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쫓겨난 다윗이 환궁하였다. 압살롬 왕자의 난은 진압되었다. 뜻밖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소바, 마길, 로글림 그리고 길르앗 사람 바르실래다.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 주었다. 시련을 겪을 때 이런 뜻밖의 사람, 은인을 만난다. 그런데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삶이 이런 것이다. 곁에 있던 사람, 은혜를 베푼 사람이 역모와 반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압삽롬 왕자는 죽고 다윗이 환궁한다. 그동안 압살롬을 따르던 이들이 난감하였을 것이다. 다윗의 부활이었다. 그렇게 환궁하여 요단강을 건넌다. 이때 제일 먼저 다윗에게 엎드린 사람이 있다. 시므이다. 다윗이 쫓겨나서 도망갈 때 저주를 퍼부은 베냐민 사람이다. 그가 다윗의 환궁 소식을 듣고 가장 두려웠을 것이다.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다윗에게 엎드려 목숨을 구했다. 살려달라고 했다.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다. 아니 얼마 전 그렇게 용감하게 다윗을 향하여 돌을 던지고 악담과 저주를 퍼붓던 그런 배짱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참 서글프다. 사나이가 칼을 뺏으면 끝까지 가야지. 중간에 뺐다가 도로 집어넣는다. 그럼 처음부터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말아야 했을 것이다. 참 싱겁다. 시므이답다.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한 자. 다윗이 살려주길 망정이지 시므이는 정말 죽다가 살아났다. 다윗이 얼마나 자비로운 사람인지 이 사건을 통해 알게 된다. 어쩌면 시므이가 또 다른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하나님 앞에 선 반역자. 죄로 인하여 살 수 없는 자들이 바로 죄인인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품어주셨다. 그 모든 죄를 독생자에게 맡기고, 우리를 살려주셨다. 용서하시고 품어주셨다.

▲ 제191회기 평양제일노회 임원:부서기 마영주 목사, 부노회장 옥광석 목사, 부회계 이동혁 장로, 회계 김강환 장로, 노회장 이성회 목사, 부노회장 한상원 장로, 회록서기 김성택 목사, 부회록서기 최하섭 목사, 서기 최범규 목사(좌측부터)

그 한없는 사랑을 시므이를 품는 다윗의 모습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나 같았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윗은 달랐다. 그러니 그가 성군이었다. 하나님의 기쁨이 되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살아나 환궁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데 어떠한가? 다윗이 죽을 때 시므이를 죽이라고 명했다. 못 믿을 사람이라고. 솔로몬에게 반기를 들게 될 위험한 사람이라면서 지혜롭게 처리하라고 명하였다. “그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므로 그에게 행할 일을 알지니 그의 백발이 피 가운데 스올에 내려가게 하라” (왕상 2:9).

이후 시므이는 예루살렘 지경 밖을 못 나가게 되었다. 솔로몬 왕이 그렇게 명하였다. 예루살렘 지경 밖을 나가면 죽게 될 것이라고. 그런데 삼 년 후에 시므이는 이 사실을 잊고 예루살렘 경계를 벗어나게 된다. 그러자 브나야 장군에게 처형을 지시하여 그는 죽게 된다. (왕하 2:46).왜 성경은 이 시므이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 어떤 때에는 우리가 시므이가 된다. 또 어떤 경우에는 시므이를 만난다. 그렇게 다윗의 입장이 되기도 한다.

우리에게 찾아온 시므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람, 만나면 불편한 사람, 충동질하고 흥분시키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사람. 나를 곤경에 빠뜨리는 사람. 이런 시므이와 같은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성경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그 해답이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시므이를 다루신다는 것이다. 적어도 시므이는 되지 말자.

아무리 밉더라도 곤경에 빠진 사람을 저주하고 악담을 퍼붓지 말자. 결국 그 모든 것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그러니 다윗처럼 늘 자비와 은총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일 때문에 다윗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그리고 자비를 많이 받았다. 요즘 잘 듣는 찬양이 있다. 다윗과 요나단의 <오늘 이 하루도>다. 이런 가사가 있다. “나의 맘을 아프게 만드는 이들에게 은총을 베풀게 하소서 행복을 빌게 하소서 축복을 베풀게 하소서.” 시므이에게도 은총을 빌고, 행복을 빌고, 축복을 빌자. “혹시 여호와께서 나의 원통함을 감찰하시리니 오늘 그 저주 때문에 여호와께서 선으로 내게 갚아 주시리라” (삼하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