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제103회 총회에서 긴급동의로 두 건의 노회 분립 청원이 있었다. 그러나 긴급동의로 노회 분립은 합법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노회분립을 원치 않는 측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을 것 같고 분립을 원하며 긴급동의를 제출했던 측에서는 좌절의 상처가 컷을 것 같다. 필자가 어느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총회가 끝나고 돌아가 양측이 대치하며 계속 싸울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분쟁하는 노회, 해결방법은 없는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분쟁을 해소하고 화합하여 하나가 되는 길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서로 헤어지는 방법이다. 전자의 방법이 좋겠지만 이미 싸움이 오래되어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화합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에 헤어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브라함이 롯에게 제안한 방법이다. 창세기 13장 8-9절을 보면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고 하였다. 분쟁하는 노회,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아래와 같이 필자의 견해를 밝혀보고자 한다.

Ⅰ. 합리적인 노회 분립의 방법은 무엇인가?

① 헌법 정치 제10장 제6조 6항에 보면 “본 노회의 청원과 헌의를 상회에 올려 보내며...”라고 되어 있고 정치 제12장 4조의 총회의 직무에 보면 “총회는 소속 교회 및 치리회의 모든 사무와 그 연합 관계를 총찰하며 하회에서 합법적으로 제출하는 헌의와 청원과 상고와 소원과 고소와 문의와 위탁 판결을 접수하여 처리하고...”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정치 제12장 제5조 총회의 권한 2항에 보면 “총회는 노회, 대회를 설립, 합병, 분립하기도 하며 폐지하는 것과 구역을 작정하며...”라고 되어 있다.

② 위 ①항에 기록된 법 절차로 볼 때 노회 분립은 1차적으로 해당 노회에서 분립 청원을 결의하여 총회로 청원서를 올려 보내야 하고 그 다음 총회가 심의하여 분립을 허락할 경우 분립위원을 파송하여 분립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절차라고 여겨진다.

③ 제25회 총회에서 K노회의 노회분립 청원에 의하여 KD노회를 분립할 때 노회분립의 원칙을 결의한 것이 있는데 ⒜ 하회인 노회가 상회인 총회에 노회분립 청원이 있을 때에 한하여 총회는 노회 분립을 허락하고 소집장을 보내어 분립노회를 조직케 한다. ⒝ 노회가 제출한 분립청원서에 의하여 총회가 분립노회의 명칭과 구역을 정해 준다. ⒞ 총회는 노회분립 청원서를 근거로 분립노회의 교인 수, 장로 수와 시무목사, 무임목사, 원로목사, 은퇴목사, 강도사, 목사 후보생, 전도사의 명부를 작성해 준다. ⒟ 전통노회는 기존노회 명칭과 노회의 역사를 유지하고 분립노회는 조직노회를 제1회로 하여 노회의 역사를 시작한다. 등이 결의된 내용이다. 위와 같이 헌법이나 총회 결의로 볼 때 합리적인 노회 분립은 해당 노회의 분립청원에 의하여 총회가 심의 결의하고 분립위원을 보내 분립하는 것이다.

▲ 김종희 목사

Ⅱ. 수습위원이나 긴급동의에 의한 노회 분립은 없었는가?

① 과거 1979년 제64회 총회에서 P노회가 편목의 회원권 문제 때문에 양측으로 갈려 심한 다툼이 일어나자 총회는 수습전권위원회를 파송하게 되었다. 파송된 위원회는 P노회를 DP노회와 SP노회로 분립을 하여 수습을 하게 되었다. 노회의 청원없이 무지역노회를 둘로 나누는 결의를 한 것이다. 이는 해당 노회의 분립 청원이 없는 가운데 분립한 사례이다.

②2005년 제90회 총회에서 DP노회와 H노회를 자체노회의 청원 없이 총대들(즉 타노회 목사, 장로들)의 이른 바 긴급동의안으로 분립하게 하였다. (동 총회 결의 및 요람 P.72)

③ 제92회 총회에서 긴급동의안을 받아 N노회를 NN노회와 ND노회로 분립을 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지방법원을 거쳐 고등법원까지 분립을 결의해 준 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제기되었으나 분립결의를 무효로 돌릴 만큼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 되었다. 절차상 좀 문제가 있어도 분립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Ⅲ. 필자의 제언

① 노회 분립은 합리적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해당 노회가 결의하여 분립을 청원하고 총회가 심의하여 분립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필자도 당연히 합리적인 방법으로 노회가 분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긴급동의로 노회분립을 청원하는 것은 예를들면 마치 A교회를 A교회 교인이 아닌 B나 C 교인들이 나누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한 집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을 이웃들이 나서서 서명을 받아 분가하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동의나 수습위원회를 통하여 분립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이미 노회가 분쟁에 휘말려 사이 좋게 분립청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어찌 할 것인가? 예를들어 한 집에 사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무기를 들고 죽자사자 싸운다면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하여 문을 뜯고라도 달려 들어가 상황을 진정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자기들끼리 해결이 안 될 때는 타의에 의해서라도 해결되어야 한다.

③ 마치 노회가 분쟁을 할 때는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과 같다. 가만히 놔두면 양측이 서로 상대측을 찔러 죽인다(?) 면직이니 제명이니 출교 등의 칼들이 번쩍이고 있다. 총회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으면 칼 자루를 잡는 형국이고 불리한 판결을 받으면 칼 날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목회도 힘든데 노회 분쟁에 휘말려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되는 현실이다.

④ 제102회 총회 결의에서 “총회 파회 후 총회수임사항과 총회 이후 올라오는 질의, 긴급한 제반 현안과 각종 상정 건까지 총회임원회가 다루도록 가결”하였다. 이 결의에 근거하여 임원회가 개입하여 분쟁하는 노회들에 대하여 화해를 하게 하든지 서로 합의하여 노회분립을 다음 총회에 청원하게 하든지 중재해야 할 것이다. 금번 총회에 화해 중재위원회 신설을 헌의하였으나 기각된 것으로 안다. 기각된 것은 화해 중재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다. 그 역할을 임원회가 해야 한다고 본다. 임원회가 편파적이면 더 혼란이 가중된다. 좌우로 치우치지 말고 공정하게 중재하고 더 큰 사고가 일어나기전에 잘 처리하여 칭찬을 받았으면 한다.

Ⅳ. 결론

모든 일을 법과 절차를 따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법과 원칙이 무너지면 혼란이 온다. 그러므로 노회분립은 법과 절차를 따라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분쟁이 악화되어 시간을 끌다보면 더 큰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기에 때로 운영(運營)과 운용(運用)의 묘를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 지혜가 임원회에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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