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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논단] 총신기도굴, 인적 끊어져 황폐화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l승인2018.10.11l수정2020.02.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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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7·80년대 총신 신학생들의 기도 눈물이 뿌려진 총신기도굴이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돼 황폐화된 채 30년 넘게 지저분한 상태로 방치돼고 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총신대 제1종합관 뒷산에는 1970년대 부터 기도굴이라는 구조물이 있다. 이것은 당시 학교에서 재학 중인 학부와 신대원생들의 기도처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구청에 의해 거의 철거되고 네 곳만 남아있다.

이 중에 세 곳은 인적이 완전히 끊겨 너무 지저분해서 사용할 수가 없을 정도다. 사용 가능한 기도굴 한 곳도 등산로 자체가 아예 사라졌다. 현재 기도굴에는 눅눅한 습기로 인해 지네가 너무 많이 서식하고 있어, 간단한 청소를 한 후에야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기도굴로 가는 경로에는 잡다한 벌레들이 너무 많아 바지단을 양말 속에 집어 넣고 다니지 않으면 피부병을 앓을 수도 있다.

본인이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한 80년대 초반 당시에 총신대 신관 5층 채플실이 개방되어 기도처로 손색이 없는데도, 일부 신학생들은 야심한 밤에 뒷산 기도굴을 찾았다. 당시 야심한 밤에 기도굴에 기도하러 갔다가 무서워서 그냥 내려온 신학생들도 심심찮게 많았다.

▲ 1인용 기도굴

1998년 초반 종합관이 준공되면서 종합관 뒷산 언저리에 철재 펜스가 설치되어 뒷산 기도굴로 올라가는 길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됐다. 그래서 기도굴로 가려면 상당히 우회해서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연결되는 등산로를 이용해 산 정상으로 올라가서 다시 내려가야 도착할 수 있다. 한 번은 본인이 밤에 기도하러 갔다가 지네가 너무 많아 한 시간 동안 청소만 하고 온 적도 있다.

기도라는 것이 꼭 가혹한 환경에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무소부재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공생애 시작 직전 광야라는 가혹한 환경에서 금식기도 했으며, 세례요한도 광야에서 경건생활을 했다.

또한 교회가 제도화 된 이후 수도사들은 봉쇄수도원에 들어가 평생 청빈의 삶을 살면서 기도 생활에 증진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우리의 기도생활이 얼마나 간절한지, 의례적이고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 1인용 기도굴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임박한 여호와 하나님의 징계를 눈치 채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 기도를 했다. 그들이 안락한 장소에서 기도할 수 있는데도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는 가혹한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우리는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간은 육체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환경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환경의 질에 따라 마음의 각오에 차등이 생긴다. 기도할 때 안락한 소파에서 하는 것과 가혹한 환경에서 무릎 굻고 두 손 들고 부르짖으며 일사각오의 자세로 하는 것에는 그 간절함의 차이가 객관적으로 증명된다.

인생사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잘 되고 있을 때,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모든 것이 피폐해지고 망가지고 절망과 좌절과 비탄의 나락 속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여호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 단체 기도굴

1980년대 초반 구청에서 불법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기도굴을 철거하러 나왔는데, 다 철거하지 못했다. 그때 구청 철거반원 중 일부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기도굴을 철거하는 것이 꺼림직하기도 하고, 또 천벌 받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다 철거하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다.

총신대 개교 이래 초유의 관선법인이사체제 출범이라는 불미스럽고 대내외적으로부끄러운 현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가혹한 환경에서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는 기도를 해야 된다.

▲ 단체 기도굴
대표/발행인 구인본 목사  akib@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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