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인간이 가지는 부정적 심성의 극단을 보여주는 실례가 가인의 형제 아벨 살해 사건이다. 본 사건에는 인간은 누구나 극단적 범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내포 되어 있다. 과거의 범죄는 예측 가능한 수준의 사람에 의해 주도 되었다. 그러나 현대의 범죄 피의자는 예상 밖의 인물도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양산된다.
본 사건을 해부하는데 있어서 가인은 선천적 악인이고 아벨은 선천적 의인이라는 무리한 도식과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접근 방법이다.

제사 방식과 열납 원인에 관한 토론도 무의미하다. 그 사항에 대해 창세기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리한 상상력과 고정관념은 본문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직업에 대한 언급은 특별한 의미 없는 도입부적 사항이다.

가인의 불만은 사회적 연대성을 파기하는 쪽으로 번져 갔다. 창세기는 그들이 형제라는 사실을 여러 번 강조한다. 아벨은 공동체 내의 경쟁에서 불의한 방법에 의해 패배한 희생자이다.

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하나님이다. 그분은 그 사건을 시종일관 목격하고 피의자에게 물음을 던진다. 그것은 피의자에게 이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내면화하라는 것이다.

창조 때부터 인간은 형제적 관계로 존재해야하는 당위성이 있다. 그런데 언제 그 관계에 균열이 오느냐 하면 한쪽은 열등한 존재가 되는 반면, 나머지 한쪽은 우등한 존재가 될 때 이다. 그럴 때 인간은 물리력과 부도덕한 방법을 역사적으로 많이 사용했고 의존해 왔다.

하나님은 가인의 표를 주었다. 그것은 무한궤도의 보복을 방지하자는 의도이다. 가인은 자기의 근거지에서 추방되어 유리하는 자가 된다. 즉 소외를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이다.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생활환경은 소외가 지배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