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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아포리즘] “가슴이 뛰기만 한다면…”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전 한교총 대표회장·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l승인2023.02.05l수정2023.02.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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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전 한교총 대표회장·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새에덴교회)

‘문학나무’라고 하는 아주 오래되고 권위 있는 문예지가 있습니다. 작년 말에 저에게 ‘성경 인물시리즈 5편’을 써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저에게 공문이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비서실에서 공문을 안 챙겨 줬든지 아니면 제가 그 공문을 못 봤던지 둘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지난주 금요일 날 “왜 원고를 안 보내 주냐며 빨리 시를 써서 보내 달라”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급한 맘에 성경 인물시를 쓰려고 하는데 그날이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금요일 오후는 주보 글도 점검하고 철야기도 설교 준비도 해야 해서 가장 바쁜 날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성경 인물시를 쓰려니까 멘붕이 왔습니다. 사실 제가 지난번 시집 ‘너의 이름을 사랑이라 부른다’를 쓴 이후에 시에 관한 한 절필을 했습니다. 제가 여러 목회일정과 연합사역 일로 얼마나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까? 그리고 또 신년축복성회 준비를 해야 되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시인에게 있어서 절필을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재앙인지 모릅니다. 물론 제가 여러 가지 산문이나 글은 계속 썼죠. 또 일반 서정시나 제가 자유롭게 정한 제목의 시는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아담에서부터 하와, 가인, 아벨, 셋, 이런 식으로 인물시를 쓰려고 하니까 시상이 금방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토요일 날 주일학교 교사 순회 기도회와 청년부 집회를 하면서 국문과생이나, 문창과 출신들은 한 문구라도 떠오르면 저에게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구도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또 토요일날도 바쁘지 않습니까?

▲ 시를 쓰고 있는 시인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전 한교총 대표회장·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새에덴교회)

그래서 제가 그냥 선광현 목사에게 기본적인 시의 구성을 엮도록 좀 불러줬더니 선 목사님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목사님, 좀 종교시 냄새가 나는데요. 일반 문예지에 게재하는 것이니 현대시로 구성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까 더 멘붕이 왔습니다. “시인이 돼가지고 이렇게 시상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느냐...” 그 순간 한비야의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가 쓴 ‘바람의 딸, 지구의 세 바퀴 반’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 보면 케냐의 한 의사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병원은 나이로비에서 정말 잘 되는 병원인데 이 의사는 1년 중 6개월만 병원을 오픈하고 6개월은 오지로 가서 의료봉사를 한다고 합니다. 그때는 대통령이 초청을 해도 대통령조차도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비야가 그 의사를 만나기 위해 오지로 찾아가서 이렇게 물어봤대요. “선생님, 여기서 왜 의료봉사만 하세요? 나이로비에서 병원을 가면 더 많은 사람을 고칠 수가 있고 돈도 정말 많이 벌 수 있는데요.” 그러자 의사는 이렇게 대답을 했답니다. “사람이 어떻게 돈만 벌고 삽니까? 돈을 벌면 가슴이 뛰지를 않아요.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해야 가슴이 뜁니다. 사람이 가슴 뛰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득 이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 갈대밭에서 시인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증경총회장·전 한교총 대표회장·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새에덴교회)

“좋다. 가슴만 뛰면 된다. 내 가슴이 뛰는 한, 시는 반드시 나에게 찾아온다. 정호승 시인처럼 결사적으로 시를 쓰려고 하면 반드시 시는 찾아온다.” 그리고 안도현의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도 생각이 났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나중에 연탄재가 될망정 지금 타오르는 연탄처럼 내 가슴이 뜨거우면 반드시 시는 찾아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가슴으로 시를 간절히 사모하고 사모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시적 언어가 생각이 나고 성경 인물에 대한 시적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하나가 떠오르니까 계속해서 연결이 되고 또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담’이라는 시를 먼저 썼습니다.

“내 안에 유리거울 하나 빛났지 / 당신이 나를 흙으로 빚고 / 코에 생기를 불어 넣었을 때... / 그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 / 산짐승과 날짐승들의 이름을 부르는 바람의 호명 / 태양빛도 숨죽이던 날 / 하와의 하얀 손바닥 위에서 빛나던 / 빨간 선악과의 미혹 / 금단의 열매를 깨물었을 때 / 내 안에 유리거울이 깨지고 / 깨진 유리 파편 위로 / 검은 소나기가 세차게 내렸다 / 에덴을 잃어버린 후 / 지금도 소나기가 내리면 / 슬픈 소년이 된다.”

아담을 쓰고 나니까 하와, 가인, 아벨, 셋으로 연결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월요일에 원고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편집장님과 월요일 오후에 통화를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써서 보내셨습니까? 이건 정말 소 목사님만이 쓸 수 있는 시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획을 하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금방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뜨거운 가슴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가슴이 뜨거운가, 안 뜨거운가의 차이입니다. 영어의 ‘정열’이라는 말이 ‘Enthusiasm’이라는 말인데, 헬라어 ‘앤 데오스’에서 나온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속으로 들어가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정열의 삶을 살고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슴이 뛰고 불타오를 때 글도 쓰고 시도 쓰고 새로운 골드오션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가슴입니다.

여러분의 가슴은 얼마나 뜨겁습니까?

얼마나 불태우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소강석 목사  합동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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