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어린 독수리 한 마리가 덫에 걸렸다. 덫을 놓은 소년은 독수리를 쇠사슬에 묶어 커다란 바위에 묶어 놓았다. 독수리는 사슬을 끊고 날아가고 싶었으나 방법이 없었다. 발목이 벗겨져 피가 나도록 몸부림을 쳤고 날개가 부러지도록 애를 썼다. 부리가 깨져라고 쇠사슬을 물어뜯어 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지쳐버린 독수리는 소년이 가져다주는 먹이를 먹었다. 서서히 소년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길들여져 갔다. 적어도 소년과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부족함이 없었다. 힘들게 먹이를 찾아 나설 필요도 없었고 치열한 싸움을 할 이유도 없었다. 그냥 귀여움을 받으며 살면 되었다. 얼마 후 쇠사슬을 풀어 놓았지만 독수리는 날아 갈 생각은 않고 소년의 어깨 위에 올라 앉아 있었다. 닭에게 모이를 주었더니 그것을 빼앗아 먹으려고 닭과 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여기 길들여진 독수리는 죄악 된 세상에서 길들여져 가는 크리스천들과 너무도 닮은꼴이다. 하나님의 자녀로 지음 받아 세상을 다스리고 지배해야할 사람들이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지배를 받고 있고 세상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의 예배인원이 제한을 받았다. 한 동안 성도들은 교회에 오지 말고 집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도록 안내했다. 백신을 맞기 시작한 지금은 거리두기에 조금 여유가 생겨서 이젠 교회로 발걸음을 옮겨 일부지만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집에서 자유롭게 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것에 익숙해 진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누워서도, 파자마 차림에도 거리낌 없이 예배드릴 수 있으니 이 보다 편할 수는 없다. 이미 길들여져 버려서 웬만해선 이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문제가 있다. 성도는 세상에 의해서 길들여져 가는 존재가 아니라 훈련되어져야 한다. 훈련을 받는 것은 길들여지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다. 길들여진 독수리는 닭과 모이를 놓고 싸우지만 훈련된 독수리는 닭을 잡아먹는다. 독수리로 태어났다 할지라도 길들여지면 닭과 같은 수준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도들이 훈련을 잘 받으면 하나님의 자녀로 세상을 지배하지만 세상에 길들여지면 세상에서 초라한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미국의 대통령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사람은 존 F 케네디였다. 불행하게도 달라스에서 총 맞아 암살당하고 말았다. 그의 형제 에드워드 케네디는 지마 카터와 대통령 선거에서 다투었다. 로버트 케네디도 있었다. 케네디 가의 네 형제가 모두다 대통령 후보들이었다. 왜 케네디 가문이 모두 대통령 감이었을까? 책에 의하면 케네디 가문의 교육 철학이 있었다. “우리 가문에는 NO는 없다. YES뿐이다. 그러나 네가 한 일은 무슨 일이든지 네가 책임을 져라” 케네디 가문의 부모들은 자녀를 기를 때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금기시 했다. 누구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나약함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가훈을 삼아 태어난 순간부터 강하게 훈련시켰다. 그것이 4형제 모두 대통령 감으로 가능케 한 것이었다.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벳세다 들판에서 있었던 일이다.(막6:35~36) “때가 저물어 가매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여짜오되 이곳은 빈들이요 날도 저물어 가니 무리를 보내어 두루 촌과 마을로 가서 무엇을 사 먹게 하옵소서” 이 말은 대표적인 부정론자인 빌립이 했던 말이다. “이곳은 빈들입니다.” “날도 저물어갑니다.” “다 먹이려면 이 백 데나리온으로도 부족합니다.” “인가가 멉니다.” 결국 그가 했던 말은 모두가 안 됩니다 의 결정판이었다. 근원적으로 부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우리의 삶에 축복과 기적을 가져오는데 가장 무서운 장애물은 부정적인 사고다.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사고방식에 길들여졌다면 신대륙을 발견했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나 비행기를 발명했던 라이트 형제는 역사에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빌립의 머리는 계산적이었다. 믿음은 없었고 타산적인 계산에만 능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길들여졌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백 데나리온으로도 부족? 사무적으로는 실수가 적겠지만 신앙적인 모험심은 빈약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에게서 믿음의 감격은 꿈같은 일이다. 믿음의 역사는 사무적인 것이 아니고 믿음의 도전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환경은 불친절하게 다가오지만 우리의 생각과 사고는 긍정적 사고로 무장해야겠다. 믿음은 가능성을 현실로 가져오는 강력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