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혀에 의한 마음의 골절은 시간의 풍화작용(風化作用)으로도 치유되지 않는다. 요즘과 같은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현대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자살을 한다. 그들이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최종적 최선적 타개책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며, 가족과 피붙이를 포함한 누구하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위로와 용기의 말을 안 해주기 때문이다. 상황에 적합한 말은 사람을 살리지만, 경솔한 언어적 표현은 상대방을 의기소침하게 하고 우울증으로 내몰 수도 있다.

현대의 잠재적 자살 후보군들이 극단의 고통 중에도 자살을 자제하는 이유는 첫째로 가족 때문 이며 둘째로 아직 사적으로 공적으로 할 일이 남았기 때문 등 이다. 그러나 이런 안전장치도 자살을 방지하는데 절대적이지 못하다. 자살 방지의 특효약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은 가족과 주변인의 따듯한 위로의 말의 축적을 통해서 가능하며, 그것이 재기의 근거와 기반이 된다.

반면 비판과 비난 일변도의 말은 인간을 절망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이처럼 언어생활은 신중해야 한다. 공자의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평론가인 알랭(Alain,1868∼1951)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보편적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무심코 내뱉는 말들을 잠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타인에 대한 험담은 그것을 여론화한 사람, 듣는 사람, 험담의 대상이 된 사람 이렇게 세 사람을 동시에 죽인다. 이미지(image)를 생명으로 하는 직업군에서는 중상모략이 치명적이다. 무혐의가 사법적으로 증명되더라도 대중의 뇌리 속에 흔적과 이미지가 잔존하기 때문이다. 몸의 상처 자국은 시간이 흐르면 아물지만 말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수 도 있다.

개가 친구가 많은 이유는 말은 하지 않고 꼬리만 흔들기 때문이다. 잘못 박은 못을 뽑아도 흔적은 남는 법이다. 따라서 잠언은 입술을 제어하라고 천명하고 있다. 교회는 이익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다양한 수준과 품질의 말이 필터작용 없이 양산되고 있다. 이것은 결국 교회 공동체의 ‘단체동료의식(fellowship)의 약화를 초래한다. ◆입술을 제어하는 자, 잠언 10장 1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