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이야기를 해 보자. 혼자 부르는 노래를 독창이라고 하고 두 사람이 한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을 듀엣이라고 한다. 세 명이 부르면 트리오, 네 명이 부르면 사중창이 된다. 여럿이 함께 부르면 중창, 또는 합창이 된다. 노래는 혼자 부를 때도 좋지만 음의 조화를 이루어 중창, 합창이 되면 훨씬 더 웅장하고 감동을 주는 노래가 된다.

합창에는 도미솔, 도파라, 시레솔...등의 화음이 있다. 아무리 소리를 높여도 화음이 맞지 않으면 노래는 이내 엉망이 되고 만다. 합창을 할 때 내 목소리만 크게 낸다고 잘 하는 건 아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내 소리를 조절해야 잘 하는 것이다. 강약의 조절과 속도의 조절을 절묘하게 하면서 서로 눈을 쳐다보고, 입을 바라보면서 노래하면 조화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때로는 손짓으로, 어떤 때는 머리 짓으로 박자를 맞추면서 서로의 생각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 혹시 상대방이 가사를 잊어버렸거나, 틀릴 때는 그걸 들춰내기 보다는 슬그머니 감추어주는 것도 지혜다. 상대의 목소리가 크다고 나도 크게 소리를 내면 그 소리는 이내 소음이 되고 만다. 그럴 때는 내 소리를 낮추어 상대의 목소리도 낮추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문제는 노래를 하다보면 음치가 있다. 음치는 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열심히는 하는데 도무지 음이 맞지 않는다. 음치일수록 목소리가 크다. 음치는 자기 목소리만 옳은 줄 알고 자꾸만 목소리를 높이는 특징이 있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음치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내 소리를 줄이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은 조화를 이루어 부르는 노래와 같다. 혼자 할 때는 독창이다 아무렇게 불러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둘이나 셋이 더불어 함께 부를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내 좋은 대로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는 아주 다양하고 폭이 넓다. 부부간에 부르는 듀엣도 있고, 자녀들과 함께 부르는 중창도 있는가 하면 일가친척 모두가 함께 입을 맞추는 합창도 있다. 교회에서는 목사님이 지휘자시고 장로, 권사, 집사, 구역장, 모두는 합창대원들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기준 음에 맞춰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교회가 은혜로운 교회요, 복 받은 교회다. 목소리 큰 사람도 감추어지고, 작은 사람도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고 자부심을 가지고 부르는 합창이야말로 모두를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더 나아가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이라는 오케스트라 역시 강한 리더쉽과 섬세하고, 배려심 있는 총회장을 지휘자로 모시고 150여개에 가까운 노회들이 제각기 목소리를 가다듬어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방방곡곡에 널리 울려 퍼질 감동적인 합창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엔가 한 방송국에서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를 통해 감동적인 합창을 선 보였던 적이 있었다. 3살 어린아이부터 90대 노인까지 모두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아마추어들이 모여 몇 달 동안을 연습해서 무대에 오른 것이었다. 연습할 때는 불가능 할 것처럼 보였지만 너무도 감동을 주는 합창을 선보였었다. 보는 사람, 부르는 사람 시청자 모두 눈물범벅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잘 한다고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서로 돕고, 협력하는데서 사람을 변화시키는 감동이 오는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제부터 평생에 준비하는 합창을 통해 하이든의 천지창조보다 위대하고 헨델의 메시야보다 찬란하고 감동적인 하모니로 노래를 부르는 위대한 교단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