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총회에서 어떤 법이 제정되고 결의가 되면 소급 적용의 문제로 논란이 일어난다. 즉 법 제정이나 결의 전에 이미 결정된 일은 나중에 만들어진 법이나 결의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소급 적용이 가능한 경우를 살펴보자.

Ⅰ. 사회소송대응시행세칙을 실례로 들어

① 제104회 총회 결의로 사회소송대응시행세칙연구위원회에서 사회소송대응시행세칙(이하 시행세칙)을 제정하여 규칙부 심의를 받은 후 제105회 총회에 보고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보고하였고 제105회 총회는 이 보고를 받으므로 시행세칙이 만들어졌다.

② 그 중 시행세칙 제3장 제15조(승소시) 2항 “해당 재판국 판결 및 관련 결의는 소송제기자가 승소 판결을 받은 날로부터 효력이 정지된다.”고 하였다. 승소로 보는 관점은 시행세칙 제1장 제4조 4항 사회소송에서 승소한 경우란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승소 판결을 받은 경우, 가처분신청․가압류신청에서 신청인(채권자)이 인용 결정을 받은 경우, 고소인의 고소로 피고소인이 유죄(벌금. 집행유예, 실형)로 처벌된 경우”를 포함한다. 즉 상대방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서 인용 결정만 받아도 승소로 본다.

③ 그런데 만약 총회 재판국 판결과 관련 결의에서 이긴 것은 시행 세칙이 만들어지기 전에 있었고 상대방이 사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은 시행 세칙이 만들어진 후이고 계속 소송이 계류 중에 있다면 어떻게 되는가. 한편은 시행 세칙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겼으니까 후에 만들어진 시행 세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편은 시행 세칙이 만들어진 후에도 완전 종료된 사건이 아니기에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아래에 언급하여 보기로 한다. 이 문제는 시행 세칙 뿐 아니라 총회가 제정한 법과 결의를 적용하는 문제에 대하여 기준이 된다.

Ⅱ. 법과 결의에 대한 소급 적용의 문제

① 헌법 제13조 2항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헌법은 이미 종결된 사안에 대하여 적용하려고 입법하는 것을 못하도록 소급 입법 금지의 원칙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법을 만들기 전과 결의를 하기 전에 이미 종결된 사안에 대하여는 소급 적용을 할 수 없다.

② 그러나 법과 결의가 있기 전에 이루어진 사안이라 하더라도 법과 결의가 있은 후에도 계속 진행 중에 있는 경우라면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 부진정소급입법(不眞正遡及立法)이란 ‘과거에 시작되었으나 현재 완결되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인 사실 관계나 법률관계에 효력을 미칠 목적으로 하는 입법’을 말한다. 매우 중대한 공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법률이나 법률 요건의 효력이 법률 시행 전, 또는 법률 요건 성립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효력이 생기는 소급효’를 위한 입법을 할 수 있다.

③ 법무법인 광화는 “우리 대법원은 법률불소급의 원칙, 소급효 금지의 원칙은 그 법률의 효력발생 전에 완성된 요건 사실에 대하여 당해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계속 중인 사실이나 그 이후에 발생한 요건 사실에 대한 법률적용까지 제한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2001.11.13.선고2001두5705판결)”라고 자료를 제공한다.

④ 또한 대법원 1989.7.11.선고.87누1123.에 이런 판결의 내용이 있다. “대학이 성적불량을 이유로 학생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있어서 수강신청이 있은 후 징계 요건을 완화하는 학칙개정이 이루어지고 이어 당해 시험이 실시되어 그 개정 학칙에 따라 징계 처분을 한 경우라면 이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에 관한 것으로서 구 학칙의 존속에 관한 학생의 신뢰보호가 대학당국의 학칙개정의 목적달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들은 구 학칙으로 입학하였는데 왜 입학후 만든 신 학칙을 적용하느냐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법원 판결요지는 구 학칙으로 입학한 학생을 개정 학칙으로 징계 처분을 하여도 학생의 신뢰보호보다 대학당국의 학칙개정 목적달성이 더 중요하면 소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⑤ 신뢰보호의 원칙이란 예를 들어 ‘갑’이 ‘을’기관에 건축을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여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모든 건축 준비를 하였는데 그 후 ‘을’기관이 법을 바꿔 건축을 못하게 한다면 신뢰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 이런 원리로 본다면 총회 재판국이 승소 판결을 내린 후 번복을 하여 신뢰보호를 위반했다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해당 재판국의 판결은 상급심이나 사회소송을 통하여 변경될 수 있으므로 그 재판의 효력에 대하여 당사자가 끝까지 신뢰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총회가 공익을 목적으로 제정한 법에 의하여 소급적용이 되어 효력이 정지당하는 것은 신뢰보호 위반이 아니라고 사료된다.

Ⅲ. 결론

길게 설명을 하였지만 간단하게 정리하면 법이 제정되거나 결의가 있기 전에 완전히 종료된 사안에 대하여는 소급입법을 만들어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법이 제정되거나 결의가 있기 전에 이루어진 사안이라 하더라도 법 제정이나 결의 이후에 완전히 종료가 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 후에 만들어진 법이나 결의에 따라 적용을 받는다. 즉 과거에 발생한 법률관계가 지금도 완료되지 않고 진행 중일 때는 후에 만든 법에 의하여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형식적으로는 소급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소급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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