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예수께서는 바닷가를 자주 찾아가셨다. 그랬기에 바닷가에서 있었던 성경 이야기가 많다. 주님이 제자들을 찾으실 때에도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으시고 갈릴리 바다로 가셨고 그곳에서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을 부르셨다. 제자들과 배를 타고 가시다가 광풍을 만나 교훈을 주신 것도 바다에서 있었던 일이고 물고기 두 마리, 보리떡 다섯 개로 5천명을 먹이신 기적도 디베랴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부활하신 후 가장 먼저 찾아가신 곳이 갈릴리 바다였다. 내가 살아나거든 갈릴리에서 만나자고 약속하셨고 그곳에서 약속하신 대로 제자들을 만나셨다. 마태13장은 예수님이 가르치신 주옥같은 천국의 비유 일곱 개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 소중한 비유를 말씀하신 곳도 갈릴리 바닷가였다. (마13:1-2)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가사 바닷가에 앉으시매 큰 무리가 그에게로 모여 들거늘 예수께서 배에 앉으시고 온 무리는 해변에 서 있더라

마태 8장에는 바다위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 주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를 건너시는 중에 갑자기 풍랑이 일어난 것이었다. 제자들은 두려워 떨면서 배안에 그득한 바닷물을 서둘러 퍼냈지만 배는 파도로 인해 침몰당할 위기의 순간이었다. 돌아보니 예수님은 파도와 상관없이 평안히 주무시고 계시는 것이었다 “아니 지금 모두 죽게 되었는데 주무시다니...”

그들은 입을 모아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주님 우리가 물에 빠져 죽겠나이다. 우리를 구원해 주십시오”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신 주님이 일어나셨다. 그리고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파도와 바람을 향해 꾸짖으시며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무서워 하느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하고 꾸짖으시니 바다는 순간 풍랑이 멈췄고 파도는 잔잔해졌다. “아니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바다가 순종하는가?” 그 놀라운 광경에 제자들은 그저 놀랄 뿐이었다. 그때 주님은 믿음을 말씀하셨고 제자들은 경험을 말했다. 주님은 믿음이 적기 때문이라고 하셨고 제자들은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는 경험을 앞세웠다.

날 짐승들의 비행을 연구한 학자들이 공중을 날 수 있는 동물들은 몸통은 작고 가벼워야 하고

양쪽 날개는 길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호박벌 몇 마리가 날아왔다. 크고 통통한 몸에 아주 짧은 날개를 가진 호박벌을 본 학자들은 난감하여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들의 학설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호박벌 한 마리를 잡아가지고 물리학자를 찾아갔다. 그러나 물리학자는 이런저런 연구를 거친 후에도 호박벌이 어떻게 이처럼 작고 힘없는 날개로 비대한 몸을 공중에 날게 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회 행동학 분야의 학자를 찾아갔다. 그 학자는 설명을 다 듣기도 전에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여기에 무슨 연구가 필요한가요?” 그가 내놓은 해석은 너무도 간단했다. 호박벌이 날 수 있는 까닭은 호박벌이 날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에 그 호박벌이 날지 못하면 생존능력이나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날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웃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호박벌이 생물학이나 유체역학을 몰라서 다행입니다. 알았더라면 절대 날지 못했겠지요 아니 날 생각도 못 했을 겁니다.” 경험과 지식이 삶의 큰 재산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이 전부라고 생각하여 자기의 경험에 갇혀 산다면 그것이 한계선이 되어 성장과 발전은 멈춰버릴 것이다. 제자들은 성난 풍랑과 파도만 보았지 그것을 멈출 수 있는 믿음을 보지 못했다. 아니 그런 믿음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람은 결코 공중에 오를 수 없다는 한계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인류는 절대로 비행기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지그 지글러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200배를 뛸 수 있다고 한다. 이 벼룩을 잡아 유리병에 넣고 투명한 뚜껑으로 막아놓으면 벼룩은 반복적 경험에 의해 유리병 뚜껑만큼만 뛴다는 것이다. 신앙이란 자기가 만들어 놓은 한계인 유리병 뚜껑을 뛰어 넘는 것, 즉 한계선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것을 성경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막 9:29) 할 수 있거든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풍랑 이는 바다위에서 주님이 가르쳐 주신 교훈은 거친 풍랑이나 집체만한 파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서 믿음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가르쳐 주신다. 우리의 풍부한 경험이 때로 우리의 무한대한 가능성을 잠재우고 우리의 창조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살아 역사하는 역동적인 믿음이다. 성난 바다위의 파도를 잠재울 수 있는 살아있는 믿음, 생명력 있는 믿음 그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