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전국 교회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시무목사가 위임국장 재판국원 시찰장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필자의 견해를 피력해 보고자 한다.

Ⅰ. ‘시무목사 위임국장이 될 수 있는가’ 에 대하여

① 제103회 총회에서 “평남노회장 황용규 씨가 헌의한 위임받지 않은 시무목사가 임시당회장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의 건은 불가한 것으로 가결하다.”로 정리하였다. 시무목사가 임시당회장이 될 수 없다는 결의는 시무목사는 다른 교회의 일에 관여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이해된다. 정치 제15장 제12조에 보면 시무목사에게 “노회 결의로 당회장권을 줄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의 당회장권도 임시로 받아 행사하는데 다른 교회에 관여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② 정치문답조례 제584문 목사 위임식 순서는 “노회장이나 혹은 위임국장 사회 하에 간단히 취지를 설명하고 진행한다.”고 되어 있다. 위임식은 노회가 주체가 되어 거행하는 것이므로 노회장이 사회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위임국장이 할 수도 있다고 하였으니 위임국장은 노회장과 방불한 자로 노회장을 지냈거나 노회장이 될 수 있는 위임목사여야 한다.

③ 정치 제15장 제10조(임직예식) 목사임직의 서약은 노회장이 하도록 되어 있다. 노회가 안수하여 목사로 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해 교회 목사의 위임예식도 노회가 위임목사로 세워 주는 것이기에 노회를 대표하여 노회장이 서약을 시키는 것이 부합한다. 그런데 위임국장을 정하여 서약하게 하는 것이니 그 위임국장은 위에서 말한 대로 노회장과 방불한 자로 노회장을 지냈거나 노회장이 될 수 있는 위임목사여야 한다.

④ 위임목사로 있다가 폐당회가 된 목사도 위임국장 자격이 없다. 헌법 제9장 제1조에 의거 당회의 조직은 지교회 목사와 치리 장로로 조직한다고 되어 있는바 치리장로가 유고(有故)되었다면 조직교회에서 미조직교회가 된다. 위임목사는 정치 제4장 4조 1항에 근거 조직된 교회에서 청빙할 수 있으므로 폐당회가 되어 조직교회의 요건이 상실되는 순간 위임목사의 신분도 상실된다. “폐당회 시 위임목사 신분이 자동적으로 임시목사 신분으로 바뀌는 것과 같이 당회가 복구되면 임시목사 신분에서 자동적으로 위임목사 신분으로 변경된다.”(이종일지음, 꼭 알아야 할 100가지 교회 법률: 기독신문사, p.102.). 박병진 편저, 교회헌법대전: 한국교회헌법문제연구소, p.493. 에서도 동일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⑤ 제102회 총회에서 “중서울노회장 강조훈 씨가 헌의한 폐당회가 되어 2년 위임 해제가 유보되고 있는 위임목사는 노회장과 총대 제한 헌의의 건은 헌법대로 하기로 가결하다(위임목사직은 유지되나 노회장과 총대 불가).”로 결의하였다. 위임목사직이 유지된다는 말은 위임목사라는 말은 아니다. 위임목사와 동일하다는 의미라면 노회장도 되어야 하고 총대도 되어야 하는데 위임목사직은 유지되나 노회장이나 총대는 될 수 없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제60회 총회 결의에 따라 2년 안에 장로를 세우면 위임식을 별도로 하지 않고 그대로 위임목사의 지위를 인정한다는 배려일 뿐이다. 그러므로 폐당회가 되면 곧 바로 위임목사는 시무목사의 지위로 돌아가기 때문에 위임국장이 될 수 없다.

Ⅱ. ‘시무목사 재판국원이 될 수 있는가’ 에 대하여

① 제98회 총회에서 “진주노회장 정병표씨가 헌의한 재청빙청원을 받지 않은 임시목사가 조사처리위원, 재판국 국원이 될 수 있는지 질의의 건은 불가함을 가결하다.”로 결의하였다. 이 결의대로 하면 시무목사인 경우라도 재청빙을 받았을 때는 조사처리위원이나 재판국원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② 그러나 제103회 총회에서 “강중노회장 강원석씨가 헌의한 위임목사 외 시무목사, 임시당회장 재판권 금지의 건은 헌법대로 하기로 가결하다(재판권이 없음)”로 정리하였다. 후결의 우선원칙에 따라 시무목사는 재판권이 없으므로 재판국원이 될 수 없다.

③ 제103회 강중노회 헌의가 당회의 재판권을 묻는 헌의였기에 시무목사가 당회에서만 재판권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당회 재판권을 묻는 헌의였다고 해도 시무목사에게 재판권이 없다는 총회 결의는 당회나 노회에 공히 적용하는 것이 맞다.

Ⅲ. ‘시무목사 시찰장이 될 수 있는가’ 에 대하여

① 위임국장 부분에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언급해 본다. 제103회 총회에서 “평남노회장 황용규 씨가 헌의한 위임받지 않은 시무목사가 임시당회장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의 건은 불가한 것으로 가결하다.”로 정리하였다. 시무목사가 임시당회장이 될 수 없다는 결의는 시무목사는 다른 교회의 일에 관여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로 이해된다. 정치 제15장 제12조에 보면 시무목사에게 “노회 결의로 당회장권을 줄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의 당회장권도 임시로 받아 행사하는데 다른 교회에 관여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② 정치 제10장 6조 10항 “노회는 허위 교회를 돌아보기 위하여 시찰 위원 혹은 특별 위원에게 위탁하여 노회 개회 때까지 임시로 목사를 택하게 할 수 있고 혹 임시 당회장도 택하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시찰장은 허위 교회를 돌아보고 임시당회장도 택해야 하는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데 임시당회장이 될 수 없는 입장에서 시찰장이 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혹자는 임시당회장만 못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나 궁색한 답변에 불과하다. 임시당회장을 할 수 있는 자가 시찰장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③ 정치 제10장 제6조 10항 “시찰 위원을 두는 목적은 교회와 당회를 돌아보고 노회를 위하여 교회 형편을 시찰하는 것이니”라고 하였다. 자신이 시무하는 당회의 당회장권도 임시로 받았는데 다른 교회 당회를 돌아볼 수 있는 시찰장이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또한 정치 제10장 제6조 9항에 보면 “허위 당회에서 강도할 목사를 청하는 일을 같이 의논할 수 있고”라고 하였다. 허위 교회 당회원들과 강도할 목사를 청하는 일을 의논한다는 것은 임시당회장 역할을 하는 것과 방불하다. 왜냐하면 임시당회장이 정해졌으면 그 임시당회장과 함께 설교할 목사를 의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찰장은 임시당회장이 될 수 있거나 임시당회장이 정해지기 전에 임시당회장 역할을 대행할 수 있는 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Ⅳ. 결론

시무목사는 위와 같은 법리로 위임국장, 재판국원, 시찰장이 될 수 없다. 글을 쓰다보면 어느 한편으로부터 원망을 들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법리를 말하기 위하여 쓰는 것이므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과거 필자는 “헌법개정, 본래의 법 정신을 살려야 한다.”는 글에서 시무목사가 재청빙을 청원할 때 공동의회의 절차없이 당회장을 통하여 청원만 하면 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여론은 목사와 교인의 견제와 균형을 위하여 반드시 공동의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했지만 필자는 목양권을 보호해 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런 글을 쓴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시무목사의 목양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임국장, 재판국원. 시찰장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목양권과는 관계가 없다. 목회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회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목양에 전념하기 원한다면 이런 직책을 맡을 수 없는 것이 목회 사역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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