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우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눈에 보이는 것에 참으로 많이 좌우됩니다. 눈에 보이는 건물, 눈에 보이는 옷차림, 눈에 보이는 차 이런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려 합니다. 심지어 목사마저도 이런 식의 평가를 받습니다. 저 사람이 큰 교회를 담임하니까 아마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고 저 사람이 하는 말은 다 옳고 뭔가 저 사람을 하나님이 귀히 사용하시니까 저 사람은 절대로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고…. 반대로 말해 볼까요? 저 사람은 교회가 작으니까 뭔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고 나쁜 짓을 하고 별 볼 일 없는 목사다. 저 사람은 돈이 없고 항상 삶에 허덕이므로 틀림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목사다. 그러므로 저 사람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실제로 저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 어때요? 우리가 우리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나요?

어느 목사님의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나도 모르게 평가 기준이 세속화되었다. 세상 기준과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목회자와 교회를 평가한다. 그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세상 적이다. 교회 규모, 교인 수, 교회 재정, 목회자의 자동차, 사택 평수, 외모와 옷차림 등 모두가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요즘은 유튜버 설교의 조회 수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세상의 평가 기준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러니 큰 규모의 교회에서 목회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열등감에 빠져든다. 나 역시 한때는 그랬다. 목회에 실패하고, 적은 개척 교회에서 목회할 동안 그랬다. 사람들 보기가 좀 민망했다. 교회 규모가 컸으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나도 모르게 평가 기준이 세속화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이용걸 목사(필라델피아 영생장로교회 원로)와 동도교회 총무위원 장로님들:윤세익 장로, 강영호 장로, 이용걸 목사, 옥광석 목사, 한득주 장로, 한성일 장로(좌측부터)

분명 목회자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기준은 세상과 달라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경적 평가와 기준도 얼마든지 있다. 얼마나 인격적인가? 얼마나 예수를 닮았는가? 나날이 믿음의 진보가 있는가? 얼마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가? 얼마나 신실하고 정직한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초심과 처음 사랑을 잊지 않고 목회하는가? 성적으로 깨끗한가? 돈 욕심이 없고 돈에 대하여 투명한가? 공평하고 공정한가? 교인을 차별하지 않는가? 규칙적으로 경건 생활을 하는가? 언행일치인가, 내로남불인가? 말에 본을 보이는가? 독서 생활이 규칙적인가? 심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교회 내 질서와 절차를 지키는데 본을 보이는가?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금하고 자제하는가? 여가를 건전하게 사용하는가? 지나치게 호화롭지 않은가? 성품이 온유하고 겸손한가? 뭐 이런 것들이 목회자 평가의 기준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목사뿐만 아니다. 모든 교인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평가 기준보다 그렇지 않은 성경적인 평가와 기준으로 자신을 분석하고 반성하고 평가하면 그의 삶이 좀 더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이 되지 않을까. 하나님 앞에서 큰 교회, 작은 교회는 없다. 모든 교회가 다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교회다.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교회가 다 주님의 교회라는 것이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지상의 모든 교회가 가치가 있고 영광스러운 것이다. 나 같은 죄인이 구원받아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주님의 교회를 책임지고 섬기는 목회자가 되었다.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없다.

규모의 크고 적음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다. 클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회가 모든 교회가 주님의 교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목회하는 것이다. 세상이 평가하는 성공한 목사보다 성경의 기준과 평가에 합당한 목사로 살아가는 것이 더 영광스러운 목회가 아닐까. 눈에 보이는 기준과 평가 앞에 기죽지 말자. 의기소침하지도 말자. 교회와 목사의 평가는 오직 하나님만 하신다. 세상이 뭐라고 하든 그저 맡은 소명과 직분에 묵묵히 충성할 뿐이다. 이런 목회자와 교회가 많아질 때 한국 교회는 언제나 소망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