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희 목사

얼마 전 S노회 P목사로부터 정년이 되었지만 지교회 사정상 금방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해결책이 없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동안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 왔고 받고 있다. 이런 질문을 한 교회뿐만이 아니라 교단적으로 이런 교회들이 많다고 사료된다. 정 해결책이 없으니 노회나 교단을 탈퇴하고 행정보류까지 하면서 자구책을 강구하는 실정이다.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방치할 때가 아니다. 근본적인 장기 대책 수립이 어렵다면 우선 일시적인 차선책이라도 모색해 봄이 지혜롭다 할 것이다.

첫째 노회가 일정한 기간을 연장해 주는 방법이다.

① 정치제4장 제4조(목사의 칭호) 1. 위임 목사 “한 지교회나 1구역(4지교회까지 좋으나 그 중 조직된 교회가 하나 이상됨을 요함)의 청빙으로 노회의 위임을 받은 목사니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그 담임한 교회를 만70세까지 시무한다.”고 되어 있다.

② 상기 조항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이란 단서가 붙어 있다. 이를 해석함에 있어 ‘만 70세 정년 이전에 사망을 하거나 병고로 더 이상 목회가 불가능한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는 정년 이전에도 물러날 수 있으나 물러날 사정이 없을 때는 만 70세까지 시무하고 그만둔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70세 은퇴시기에 특별한 이유가 없으란 법은 없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만70세를 넘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가정하여 원래 법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만60세까지 한다였는데 만70세로 연장한 법이라면 만70세가 되어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더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종신까지 할 수 있는 종신직을 만70세로 줄여 놓은 것이니까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③ 그러므로 노회가 지교회의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는 노회와 총회의 정년은 만70세를 유지하여 총회 총대권과 노회의 선거권, 피선거권은 제한하되 지교회 목회만 3년간 더 하도록 허락해 주면 된다. 현재 본교단의 H노회 등은 노회 자체적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는 줄 알고 있으며 본 교단 유명인사인 모 목사도 해 노회 배려로 정년이 지나서도 시무하고 은퇴하는 경우도 있다. 총회가 허락하지 않은 것을 노회가 할 수 있느냐고 할 수 있으나 지교회와 목사를 관리하고 보호하는 책임은 노회에 있다. 총회가 책임을 져 줄 수 없다.

둘째 지교회 정관의 규정에 따라 연장하는 방법이다.

① 대법원판례에 보면 “원칙적으로 지교회는 소속 교단과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이고 교단은 종교적 내부관계에 있어서 지교회의 상급단체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지교회가 자체적으로 규약을 갖추지 아니한 경우나 규약을 갖춘 경우에도 교단이 정한 헌법을 교회 자신의 규약에 준하는 자치규범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 헌법에 구속된다.”(2004다37775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즉 교단에 소속한 교회라 할지라도 지교회는 종속된 법인이 아니라 독립한 비법인사단이기 때문에 지교회가 내부적인 정관을 교회 실정에 맞게 제정할 수 있는 것이고 지교회는 이렇게 제정된 정관에 구속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교회 정관에 담임목사 시무정년을 정한 조항이 있다면 사회법에서는 지교회 정관을 우선하여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② 그러므로 지교회 정관에 담임목사 시무정년을 연장하여 제정하고 시무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목사와 교회간 합의만 된다면 정년을 넘어 시무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년이 지난 후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근로관계를 해지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례가 있다.(2002두12809) 정년의 법이 있지만 당사자들간에 그 법을 떠나 고용관계를 유지하였다면 법으로 제지가 안 된다는 판례이다. 예장대신 총회는 제51회 총회에서 “목사 정년 70세는 유지하되 교회에서 원하면 계속 시무할 수 있다”고 결의하였다.

셋째 임시당회장을 파송하여 연장해 주는 방법이다.

① 정년이 되는 담임목사가 노회에 원로목사로 추대를 청원하고 노회가 추대한 후 임시당회장을 해교회가 원하는 사람으로 파송하여 준다. 이에 파송된 당회장은 해교회가 목사를 청빙할 때까지 당회장의 임무를 수행한다. 정치 제9장 제4조(당회 임시회장)“당회장은 목사가 되는 것이므로 어떤 교회에서든지 목사가 없으면 그 교회에서 목사를 청빙할 때까지 노회가 당회장 될 사람을 파송할 것이요, 노회의 파송이 없는 경우에는 그 당회가 회집할 때마다 임시 당회장 될 목사를 청할 수 있으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회장될 목사가 없을지라도 재판 사건과 중대 사건 외에는 당회가 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②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이 해 교회의 원로목사에게 일정한 시기만큼 목회권을 주어 목회하게 할 수 있다. 구 헌법 정치 제4장 제4조에 “원로나 공로목사가 된 후 다시 시무를 하면 원로나 공로목사 명부에서 다시 시무목사 명부로 옮긴다”고 하였다. 실제적으로 원로목사가 되었다가 시무하는 목사로 변경한다는 것이 아니라 원로목사가 되면 절대로 시무를 다시 못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해 준다는 의미이다.

넷째 결론

지교회가 특별한 사정으로 담임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은퇴시켜 드릴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노회가 법으로 밀어 부치거나 서두르면 노회를 탈퇴하거나 행정보류를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교회 부채를 청산하느라 은퇴를 준비할 겨를이 없어 원로목사에 대한 예우와 당장 거처할 주택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는 난감하다. 이럴 때 노회가 배려하여 지혜로운 방법으로 선처해 준다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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