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김진하 목사

동물들은 먹이를 사냥할 때 상대의 가장 약한 부분을 공격한다. 사자나 표범들은 먹이를 추격하다가 상대의 목을 물고 늘어진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놓지 않는다. 코브라는 번개처럼 상대의 눈을 공격한다. 이빨 사이에 모아두었던 독을 폐에서 꺼내는 공기로 확 내뿜어 상대방의 눈에다 쏘아버린다. 맹수가 먹이를 공격할 때 급소를 노리듯이 사탄의 첫째가는 표적은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을 점령해 버리면 자동적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정복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여쁘고 도도했던 아가씨가 젊은이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몸뿐 아니라 그녀의 한평생을 그 남자에게 바치게 된다.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요 13:2) 마귀가 가룟 유다의 마음에 마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넣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단의 고등 전술이었다. 사람들은 돌고래나 원숭이, 호랑이를 잡아서 길들임으로 사람들 앞에서 묘기를 연출하게 한다. 지능이 낮은 동물들도 이렇게 훈련을 받으면 사람들도 흉내 내기 어려운 재주를 곧잘 연출한다. 어떻게 저런 묘기를 가르쳐주었을까? 관객들은 그 묘기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런 재주를 짐승들에게 가르쳐준 조련사의 탁월한 교육 방법에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사로잡아서 묘기를 연출하게 하는 인간 조련사가 있다. 그가 누굴까? 교묘한 사탄은 사람을 사로잡아서 길들이고 훈련을 시켜서 묘기 대행진을 펼친다. 사람의 마음속에 자기의 생각을 집어넣음으로 사람을 사탄의 종이 되게 만든다. 사실 인간의 지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생각을 다른 존재에게 집어넣어서 그 생각만으로 상대를 지배하지는 못했다. 기껏해야 기계로 만든 로봇에 자기가 원하는 지시사항을 입력해서 기계적으로 정교하게 일을 시킬 뿐이다.

그러나 사탄은 자기의 정체를 조금도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비밀리에 숨어서 사람들을 자유자재로 원격조종하는 것이다. 무엇으로 인간을 움직이는 걸까? “마귀가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다”고 하신 말씀처럼 마귀는 인간의 마음에 자기의 생각을 넣어 사람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린 시시때때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크리스천은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나는 오늘 하루 사탄의 속삭임이나 더러운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는지”를 묵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탁드리는 것은 잠자리에 들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순간순간 악한 생각이나 나쁜 영감은 즉시로 물리쳐야 할 것이다. 주님은 친밀했던 제자 베드로에게조차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라고 하시며 마음을 지키셨다.

나쁜 생각이나 잡스러운 공상이 떠오르거든 우물쭈물하거나 지체하지 말고 즉시 물리쳐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생각이 주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더러운 환상에 사로잡히면 마치 사막에서 신기루에게 끌려가듯 사단에게 홀리는 것이다. 사탄이 머리 양쪽에 날카로운 뿔을 달고 검은 망토에 흰 이빨을 드러내고 이빨 사이에 붉은 피를 흘리며 다가온다면 그것은 싸워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을 통하여 공격해 오는 교묘한 사탄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마는 것이다.

심지어는 어떤 사상을 마음에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과 삶도 달라진다.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생각을 받아들이면 무신론자가 되는 것이고 물질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정신도 물질의 변형이라는 사상을 받아들이면 공산주의자가 될 것이고, 인간이란 본래 존재치 아니한다는 무아의 사상을 받아들이면 허무주의자가 된다. 그래서 성철스님도 세상을 떠나면서 “산은 산이고 물을 물이라”는 말을 남긴 것이다.

이렇듯 마귀는 사람의 마음에 무수한 잡생각을 집어넣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사상적 혼란에 빠지게 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참 진리가 되시며 사탄의 일을 멸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셔 들일 때 사람들은 비로소 사탄의 공격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완전무장을 하고 무시로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공격하는 사탄의 계략과 음모를 이겨낼 수 있다. 한순간도 인간 조련사인 사탄이 내 마음에 악한 씨를 뿌리지 못하도록 깨어 기도하고 긴장하며 내 마음을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