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제90회 총회를 통하여 합동교단과 개혁교단이 합동을 하여 15년이 지났다. 제105회 총회는 합동 15주년을 기념하여 감사예배를 드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그런데 소강석 총회장이 총신재단이사장으로 장점이 많지만 개혁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는 식으로 글을 쓴 것을 보았다. 합동의 의미를 모르는 무지한 말이다. 합동이란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한 가족이 된 집안이다. 그러므로 출신을 따져 총회 화합을 깨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Ⅰ. 합동을 영입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① 영입이란 ‘어떤 사람을 회사나 조직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즉 합동교단이 개혁교단을 합동 교단의 일원으로 받아 들였다면 영입이다. 그러나 합동(合同, congruence)이란 두 교단이 모양과 크기가 같다는 전제로 완전히 포개어 지는 것을 말한다.

② 그러면 영입인가. 합동인가. 2005년 6월 21일 합동교단 총회장과 개혁교단 총회장 간에 작성한 문건에는 ‘합동 원칙 합의서’라고 되어 있다. 또한 제90회 총회 때 받은 보고에 보면 “본 교단 영입위원(합동)의 보고는 받고 합동한다”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합동교단이 개혁교단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합동교단과 개혁교단이 합동하였다.

Ⅱ. 합동일 경우에 헌법과 역사성은 공유된다

① 합동교단이 개혁교단을 영입했을 경우는 합동교단의 헌법과 역사 안으로 개혁교단이 들어와 흡수된다. 즉 예전의 개혁교단 헌법과 역사는 없어지고 합동교단 헌법과 역사를 따라야 한다. 개혁교단의 구성원은 합동교단에서 새로 출생하는 것과 같다.

② 그러나 합동일 경우 두 교단의 헌법과 역사는 총회가 하나 되기로 한 가결 속에 이미 그 기능이 일시 정지되거나 폐기되는 것을 내포한다. 즉 두 교단 헌법과 역사가 일시 정지되거나 일시 폐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후 두 교단은 합동 합의서에 “합동된 교단의 명칭은 1979년도 제64회 총회시 명칭이었던 대한 예수교 장로회 총회(합동)라 한다”고 하였고, “합동원칙 합의서 이외의 제반 사항은 대한 예수교 장로회(합동)의 헌법과 규칙을 따르되...본 헌법을 사용하기로 하였다”라고 되어 있다.

③ 위 합동합의서의 의미는 개혁교단이 합동교단의 헌법과 역사를 따르기로 하고 영입된 것이 아니라 합동하는 순간 예전의 양 교단 헌법과 역사는 일시 정지되거나 폐기되고 다시 시작하되 합동교단 헌법과 역사를 따라 함께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출생으로 비유할 때 영입이라면 먼저 합동측이 출생하고 나중에 개혁측이 출생한 것이 되지만 합동이기 때문에 합동교단의 헌법과 역사를 공유하며 동시에 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쪽에서 정통성이나 기득권을 주장할 수 없다. 우선권이나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높일수록 우리의 평균 점수는 올라간다.

Ⅲ. 합동은 신앙과 신학과 신앙고백이 같을 때 가능하다

① 합동교단과 개혁교단은 제90회 합동선언문을 통하여 이 사실을 확인하였다. 합동선언문을 그대로 옮겨보자. 하나, 우리는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우리의 신학적 바탕으로 하나님 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의 신앙의 토대를 굳건히 한다. 하나,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원리에 의한 장로교회의 정치 체제와 그 역사를 계승한다. 하나, 우리는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사역을 극대화함으로 이 땅의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하나, 우리는 바른 신학과 신앙으로 이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한다.

② 그리고 이어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가 되는 새 역사를 이루었다. 이제 분리보다 일치를, 정죄보다 용서를, 분산보다 협력을 통하여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을 선포하며, 개혁주의 신학의 아름다운 정통을 계승하기 위하여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돌보심을 간구한다. 오직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옵소서.(고전10장 31절)” 이렇게까지 선언해 놓고 출신에 따라 신앙과 신학의 높낮이가 있는 것처럼 말할 수 없다.

Ⅳ. 결론

개혁교단을 영입한 것이 아니고 헌법과 역사를 공유하고 같은 신앙, 같은 신학, 같은 신앙고백을 선언하며 함께 출발하는 합동을 하였다. 그러므로 총신재단이사장이나 교단을 봉사하는 일을 맡길 때 출신을 따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합동을 한지도 어언 15년이 지났는데 더욱 합동을 견고히 하고 교단의 화합을 위하여 개혁 측 출신 재단이사장의 배출을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총회와 총신을 잇고 총신과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재단이사장이 선출되기를 기도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이 밤을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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