길을 사용하지 않았다.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란 팻말을 붙여놨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학교 직원이 학장인 아이젠하워에게 와서 이 사실을 보고했다. 보고를 들은 아이젠하워는 학생들이 밟고 다닌다는 잔디밭의 길을 직접 걸어 보기로 했다. 편리하고 가까웠다. 이번에는 만들어 놓은 길을 걸어 보았더니 불편하고 조금 멀었다.

그 때 아이젠하워는 아주 간단한 해결방안을 내 놓았다. 학생들이 밟고 다녀 잔디가 누렇게 죽고 자연적으로 길이 난 잔디밭에 길을 닦았다. 그리고 학생들이 다니지 않는 길에는 꽃을 심음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었다. 무슨 일이든지 억지로 하려고 하면 안 된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명령을 기다려야 한다.

애굽의 바로 왕은 이스라엘 인구 말살 정책을 썼다. 히브리인이 아들을 낳으면 나일강에 던져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그 즈음에 모세가 태어났다. 모세의 부모는 석 달 동안이나 숨겨가며 모세를 길렀지만 더 이상 숨겨 기를 수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모세를 갈대상자에 눕힌 후 나일강에 띄워 보냈다.

갈대상자는 히브리어로 ‘테바’라고 하는 데, 이는 ‘키가 없는 배’를 말한다. 완전히 하나님께 맡긴 배라는 의미다. 모세를 담은 갈대상자는 항상 중립기어에 놓여져 있었다. 온전히 하나님께 맡겼더니 하나님이 잘 운전하여 주셨다. 바로의 공주가 발견하고 애굽의 궁중에 데려다가 왕자로 길렀다. 모든 일의 기어를 중립에 놓았더니 하나님이 개입하신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홍해 바다 앞에 섰을 때에 모든 환경이 막혔다. 앞에는 출렁이는 홍해바다, 뒤에는 애굽의 군대들이 추격하였고 주변은 사막이라 어디로 피할 곳이 없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기어를 중립에 넣고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똑똑히 목격하라는 것이었다. 그분의 하시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보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기어를 중립에 넣고 기다릴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성급하게 속도를 내는가 하면, 앞으로 뒤로 마구 방향 없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달리려는데 앞에 누가 방해를 하면 신경질을 내며 클락션을 마구 눌러대고, 앞에 길이 막히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샛길로 빠져 버린다.

조급하지 말고 우리의 기어를 중립에 넣고 가만히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기다려보자. 우리가 알지 못하는 크고 놀라운 일로 우리를 놀라게 만들어 주실 것이다.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pastor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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