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모두에게 친절할 필요 없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 없다.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 없고, 모두에게 잘할 필요도 없다. 애초에 한 개인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 신도 못 한 일이다. 애써 설득하지 않아도 된다. 주위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믿어 줄 사람이라면 설명 없이 이미 믿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딱히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도 존재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안타까울 것도, 상처 입을 것도 없다. 주관 덩어리인 사람들이 만드는 인간관계인데 어찌 매번 완벽하고 합리적일 수 있겠나. 도리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기계 사회와 같을테니 말이다. 당신은 노력해온 그대로로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김다슬 에세이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에 나오는 글귀다.

그는 또 말한다.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기분 좋은 날이 행복하게 산 거고 기분이 잘 정돈된 날이 잘 산 날이다.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가 생기면 본능적으로 그것을 계속 찾게 된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을 보면 자꾸만 그 사람이 보고 싶다. 그렇기에 사람은 그 기분에 막대한 시간과 돈을 쓴다. 예쁜 카페에 가서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를 원가의 몇 배는 비싼 돈을 주고 사 먹는다. 세계 정상급 부호인 일론 모스크가 멘탈과 기분 관리해 주는 전문가를 거액을 주고 고용한 이유다. 결국 하루의 기분이 쌓여 인생을 이루기에 기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 6월 6일, 강원도 홍천에서 가진 동도교회 전임교역자 일일수련회, 옥광석 목사(뒷줄 좌측 네 번째)

어쩌면 좋은 기분 유지하기 위해 신앙 생활하는지도 모른다. 교회 다녀오면 기분이 좋아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슬픈 일이다. 기분 망치고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라. 이보다 비참한 일도 없다. 이보다 손해 보는 일도 없을 것이다. 기분 좋은 사람 만나면 너무 행복하고 좋다. 맘 편하게 해주는 사람. 이해 잘해주는 사람. 잘 들어주는 사람. 편한 사람. 나무라지 않는 사람. 인증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 칭찬해 주는 사람. 배려해주는 사람. 친절한 사람. 겸손한 사람. 자기 자랑하지 않은 사람. 위로해 주는 사람. 커피도 밥도 가끔 사주는 사람. 미소로 가득 찬 사람. 반응이 좋은 사람. 표현력이 좋은 사람. 재미난 사람. 유머가 있는 사람. 먼저 알아보고 인사해 주는 사람. 험담하지 않는 사람.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간혹 주는 사람. 선물 주면 적어도 감사 인사를 하는 사람. 무엇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예의가 바른 사람. 상식이 통하는 사람. 논리와 설득으로 말하는 사람. 조용히 말하는 사람. 무례히 행치 않는 사람. 희생과 섬김이 몸에 밴 사람. 잘 난 척 거드름 피우지 않는 사람. 잘 났는데도 겸손하고 티를 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만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교회 안에 이런 사람으로 가득 차고, 이런 사람들이 모두 친구가 되고, 가족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렇게 기분 좋게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이 정말 소중하고 귀하다. 잘해주어야 한다. 국보급으로 대우하고, 극빈으로 대해야 한다.

정을 이용하는 사람. 자꾸 지시하는 사람. 비약이 심한 사람. 험담이 습관인 사람. 기분에 따라 태도가 바뀌는 사람. 이런 사람은 손절이 시급한 인간 유형이란다. 참견, 오지랖. 평가, 비교질. 반말, 욕설. 충고, 훈수질. 이런 것들은 사람의 기분을 잡치고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란다. 그런데 예의가 바르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고, 입이 무겁고, 먼저 표현할 줄 알고, 연연하지 않고, 가정 기복이 덜한 사람. 이런 사람은 인간미가 넘치고 어른스러운 사람의 특징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선이 뒤틀려 있고, 속이 꼬여 있고, 인성이 못났고, 도덕을 잘못 배웠고, 양심이 없고, 확대해석이 습관이고, 피해 망상에 생각이 찌든 사람을 만나면 아주 기분이 나빠진다. 작가 김슬기가 그런다. 적어도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인간은 되지 말아야 하겠다는 작은 결심을 해본다. 예수 잘 믿는 것, 대단한 일 아니다. 김 작가의 말대로 사람들 기분 좋게 하고, 기분 나쁘게 하지 않은 되는 것, 아닌가 싶다. 하나님도 당신의 기분을 좋게 한 다윗은 가까이하고, 기분 잡치게 만드는 사울은 멀리한 것이 아닐까? 예수님도 기분 좋게 하는 세리와 죄인들은 가까이하고, 기분 잡치게 만든 바리새인과 서기관, 장로들은 멀리한 것이 아닐까? 예수님 보실 때 나는 어떤 부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