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광석 목사

하인리히 벨(1917~1985)은 노벨상을 받은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다. 그가 쓴 <젊은 날의 빵>이라는 도서가 있다. 김세윤 교수가 쓴 <주기도문 강해>에도 각색된 내용으로 소개되고 있다.

어떤 독일 사람이 스페인에 관광을 갔다. 북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일조량이 적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지중해 연안으로 휴가 가는 것이 거의 모든 사람이 1년 내내 기다리는 목표라고 한다. 독일에 가 보면 그런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단다. 그렇게 독일 사람에게 무엇을 위해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는지 물으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로 휴가 가기 위해서 일한다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그 독일 관광객이 일 년 내내 일을 많이 해서 돈을 모아 스페인으로 휴가를 갔다. 그 아름다운 바닷가에 허름한 차림의 어부가 테가 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배 위에서 쉬고 있었다. 이 독일 관광객은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넓은 백사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는 그 뱃사람에게 가서 묻는다.

▲ 천마산기도원(원장:옥광석 목사) 예루살렘 본당 로비 스테인글라스

“고기는 많이 잡았소?” “그렇소, 고기는 많이 잡았소.” “얼마나 잡았소?” “대구 여러 마리 잡고 고등어 이십여 마리 잡았소.” “열 시도 안 되었는데 그렇게 많이 잡았소?” “그렇소.” “아, 그럼 또 가서 열심히 잡지 않고 왜 이렇게 쉬고 있소? 오늘 온종일 적어도 서너 배는 더 잡을 것 아니겠소. 그러면 곧 얼마 안 되어 당신도 아마 훈제 공장도 차릴 수 있고 회사도 차릴 수 있을 거요.” “그래요. 그렇게 해서 훈제 공장 차리고 유통 회사 차리면 뭐 합니까?” “그랬더니 이 독일 관광객이 하는 말이, ”아, 그렇게 되면 당신은 직원들에게 다 맡기고 이렇게 나처럼 아름다운 곳에 와서 바다를 즐길 수 있지 않소! “그러니까 이 어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 이보시오. 내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데 당신 무슨 소리 하는 거요.”

▲ 천마산기도원(원장:옥광석 목사) 쉼터

참 많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진정한 휴가는 하루의 일과를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편히 쉬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휴가요, 평안과 안식이다. 무엇보다 욕심을 좀 내려놓고 예수님이 가르친 대로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고 산다면 그 삶이야말로 행복일 것이다. 그렇게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생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 일상에 만족하면 욕심을 좀 내려놓고 자신의 삶에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산다면 그것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