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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광석 칼럼] 세 가지 사자성어

옥광석 목사/평양제일노회 부노회장·동도교회·천마산기도원 원장 옥광석 목사l승인2023.02.02l수정2023.02.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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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광석 목사

능력이 있으면 무능한 사람에게 묻고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적게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묻고 있어도 없는 척, 꽉 차 있으면서도 텅 빈 척 누가 자신에게 무례를 범해도 일일이 따지지 않았으니 옛 내 친구 안회가 바로 이러했다. 《논어》 <태백>에서 증자가 공자의 수제자 안회에 대한 술회다. 증자의 말에 나오는 ‘무례한 대접을 받아도 일일이 따지지 않는다’라는 뜻의 말이 <범이불교>다. 보통 도량이 넓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을 칭송할 때 쓴다.

당나라 측천무후가 다스리던 시절 측천무후에게는 누사덕이란 유능한 재상이 있었다. 문무를 겸비한 그는 특히 도량이 넓어서 실수를 범한 아랫사람을 너그럽게 감싸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재상으로 있을 그의 동생이 대주 태수에 임명되었다. 임지로 떠나는 자리에서 누사덕은 동생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고 한다. 만일 질투하는 자들이 모함하여 침을 뱉는다면 침도 닦지 말라고 하였다. 침을 닦는 것 자체가 화가 났다는 표시이니 아예 침도 닦지 말라고 하였다. 그 침이 절로 말라붙을 때까지 그저 허허 웃으면서 받아주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에서 나온 성어가 ‘얼굴에 뱉은 침이 절로 마른다’라는 뜻의 <타면자건>이다. 이것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모욕을 극도의 인내심으로 끝까지 참아 내는 자세를 말한다. 누사덕은 이 <타면자건>의 자세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온갖 질투의 화살을 막아내고 70세 천수를 다할 때까지 두 번이나 재상을 지내는 명예를 역사에 남겼다.

▲ 강영호 원로법관(동도교회 시무장로) 정년퇴임식에 참여한 후에 법원 로비에서 양은혁 장로, 옥광석 목사, 최광욱 장로(전 칼빈대학교 총장), 이순범 장로(좌측부터)

당나라 시인 두목은 항우가 죽은 오강 나루터에서 이런 시를 남겼다. 이기고 지는 것은 전쟁에서 알 수 없는 것 치욕을 참고 견디는 것이 남자가 아니더냐. 강동에는 수많은 인재가 있으니 권토중래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았더냐. 항우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치욕을 참고 오강을 건너 강동으로 피신했다면 다시 천하를 도모할 기회가 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항우는 강동의 팔천 자제를 이끌고 전쟁에 나갔다고 대패한 후에 자살하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천하를 도모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두목이 말한 것처럼 치욕을 참고 받아들여 마침내 그 치욕을 영광으로 바꾼 역사의 영웅도 있다.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한 뒤 오왕의 신하가 되어 그의 대변을 맞보면서까지 자신을 낮추며 굴욕적인 삶을 견뎌낸 월왕 구천과 궁형이라는 치욕적인 형벌을 받고도 끝까지 살아남아 역사적 저작물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모습을 표현한 성어가 바로 ‘치욕을 참고 무거운 책임을 지다’라는 뜻의 <인욕부중>이다. 내려놓을 수 없어 참아 낸다는 의미다. 요즘같이 분쟁과 다툼이 많은 세상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리더의 옥편》에 나오는 글귀들이다.

 무엇이든 잘 견디는 것이 최고의 능력이요 힘이다. 치욕과 분노를 잘 견디자. 

옥광석 목사  pearlkso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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