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핀란드에 가면, 핀란드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두 좌석 중에 한 자리만 비어있다면 어느 사람도 빈 좌석에 쉽게 앉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외지 관광객이 핀란드 현지 사정을 몰라 그 빈 좌석에 앉는다면,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은 일어서서 다른 좌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런 행동은 상대방을 밀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안전거리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핀란드인들에게는 사람 사이에 일정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제멋대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이기 때문이란다. 경솔하게 행동하면 결례를 범할 수 있단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교적인 장소나 혹은 낯선 사람 사이에 1.2~2.1 미터의 거리를 유지해야만 비로소 안전한 거리라고 할 수 있단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상대방에게 예의가 없다는 느낌을 주고 심리적 안전거리는 쉽게 무시된다. 편안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선택이다.

장샤오헝은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에서 분수를 안다는 것은 사람 사이의 선을 넘지 않으며 안전거리를 둘 줄 안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분수를 안다는 것은 곧 성숙함의 징표이며, 높은 사회성의 결과라고. 분수를 아는 사람은 상대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타인의 인생에 이래라저래라 훈수를 두지 않는다고. 이런 사람과 어울리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그렇게 적당한 선을 지킬 수 있어야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처럼 분수를 알고 선을 넘지 않은 법은 바로 타인과의 안전거리를 지킴으로 시작한다.

▲ 벗들과 함께:마상구 목사, 정범근 목사, 이승현 목사, 이종욱 목사, 이광일 목사, 유창훈 목사, 옥광석 목사(좌측부터)

그는 말한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명을 지켜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와 상대방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 그어진 일정 선을 넘으면 안 된다. 이 안전거리만 지켜진다면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 장샤오헝은 바이러스로부터 내 몸을 지키기 위한 거리만큼 인간관계에서도 심리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은 분수를 안다는 것이다. 자신의 분수를 아는 사람은 일, 관계, 삶에서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매사 순조롭고 평탄할 것이라고 한다. 내가 선을 넘지 않아야 상대방도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장샤오헝은 말한다. 선을 넘지 않으려면 말조심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직설적이고 무례한 말은 피하라고.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은 언제나 안전거리를 유지한다고. 오래 가는 관계일수록 안전거리를 지킨다고. 그러니 친구라고 함부로 선을 넘지 말라고 한다. 직장 동료 사이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그중의 하나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내 영역을 지키며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관계든 따지려 들지 말라고 강조한다.

▲ 오키나와 공항에서:권순직 목사, 최범규 목사, 옥광석 목사(좌측부터)

지역 교회는 작은 사회다. 가정이고, 직장이며 친구 모임과 같다. 구원받은 백성들의 모임이다. 그렇다고 안전거리를 함부로 침범하면 안 된다. 함부로 선을 넘어서도 안 된다. 서로 존중해야 한다. 서로에게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배려하자. 당회와 노회와 총회도 마찬가지다. 나이도 직함도 경력도 배경도 고향도 다 다르다. 신앙의 색깔도 조금씩 다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지혜이며 분수를 아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두고 관계를 맺는 것이 최고의 안전거리다. 너무 가까이 접근할 이유도 없고, 너무 멀리할 이유도 없다. 장샤오헝의 말대로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 또한 안전거리와 디테일이 행복한 삶의 열쇠다.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어보면 어떨까. 관계에도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 마지막 열매가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