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창세기 저자는 창조와 안식을 밀접하게 관련시키고 있다. 엿새 동안의 창조 작업을 종료한 창조주의 다음 스케줄은 안식(安息)이었다.

안식은 휴식(休息)과는 다른 개념이다. 휴식은 육체와 정신이 곤비해져서 한 숨 돌리는 시간을 갖는 것을 지칭한다.

반면 안식은 창조주의 창조 업적을 기념하고 그분과 더불어 육체와 영혼을 재충전하는 고귀한 행위이다. 창조주께서 안식했다는 사실은 엿새 동안의 창조 작업이 하자 없이 완벽했다는 것을 반증(反證)한다. 따라서 안식이라는 개념에는 일의 종료라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지만 완성이라는 의미가 더 지배적이다.

안식일의 의미는 신약시대에 와서 주일(主日)로 준수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안식일 다음날 부활한 것을 기념하여 기독교는 일요일을 주일로 명명했다. A.D.313년 로마제국의 콘스탄틴대제는 밀라노칙령(Edict of Milano) 반포를 통해 주일의 합법성을 인준하였다.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지닌 유한한 존재이다. 특히 현대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안식이라는 개념이 많은 분야에 용해되어 있다. 거룩한 주일성수는 창조주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께 대한 또 다른 차원의 신앙고백이다.

창조주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인간이었다. 인간에게 에덴동산이라는 훌륭한 거주 공간을 선물하였다.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는 최상의 삶터였다. 인간에게 에덴동산의 경작권과 수호권을 주었다. 또 생물에 대한 작명권도 주었다. 에덴동산에는 예사롭지 않은 나무가 두 그루 있었으니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하나님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했다. 유일한 금지 명령이다. 그 명령을 위반할 시에는 죽음이라는 엄청난 응보(應報)가 동반된다. 이것은 “인간은 인격적 차원에서 하나님 의존적 존재”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남녀로 창조했다. 아담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여자가 남자에게 종속적인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갈빗대라는 동질의 재료에 기초했음으로 남녀가 평등하다는 의미이다. 또 남녀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한 몸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즉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새로운 삶(Leben)을 보장해 주었다. 인류 최초의 남녀는 나체(裸體) 상태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것은 한 몸이 된 자기 자신을 보고 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담은 여자를 보고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감탄사를 쏟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