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1970년대 일본 최고의 SF 작가였던 무라카미 다카시라는 소설가가 있다. 그는 어느 날부터 유머 콩트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가 돈 때문에 유머 작가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수군거렸다. 그렇지 않다. 아내 때문이었다. 그의 아내는 불치의 병 때문에 한 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 때문에 다카시는 아내를 웃음으로 살리기 위해 전국의 유머를 모았던 것이다. 그렇게 얻은 유머를 매일 한 편씩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그 덕분에 아내는 하루하루를 웃으며 무려 5년이나 더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웃음은 치유와 회복의 능력이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다. 호르헤는 인간의 웃음이 하나님의 신성한 진리를 조롱하고 왜곡하며, 경건함과 진지함을 무너뜨리고, 결국은 인간을 천박하게 전락시키는 마귀의 술책이라고 단정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불후의 저서, 《시학》의 제2편을 희극에 대한 글을 썼다. 웃음은 건강의 비타민이고, 관계의 윤활유이며, 얼굴의 꽃이다. 《탈무드》에는 ‘미소 짓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가게 문을 열지 마라’라는 말이 나온다. 웃음이 대인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말이다. 교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웃음꽃’이 피어나야 한다. 《인문학을 하나님께 2》에 나오는 글들이다.

▲ 2023년 3월 어느 날 서울 근교 카페에서 옥광석 목사

건강한 가정과 교회는 많이 웃는다. 병든 가정과 교회는 웃음이 없다. 웃음을 억제한다. 경건치 못한 행동이라고. 한 사람의 건강성은 웃음이다. 웃는 사진이 최고다. 한국인은 늘 심각해서 사진 찍을 때 ‘좀 웃으세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잘 웃지 않는다. 삶이 힘들었을 게다. 고난과 외침의 역사 때문에. 주변 강대국에 낀 아픔과 외침 때문에. 하지만 복음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은 웃음이 없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하셨다. 예수를 통하여 웃음을 몰랐던 수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하셨다. 이삭의 뜻이 웃음이다. 웃음 없이 산 사라에게 하나님은 이삭을 통해 웃음을 주셨다. 구십 할머니가 아들을 낳았다. 임신과 입덧, 배가 불러옴, 출산 등을 생각해 보면 정말 우습다. 이후 사라는 아들 이삭을 보고 평생 웃었을 것이다.

예수 믿고 난 후에 웃음을 찾았다. 그전에는 잘 웃지 못했다. 유교적인 기독교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웃는 것은 불경건한 행동이라고. 근엄해야 더 경건한 사람이라고. 걸음걸이도 천천히, 말수도 적어야 경건한 행동이라고. 이것이 복음인지, 유교인지 헷갈렸다. 하지만 복음의 깊이를 경험하면 할수록 웃음뿐이다. 웃지 않을 수 없다. 복음을 통해서 경험한 모든 것이 놀랍고 신비롭다. 웃지 않을 수 없다. 복음은 나를 변화시켰고 지금도 웃게 만든다. 작은 아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웃긴다. 그렇게 웃지 못하던 나를 웃게 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셨다.

▲ 2023년 3월 어느 날 서울 근교 카페에서 옥광석 목사

예수 믿는 가정과 교회는 ‘웃음꽃’이 만발해야 한다. 인생 자체가 고난 주간이다. 인생이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다. 그 자랑은 수고와 슬픔이다. 고난의 인생에 예수가 찾아왔다. 예수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였다. 부활의 생명이 예수 믿는 이들 속에 있다. 그 부활 생명으로 고난 중에도 웃는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기쁨을 위하여 고난도 참았다. 이왕 고난을 통과하는 거 웃으며 통과하자. 많이 웃자. 웃다 갈 시간도 부족하다. 인생은 일장춘몽. 금방 간다. 너무 짧다. 인상 쓰고 침 튀기면서 열불 내면서 남들 비난하고 욕할 시간 없다. 시간 낭비다. 어리석은 일이다. 고난을 웃음으로 승화하자. 일상의 부활이다. 건강이고, 복음의 능력이다. 부활은 고난 중에도 웃게 만든다. 다카시처럼 유머를 준비해서 고난 중에 있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하자. 낙하산과 얼굴은 펴져야 산다. 예수는 일그러진 나를 성경 다리미로 펴서 활짝 웃게 만들었다. 바보처럼. 그렇게 예수 바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