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두 주 전에 교계 언론사 대표인 대학 선배 한 분이 총신대 학부 다닐 때 브라질에서 유학 온 '브레노'에 관해서 물어왔다. 선교 기사를 쓰고 싶다면서 그의 근황과 사진이 있냐고 물었다. 브레노는 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함께 지낸 브라질 친구다. 브라질 사람이기 때문에 축구를 잘했다. 나도 청소년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중학교 때 잠시 축구부에 들어간 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더욱 친하게 지냈다. 그때 그 선배도 함께 기숙사에서 지냈다. 30년도 더 된 이야기다.

그런데 브레노가 10년 전에 동도교회 수요 강단에 선 적이 있다. 본 교회 장로님의 소개로 한국 방문하여 동도교회에 서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처음에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대학 친구 브레노였다. 서로 알아보면서 얼마나 반가워했던지. 대학 시절 브레노가 동도교회 다녔고 그러다가 지금의 사모님과 결혼하였다. 사모님이 동도교회 청년부 출신이었고. 수요일 저녁 예배 때 설교를 한국말로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는지 많은 은혜를 받았다. 이후 10년이 흘렀다. 이 사연을 알고 있던 대학 선배가 기사를 쓰고 싶다면서 그의 근황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는지 문의해 온 것이다. 오래전의 일이라 당연히 사진이 없고 근황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난주일 3부 예배 후에 갑자기 브레노가 아내와 아들 부부를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 연락도 없이 선물을 하나 들고 갑자기 목양실을 방문한 것이다. 얼마나 놀랐는지, 아들은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인 2세로 보이는 브라질 아가씨가 자부라고. 한국 어느 교회 초청으로 잠시 가족이 한국을 방문하여 나를 만나려고 동도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나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아주 놀랍고 신기한 만남을 가졌다.

▲ 2023.6.10.주일, 동도교회 목양실에서=브레노 목사 내외, 옥광석 목사, 브레노 목사 아들 내외(좌측부터)

두 주 전에 브레노를 잘 아는 어느 대학 선배가 그의 근황과 사진이 있는지를 물어왔는데 그가 아들 부부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얼마나 놀랍고 신기했는지 모른다. 이런 신기한 만남이 삶 속에 가끔 일어난다. 보고 싶은 이를 생각하고 추억할 때 또한 벗들과 함께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든지, 그가 갑자기 나타난다든지,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난다. 정말 이런 신기한 만남 때문에 삶은 재미있고, 얼마나 기대되는지 모른다. 오늘도 누군가를 계속 그리워하면서 만나고 싶은 열망을 가져 보련다. 갑자기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든지, 그가 먼저 나에 대하여 안부를 물어온다든지, 아니면 정말 브레노처럼 내 앞에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이렇게 삶에는 신기한 만남이 있다. 그래서 인생은 살 가치가 있고 재미있고 흥미롭다. 기대하게 만든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본다. 그런 신기한 만남, 반가운 만남이 또 있었는지 말이다.

▲ 2023.6.14. 베트남 하노이=평양제일노회 임원수련회, 옥광석 목사(앞줄 중앙)

마음으로 품고, 생각만 하더라도 그 일이 현실로 즉각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다. 기도하는 즉시 응답이 되고, 아니 기도하려고 마음을 품는 즉시 그 기도가 현실이 되고.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삶이 재미가 있고 신날까. 브라질 친구처럼 젊은 시절 친하게 지낸 벗이 당장 내 앞에 나타나면 좋겠다. 오늘 당장 그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 그런 기대를 해 본다. 꿈꾸고 기대하고 간절히 바라면 현실이 된다고 한다. 오늘 당장 내 앞에 누가 나타나면 좋을까? 그런 친구 하나 있다면 그의 삶은 행복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가장 친한 벗이면서 그리운 이가 한 사람쯤은 있다. 당신과 내가 바로 그런 벗이 된다면 좋겠다.

그리움을 자아내는 벗, 다시 보고 싶어지는 벗, 생각만 해도 좋은 벗, 혼자 있을 때 누구보다 만나고 싶은 벗이 된다면, 아니 그런 벗으로 살아왔다면 그 인생은 후회 없는 인생일 것이다. 그리운 벗에게 전화한다든지, 갑자기 찾아간다든지 그렇게 벗을 즐겁고 놀랍게 한 번쯤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살아가는 또 다른 재미와 낭만이 아닐까. 벗이 있어 행복하다. 좋은 벗으로 남고 싶다. 생각나고 기억되는 벗으로, 혼자 있을 때 웃음과 미소를 주는 벗으로 남고 싶다. 누구보다 나 같은 죄인을 친구 삼아 주신 분처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 예수님처럼 주님께서 오늘 당장 내 앞에 나타나면 좋겠다. 예수님이 그립다. 보고 싶다. 오, 신기한 만남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